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시민들 지영희 국악공연에
더 많이 참여하고 관심 갖기를

 

지영희기념사업회 숱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일 해와

김범수
전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후즈파협동조합연구원 원장

[평택시민신문] 코로나19와 지루한 사투를 벌이며 지내던 참에 지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킨 인물이 나타났다. 그는 바로 한국의 베토벤이라 일컬어지는 평택 포승읍 출신 국악명인 지영희 선생이었다.

그에 대해 지적 호기심을 갖게 된 것은 온라인강의에서 김현태 회장(서평택발전협의회)을 알게 되면서였다. 서평택과 관련 있는 줌세미나 주제를 찾기 위해 10월24일 현덕면의 한국소리터 지영희 홀을 방문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필자가 현장을 방문한 일주일 후인 10월30일 한국근현대음악관 개관식, 12월12일에는 지영희 선생 40주기 추모 행사를 앞두고 매우 분주했다.

앞서 한국근현대음악관에서는 3주에 걸쳐 근현대음악에 기여한 인물을 중심으로 렉처 콘서트를 진행하였다. 필자는 두 번째 행사󰡐100년 전의 걸그룹 왕수복(1917년생)과 이화자(1916년생) 가수󰡑에 대한 렉처 콘서트에 참여했다. 당시 기생출신 왕수복과 이화자의 음반판매량이 10만장이나 될 정도로 그들의 인기는 대단했다. 렉처 콘서트에 참석한 뒤 지영희가 어릴 적 뛰놀던 내기초등학교 주변을 산책했다. 시골길을 걸으면서 명상에 잠기는 순간 유튜브를 통해 몇 번이고 듣던 지영희류 해금산조와 장구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지영희는 1908년 평택 포승읍 내기리의 무속집안에서 출생했다. 아버지 지용득은 태평소 연주자, 어머니 김기덕은 세습무당이었다. 어린 시절 무속인 집안이었던 지영희는 경기이남 지방의 무속에서 사용되던 다양한 음악을 익히며 성장하였다. 일제 강점기 소년 지영희는 일본의 문화말살 정책을 우려하면서 우리나라 전통음악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고민했다. 그리고 굿판에서의 돈벌이에 급급하지 않고 여러 선생들을 찾아다니며 국악 전반에 대하여 학습하고 시간날 때마다 녹음하며 악보로 기록하였다.

평택콜로키움과 서평택발전협의회에서는 12월10일 지영희에 대한 저변확대를 위해󰡐평택의 문화자산 지영희를 조망하다󰡑라는 주제로 이예원 감독(지영희 YS앙상블)을 초청 줌세미나를 실시했다. 지영희의 업적으로 해금시나위와 산조의 완성, 오선보에 기록, 악기 개량, 국악관현악단 창단, 방송과 영화 OST제작, 국악의 세계화로 요약되었다.

이날 발표와 지영희에 관한 자료를 읽으면서 시사점 세가지. 첫째는 도전정신, 둘째는 배움에 대한 열정, 셋째는 후학양성이었다. 또한 20년 전부터 지영희기념사업회를 만들어 민간과 공공기관이 숱한 어려움 가운데서도 의미 있는 일을 해온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동안 필자는 한국소리터나 지영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크게 관심을 갖지 못한 점이 부끄럽기만 했다. 근현대 음악의 창시자인 지영희를 비롯 왕수복과 이화자, 정태춘, 트롯트 열풍과 오늘날 케이팝의 세계적 성공은 100여 년 전 지영희를 비롯한 많은 선배 음악인들이 기초를 놓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코로나19로 암울한 때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11일 한국의 소리꾼 BTS의 온라인 콘서트에 전 세계에서 90만 명이 접속 5백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는 소식을 들으며, 평택시민들도 좀 더 많이 지영희 국악공연에 참여하고 관심을 가지면 좋겠다. 앞으로 퓨전 지영희 YS앙상블 팀이 더 많은 도서관에서 공연되어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는 꿈나무 소리꾼과 춤꾼이 발굴 육성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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