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보관은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오성산업단지에 위치한 ㈜한국초저온에 전국의 관심이 집중됐다. 보관이 까다로운 코로나19 백신을 한국초저온 의약품 전용센터에서 보관하기로 하면서다. 외국에서 수입했거나 국내생산한 백신은 한국초저온의 의약품 전용센터로 옮겨져 지역별로 소분한 뒤 전국으로 유통된다. 안정적으로 영하 70~80℃를 유지할 수 있는 초저온창고 덕에 영하 70℃에서 보관해야 하는 화이자 백신도 문제없다. 한 가지 더 놀라운 사실은 이 시설이 외부 전기를 크게 필요로 하지 않는 에너지자립형 시설이란 점이다. 액화천연가스(LNG)로 전기를 생산하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영하 162℃의 냉열을 초저온·냉동 보관에 사용해 신재생에너지 활용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성공적으로 콜드체인(신선물류 저온유통체계)과 신재생에너지 활용 두 마리 토끼를 잡은 한국초저온 김진하 대표이사를 만났다.

 

전국적 관심의 중심이 된 소감은

책임감이 크다. 전 세계에서 화이자 백신을 대형 창고에 대량으로 보관할 수 있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LNG를 활용한 기술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대로 활용하는 곳이 없을 뿐이다. 기술 자체는 일본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모가 작을뿐더러 지진을 피하기 위해 LNG시설을 도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만들었다. 대부분 참치를 보관하기 위한 용도라 영하 60℃로 운영하고 있다. 반면 한국초저온은 의약품을 보관하기 위해 초저온창고를 만들었다. 국가적으로도 다행이지만 회사로서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버려지는 LNG 냉열 재활용해 시설 운영
전기식 냉동창고보다 열 품질 효과 월등
환경 위해 신재생에너지 활용 꼭 필요해
백신 공급 전진기지이자 허브 기능할 것

한국초저온은 어떤 회사인가

한마디로 이야기하면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프리미엄 콜드체인 회사다. 보관과 유통을 중심으로 한 물류회사로 식자재를 주로 취급한다. 냉동냉장이 가장 필요한 분야가 식자재 물류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산지에서 농산물을 가져와 이곳에서 각 점포나 매장으로 유통하기 위한 작업을 하게 된다. 당연히 가공과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도 있다. 물류창고지만 물류센터로서 산지에서 들어오는 물건을 소비자에게 필요한 만큼 나눠서 보내야 하니 부가서비스로 유통가공사업을 하는 셈이다.  의약품도 취급하지만 아직 비중이 높진 않다.

 

의약품창고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초저온창고를 만들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식자재는 초저온으로 보관할 필요가 없다. 이 시설은 본래 혈장과 제대혈을 보관하기 위해 준비한 것이다. 특히 분만 시 탯줄에서 채취하는 제대혈은 골수와 마찬가지로 혈액을 새로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와 줄기세포가 들어 있어 의학적 중요성이 크다. 이 사업을 위해 초저온보관 시설을 구축했는데 백신을 보관하게 될 줄은 몰랐다. 화이자 백신이 나오기 전까지 백신은 상온 내지는 영하 20℃에서 보관하면 충분했다.

 

초저온창고는 어떤 원리인가

액체상태인 LNG를 산업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화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영하 162℃의 액화가스가 기체상태로 변하면서 찬 공기가 나온다. 보통은 바다로 흘려보내지만 우리는 이를 열 교환기를 거쳐 초저온·냉동창고에 필요한 에너지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나온 온수는 회사건물 냉난방에 쓴다. 기화한 LNG는 개질기에서 수소를 분리해 연료전지 가동에 이용한다. 수소연료전지에서 생산한 전기는 한국전력공사에 판매한다. 시설 운용에 필요한 전기는 태양광발전과 심야전기(ESS)를 활용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 주력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지구환경을 위해 꼭 필요하다. 게다가 전기식 창고보다 열 품질이 좋으니 주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암모니아를 이용한 전기식 창고는 서울 근교에도 많다. 다만 전기식 창고는 보관만이 목적이다. 전기 교류가 일정하지 않은 탓에 온도 편차가 커 내부에서 의약품을 소분하는 등 작업이 어렵다. 반면 한국초저온은 저비용으로도 더 좋은 열 품질을 확보할 수 있고 다양한 온도대의 창고를 유지할 수 있으니 콜드체인 전진기지이자 허브로 활약하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계획보다는 희망이다. 현재 백신을 가장 안정적으로 보급하는 방법은 제약사에서 최대한 많은 물량을 확보해 안정적으로 보관하면서 필요한 만큼 바로바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전진기지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가능하다면 정부의 백신 관련 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통합배송 역할도 할 것이다. 백신마다 보관온도가 다른데 다양한 온도대의 창고를 운영하는 이곳에서 통합적으로 공급을 관리한다면 예산도 절감하고 접종소에서 백신을 받기까지 과정도 훨씬 단축할 수 있다.

 

독자와 평택시민들에게 한마디

백신을 안정적으로 보관하는 데는 평택시와 평택경찰서, 평택소방서 등 지역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 지금도 군경이 함께 경비를 서고 있다. 또한 주변 도로의 신호체계를 정비받고 일부 도로의 규제도 완화됐다. 이 정도로 유기적인 지원을 받으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지역으로부터 큰 도움과 관심을 받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 기대에 맞춰 한국초저온도 더 좋은 품질로 백신을 보관하고 유통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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