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희 장당도서관 팀장

[평택시민신문] 9월 9일 자 <평택시민신문>에 실린 ‘노조활동하면 업무공백, 평택시의 이상한 용역보고서’ 기사와 관련해 도서관에 근무하는 사서로서, 이 용역보고서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몇 가지 말씀드리고자 한다.  

‘평택시도서관 중장기 발전종합계획수립 연구용역 보고서’는 도서관이 학술기관에 의뢰해 전문가 집단에 의해 쓰인 보고서이다. 내용의 본질은 노조활동과는 무관하다. 공무직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서관의 기형적 인력구조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도서관에 맞는 전문 인력을 충원하라는 것이 전체적인 맥락이다. 임금 비교는 퇴직 공무직 자리에 정규직 공무원을 충원해도 예산의 추가부담이 없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언급된 부분으로 이미 서울시 공무원노조가 문제제기를 한 바 있고 관련 보도와 연구도 존재한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가 문제 제기한 부분에 대해 변을 하자면, 일과 개인의 삶 간 균형을 중시한다는 일명 ‘90년대 생’들조차 공무원이라면 야간과 주말, 재난 비상근무에 따른 직장의 업무명령을 거스를 수 없다. 더욱이 공무원 노조원이라면, 대민업무 시간에 ‘조합원교육 등’을 이유로 담당직원과 대직자가 동시에 빠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조합활동’을 언급한 부분이 표현 방식에서 세심하지 못했다고 느낄 수는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을 없던 일로 하여 용역보고서에 표현조차 해선 안된다고 강요할 수는 없다.  
기사에 인용된 주장만 보면 사서직이 노조활동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가진 것처럼 오해할 여지가 있다. 그렇다 해도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가, 320쪽이 넘는 보고서의 한 부분만 떼어 인력구조 개편 요구를 ‘공무직 노동자들은 전문성 없는 식충이들, 예산 잡아먹는 기생인들로 표현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표현할 수 있는가? 이 보고서는 현재의 공무직을 줄인다거나 이들을 개별적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아니다. 공무직의 특성상 책임과 권한의 한계, 업무수행의 제한이 있으므로 더 좋은 일자리로 대체하여 참고봉사 등 대시민 서비스를 개선하라는 것이 핵심으로서 도서관이 중장기적으로 채용할 인력을 공무원으로, 사서직렬로 늘려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서관 연구용역 보고서는
전문가 집단이 작성한 것
내용의 본질은 노조활동과 무관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는
공무원·공무직 노동자 상호 입장 
인지하는 계기로 삼기를

평택시는 노조활동을 하면서 눈치를 보거나 불편을 느끼는 구조가 아니다. 공무원, 공무직 간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조합활동 또한 적극 지원하고 있다. 누구라도, 보고서의 전체 맥락을 보지 않고 티끌을 증폭시켜 신뢰를 바탕으로 근무하는 노동자 간 갈등을 부추켜선 안된다. 굳이 노동조합활동을 언급해야 했는가라고 이의를 제기할 순 있겠지만 어떠한 이유로 언급되었을까 한 번쯤 노동조합 스스로에게 자문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린 공무원·공무직 가릴 것 없이 모두 도서관 직원이다. 도서관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문을 닫았다고 직원들에게 화를 내는 민원인이 많이 늘었다. 이들은 직군을 구분하지 않는다. 공공근로, 희망근로, 사회복무요원 등 다양한 직원들이 함께하고 있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모두 평택시 직원일 뿐이다. 
비상시국에 시청·보건소에서 밤낮 없이 고생하는 직원들에 비할 바는 아니겠으나 도서관 직원들도 코로나19·돼지열병 등 각종 재해에 수시 투입된다. 도서구입·DB구축 등 일상업무 외에 이용자 발품까지 대행하는 북스루 서비스, 비대면 강좌 그리고 각종 민원·행정 업무까지… 이용자만 도서관을 덜 찾을 뿐 직원들의 업무는 여전히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문을 닫는다고 직원들까지 쉬는 환경이 되진 않는다. 우리의 노동현장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재난, 위기, 불안이 증폭된 시대는 모든 노동자에게 위기다. 이번 용역보고서를 두고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는 원래의 취지를 뒤로하고 티끌을 증폭시킬 것이 아니라 날로 중요성이 커지는 공공도서관 서비스의 질을 높이면서도, 그 안에서 일하는 공무원·공무직 두 노동자가 어떻게 세심하게 서로의 입장을 살펴야 하는지 인지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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