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 기 <박애병원 전문의>

▲ 이동기 <박애병원 전문의>
요즘과 같은 환절기일수록 소아들에게 기침, 가래, 콧물 등과 같은 상기도 감염 증세로 병원을 찾게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대부분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환자들은 주로 발병한지 수일 이내에 회복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 중 일부는 염증 소견이 하기도와 폐의 간질 또는 엽으로 확산되어 장시간의 발열 및 전신쇠약 등 더 심화된 증상들을 보이게 된다.

우리는 이를 흔히 폐렴이라 일컫는다. 원인은 역시 대부분이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이겠으나 학동기의 소아에서는 이와 달리 마이코플라스마에 의한 감염이 많다.

마이코플라스마는 세균, 진균, 리케차와 달리 세포벽이 없어 다형성을 보이며, 또한 바이러스와는 달리 인공 배지에서도 자랄 수 있는 독립적이며 가장 작은 미생물체로서, 이로 인한 폐렴은 전체 소아 폐렴발생의 20~30%를 차지한다.

이는 호흡 분비물의 호흡 경로를 통해 전파되고 잠복기는 평균 12~14일 정도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987년, 1990년, 1993년 등과 같이 3년마다 늦가을에서 초봄까지 유행 주기를 가진다.

이 감염의 약 99%가 주된 발병 연령인 5~15세에 발생한다. 그러나 1세 미만에서는 1%이하의 발병률을 보이며, 남녀에서 발병의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마이코플라스마는 체외에 부착 말단부위를 가지고 있어 호흡기의 섬모 상피세포에 부착하여 점막에 군집을 이룬 후 점막 상피세포를 파괴하여 염증을 유발한다.

폐렴 증상은 두통, 권태감, 콧물과 인후통이 감염 초기에 나타나 점차 진행되어 38℃이상의 발열과 심하고 오래 지속되는 기침을 주로 보이게 된다. 대개 증상이 이학적 소견보다 심하게 나타나고, 이학적 소견으로는 상당수에서 질환 후기에 보이는 청진상의 악설음과 천명이 동반된다.

그러나 청진상 특이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또한 마이코플라스마는 천식 소인이 있는 소아에서 천식 증상을 유발하는 흔한 유발 인자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 외에도 구토, 복통, 피부발진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한다.

방사선 소견은 비특이적이나 대개 간질성 폐렴이나 기관지 폐렴으로 나타난다. 호흡기 합병증으로는 무기폐, 늑막 삼출액, 폐농양, 폐기종, 기관지 확장증 등이 올 수 있다.

폐 외의 증상으로 홍반성 구진상 발진, 다형 홍반 등의 피부 병변과 뇌수막염, 뇌염, 소뇌 실조증, Guillain-Barre증후군과 같은 신경계 병변, 용혈성 빈혈과 같은 혈액계 병변, 그 이외에도 간염, 췌장염, 심근염, 심낭염, 관절염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을 초기에 확진하는 명백한 임상적, 역학적 혹은 검사 소견은 아직 없다. 하지만 기침이 주증상인 학동기 아동의 폐렴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

진단은 인후 혹은 객담에서 원인균을 배양하면 가능하나 배양에는 최소한 1주일 이상 소요되어 실제 임상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신에 한랭 응집소나 특이 항체 등의 혈액 검사를 통하여 이의 상승을 확임함으로써 진단에 많은 도움을 얻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이코플라스마 감염은 그 경과가 양호하다. 그러나 이 미생물체는 형태학적으로 세포막이 없기 때문에 세포막에 작용하여 항균작용을 하는 페니실린 등 많은 항생제에 적응을 보인다. 그러나 마크롤라이드 계통의 항생제에는 높은 감수성을 보여 이 약제로써 높은 치료 효과를 얻고 병의 경과를 상당히 단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5~15세 사이의 학동기 연령 소아에서 기침 등의 상기도염 증세가 장시간 지속되는 경우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의 가능성을 꼭 의심해 보아야 하며 이에 맞추어 효과적인 약제 투여를 통하여 임상 증세가 혹 장기화되거나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  동  기 전문의 <평택박애병원>☎ 650-9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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