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인산편지 작가
독서운동가
육군 준장
수도군단사령부 부군단장
평택고 졸업

[평택시민신문] 4차산업혁명의 기술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가장 핵심이 되는 키워드를 든다면 ‘디지털’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아날로그와 대비되는 개념이고, 아날로그를 모태로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컴퓨터의 발명은 기존의 아날로그가 디지털로 변화하게 만드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했고, 그 결과 지금은 우리 곁에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이 디지털화되어 있습니다.

이 디지털에 있어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바로 인간의 생각에 관한 문제입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는 디지털이 인간의 생각과 행동을 확장했다고 하는데 개인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디지털 기술이 사고의 다양성을 정말 증진시킬까요? 아니면 축소시킬까요?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디지털 기술이 같은 생각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며, 사람들은 다른 관점을 공유하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고 경고한 바도 있습니다.

쉽게 생각하면 이렇습니다. 디지털 시대에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기 자신이 생각하는 것, 알고 싶어하는 것들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은 그 개인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개인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거나 검색하는 정보, 개인의 취향이나 성향에 맞는 정보들만을 제공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은
바로 인간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인류의 문명사적 측면,
인류문화사의 측면에서 보면
지금이 바로 그런 시점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새에 자신의 세계를 뛰어 넘는 새로운 내용, 다양한 생각에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점점 더 좁아지거나 축소되게 되고, 새로운 길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자기만의 영역, 자기 자신의 프레임에 스스로 갇혀 다양성을 잃어버립니다. 빌 게이츠가 경고한 것이 바로 이런 점입니다.

디지털 기술이 주는 편리함, 신속함에 빠져 이러한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늘 아날로그를 접하며, 아날로그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예술입니다. 예술의 본질은 아날로그입니다. 예술을 둘러싼 많은 것들, 예술의 일부 장르들이 디지털화 될 수는 있어도 오직 예술의 본질 자체만은 아날로그일 수밖에 없고, 아날로그여야 합니다.

예술은 우리에게 인간으로 돌아가는 길을 알려 줍니다. 예술이 있어야 디지털 세상 속에서도 우리가 언제나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의 판단, 생각의 균형, 사고의 다양성 등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바람직한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날 4차산업혁명 기술을 애기하면서도 그에 못지 않게 인문학을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산이 깊으면 골이 깊듯이 4차산업혁명의 신기술이 발전할수록 인문학의 골도 깊어서 서로 조화를 이루는 세상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상황들도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합니다.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지구온난화로 인한 자연 재해 등이 지구촌 인류 모두에게 전하는 분명한 메시지가 있음을 깨달아야 하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 그것은 바로 인간으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인류의 문명사적 측면, 인류문화사의 측면에서 보면 지금이 바로 그런 시점입니다. 지금 이 시기를 고민없이, 성찰없이 넘어간다면 다시 되돌릴 수 없는 세상이 펼쳐집니다.

그때 가서 후회하면 소용없습니다. 할래야 할 수 있는 방법도 없습니다. 그 최후의 선을 넘기 전에 우리 인류가 다시 한 번 더 깊게 생각해야 할 그 무엇이 없는지 지금, 세상은 우리에게 묻고 있는 것입니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