아프리카는 모바일 인터넷 보급에 
따른 전자결제 등 디지털 산업의
폭발적 성장과 풍부한 자원, 중산층
부상으로 미래 세계 경제의 새로운
생산·소비 중심지로 급격히 변모 중

아프리카: 기회와 도전의 대륙, 새로운 파트너를 찾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의 존재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급속한 경제성장과 폭발적인 인구 증가, 그리고 54개국의 집합적 영향력은 아프리카를 더 이상 ‘원조의 대상’이 아닌 글로벌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만든다. 주요 선진국들이 잇달아 아프리카 전략을 강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 우리 평택 역시 아프리카와의 실질적 협력 구축에 집중해야 한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아프리카 관련 정책이 미비한 국내 현실의 한계를 수정하고 보완하기 위해 2012년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를 설립했다.
김성수 한양대 교수는 아프리카 관련 정책이 미비한 국내 현실의 한계를 수정하고 보완하기 위해 2012년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를 설립했다.

많은 이들이 여전히 아프리카를 ‘빈곤과 분쟁의 대륙’으로 바라본다. 그러나 이는 부분적 현실만을 반영할 뿐이다. “지난 10년간 ICT는 아프리카 산업 혁신의 원동력이었다.” 2012년 세계은행(World Bank)의 이 평가는 13년이 지난 지금 더욱 실감 난다. 그사이 아프리카는 눈부신 변화를 거듭하며 ‘디지털 대륙’으로 진화했다. 나이지리아·케냐·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 등 이른바 ‘Big 4’를 중심으로 핀테크·모바일결제·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2024년 기준 아프리카 스타트업에 투자된 금액은 32억 달러로, 2015년 대비 17배 이상 늘었다. 특히 ‘모바일 중심’이라는 독자적 발전 경로를 통해 아프리카는 PC 기반 인터넷 단계를 건너뛰고 곧바로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환경으로 진입했다. 인구의 90% 이상이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모바일 인터넷 이용률 10% 증가는 1인당 GDP 2.5%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국제금융공사(IFC)의 분석은 ICT 인프라 확충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고용 창출과 빈곤 완화의 핵심 수단이 되는 이유다. 디지털 전환은 교육과 사회 구조 전반에도 변화를 불러와, 식자율은 2010년 58%에서 현재 69%로 상승했으며 기술 기반의 혁신이 저발전의 고질적 문제를 해소하는 실질적 동력으로 작용한다.

아프리카는 인류의 기원을 간직한 땅이자, 54개국이 저마다 고유한 문화와 발전 전략을 지닌 거대한 다양성의 대륙이다. 킬리만자로의 설원과 사바나의 활력, 생명력이 존재하는 드넓은 사막, 전세계 광물자원의 30%와 2차전지 자원의 70%의 보고, 첨단 핀테크 산업이 공존하는 역동의 공간이 바로 아프리카다. 정치적 불안정과 제도적 미비가 여전히 과제이지만, 민주주의의 진전과 개혁의 흐름 또한 분명하다. 경제 개방, 도시화, 중산층의 부상은 아프리카를 세계 경제의 새로운 소비·생산 중심지로 변화시킨다. 맥킨지는 2034년경 아프리카의 노동가능인구가 인도와 중국을 추월하고, 도시화율은 2050년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거대한 내수시장과 생산기반 확충으로 이어질 것이다. 특히 2021년 출범한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는 14억 명의 인구와 3조 달러 규모의 단일시장을 형성하며, 역내 무역을 최대 50% 이상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풍부한 인구, 젊은 노동력, 자원, 그리고 통합시장이라는 네 가지 조건이 결합하며 아프리카는 명실상부 ‘기회의 대륙’으로 자리매김한다.

그러나 급속한 성장의 이면에는 여전히 취약한 인프라와 기후위기라는 구조적 도전이 존재한다. 서아프리카 사헬 지역의 사막화, 동아프리카 지역의 해안 홍수, 대륙 곳곳의 가뭄 등은 산업기반과 일자리를 위협한다. 아프리카개발은행(AfDB)은 매년 1200만명의 청년이 노동시장에 진입하지만, 신규 일자리는 그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경고한다. 이러한 도전 속에서 포용적 녹색성장과 이에 부합하는 ESG 및 SDGs 목표 달성이 절실하다. 기후위기와 청년실업은 아프리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중대 변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아프리카 각국은 스마트 농업, 친환경 에너지, 도시 인프라의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며, 디지털 혁신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으로 ESG의 ‘환경가치’와 SDGs의 ‘기후행동 및 빈곤퇴치’와도 일치한다.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아프리카 강제실향(난민) 해법 국제포럼’ 모습. 이 포럼은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연우홀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동 주최로 열렸다
김성수 한양대 유럽아프리카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아프리카 강제실향(난민) 해법 국제포럼’ 모습. 이 포럼은 지난 4월 24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연우홀에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와 유엔난민기구(UNHCR)가 공동 주최로 열렸다

평택, 대한민국을 넘어 아프리카와 동반 성장할 글로벌 허브

이러한 아프리카의 변화 속에서 우리 평택시의 세계적 산업 인프라와 첨단 기술 경험은 결정적인 협력 접점을 제공한다. 평택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클러스터, 현대자동차의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그리고 평택항을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산업기지이자 물류 허브로 성장했다. 이러한 첨단 인프라와 성공 경험 위에서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은 단순한 교역을 넘어 ‘디지털-녹색 기반의 동반성장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평택이 이룩한 스마트 산업단지와 탄소중립 물류체계는 아프리카 도시들이 지속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훌륭한 모델이자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우리 평택시가 이 모델을 선도적으로 공유하고 지원함으로써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 및 ‘산업 혁신 인프라’ 달성에 기여한다면, 평택은 새로운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다. 그린수소 기반 산업, 태양광 기반 에너지 시스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농업·수자원 관리, 친환경 교통망 구축 등은 모두 디지털 기술과 녹색성장이 결합된 미래 지향적인 협력 분야이며 우리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 우위를 보이는 분야이다,

더 나아가 평택의 풍부한 산업 생태계는 아프리카 청년 기술인력의 연수·교육 허브로 적극 기능해야 한다. ICT와 녹색기술을 융합한 전문 인력 양성 프로그램은 아프리카의 청년 실업 문제를 완화함과 동시에, 우리 평택 기업들이 아프리카 신흥시장에 진출하고 현지 협력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강력한 공동 플랫폼을 마련해 줄 것이다. 이는 평택의 제조업, 물류, ICT 관련 기업들이 아프리카 시장이라는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고, 기술 수출 및 현지 사업 기회를 창출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평택은 한국형 산업화 경험과 아프리카의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연결하는 ‘포용적 산업외교의 실험실’로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은 물론, 평택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러한 지역 기반의 협력은 한국 정부의 대(對)아프리카 전략과 맞물릴 때 더욱 큰 시너지를 낸다. 한국 정부는 2024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통해 포용적 성장, 디지털 협력, 녹색전환, 인적 교류를 아우르는 중장기 협력 로드맵을 제시했다. 우리 평택이 이러한 국가 전략의 실증적 거점으로 자리 잡는다면, 중앙정부의 정책과 우리 시의 탁월한 실행력이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새로운 외교 그리고 경제협력 모델을 성공적으로 제시할 수 있다.

 

평택형 글로벌 상생 모델: 산업·기술·문화가 만드는 번영의 길

한국과 아프리카의 협력은 단순한 경제적 관계를 넘어 ‘공감과 K-가치의 외교’로 확장된다. 두 지역은 식민지배, 분단, 전쟁, 민주화 등 유사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며, 공동체 중심의 가치관에서도 깊은 공통점을 지닌다. 남아공의 우분투(Ubuntu), 케냐의 하람비(Harambee), 르완다의 우자마(Ujamaa)는 “함께 존재함으로써 내가 존재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정(情)’과 상생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 K-드라마, K-팝, K-푸드, K-뷰티는 이미 아프리카 청년들뿐 아니라 중년층 사이에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 ‘공감의 코드’를 공유하는 소프트파워 외교의 든든한 토대가 된다.

아프리카의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된다. 디지털 산업, 도시화, 인구 성장, 민주화, 녹색 전환, 그 어느 하나도 과거의 아프리카를 닮지 않았다. 이제 세계는 아프리카를 원조의 대상이 아닌 동등한 번영의 파트너로 바라본다. 한국의 대아프리카 정책은 이제 원조 중심에서 벗어나 ‘공동 번영 파트너십’으로 진화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우리 평택이 당당히 서야 한다. 평택에서 출발한 산업·기술·인재 교류는 우리 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자 글로벌 위상을 드높이는 강력한 초석이 될 것이다. 한국의 ICT와 녹색기술, 평택의 첨단 산업 기반, 아프리카의 젊은 잠재력이 결합할 때, 이는 곧 포용적 성장과 지속가능발전의 성공적인 실험이 된다. 아프리카 속담처럼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우리 평택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협력의 여정이, 평택과 아프리카를 잇는 번영과 상생의 다리가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김성수
한양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유럽아프리카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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