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한중 서화문화 교류전
평택·르자오 서예가 69점 출품

왼쪽부터 중국서예가 손기 작, 중국서예가 임문강 작

[평택시민신문] 제17회 한·중 서화문화 교류전이 27일부터 12월 3일까지 이레간 평택시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개최된다. 평택시와 르자오(日照)시를 대표하는 서예가들의 주옥같은 서예·문인화를 감상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평택시와 르자오시의 서예가들의 교류는 2004년에 평택항과 산둥성 르자오항 간의 카페리호가 취항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두 시의 서예가들이 결연하여 제1회 교류전을 평택에서 열고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전시회를 이어가기로 했다. 회를 거듭하면서 서예의 멋과 예술성을 살린 작품을 통해 상호의 문화를 공유하고 각자의 독창성을 연마하게 돼 교류전의 수준도 매년 높아져갔다.

이종준 평택서예협회 지부장

올해 교류전은 코로나19 때문에 하마터면 열리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이종준(56) 평택서예협회 지부장은 “코로나를 막을 수 없지만 오랜 기간 이어온 귀한 연을 끊을 수 없다는 회원들의 뜻에 따라 교류전을 열기로 했다”며 “지난해 중국에서 교류전이 열렸고 올해에는 평택으로 중국 서예가들을 초청해 개최할 차례여서 중국 서예가들의 방문 없이 그들의 작품만 우편으로 받았다”고 밝혔다.

이런 노력의 결과 교류전에는 중국 35점, 평택 34점 등 69점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이 지부장은 “서예는 붓 하나로 미를 창조하는 예술로서 한 획 한 획마다 균형과 아름다움을 추구한 작가의 고뇌가 담긴다”며 “한 글자로 봤을 때 붓의 강약, 묵의 명암, 선과 획의 균형 등을 느낄 수 있고 각 글자가 어우러져 하나의 작품이 됐을 때 자아내는 새로운 공간의 아름다움을 감상해달라”고 말했다.

중국 서예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중국에서 서예가 생활화돼 있어 일상에 밀접하다 보니 선과 획이 세련되고 현대적이어서 보는 재미가 있으면서도 운필법 등 기본을 잘 지켜 필력이 남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지부장은 “서예가로서 중국 작품들을 보면 배우는 것도 많고 더 잘 쓰고 싶다는 열정이 불타오른다”며 “교류전은 평택 서예가들에게 예술적 자극과 영감을 주는 소중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지부장으로 선임돼 3년간 평택서예협회를 이끌어갈 예정이다. 서예협회의 가장 큰 행사 중 하나인 교류전을 준비하며 시민과의 소통에 특히 신경을 썼다.

“서예 문화가 많이 침체돼 있어 서예가로만 살기가 거의 불가능해요. 올해는 코로나19로 문화강좌 등이 열리지 못해 서예협회 회원들이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렵게 전시회를 준비했으니 많은 시민에게 서예의 매력을 알리고 한·중 교류가 평택의 자랑이자 평택만의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합니다.”

이 지부장은 20살 때 서예의 매력에 빠진 이후 30년 간 붓을 놓지 않았다. 그가 빠져든 서예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예는 글자의 조형성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기에 감성을 담아 보는 이의 가슴에 울림을 줍니다. 그래서 잘 쓴 서예 작품을 보면 글자마다 어떤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 자 한 자가 마치 살아 있는 거 같습니다. 또 전통에 담긴 아날로그적 감성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정서를 메마르지 않게 채워주는 작용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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