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복 10차선 도로 건너 통학
우회전 신호 위반 차량 속출
“초교 신설 등 근본대책 시급”

제일풍경채에서 종덕초교로 가려면 건너야 하는 횡단보도. 우회전 신호가 있음에도 불법 우회전하려던 차량이 보행자를 발견하고 멈춰있다.

[평택시민신문]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내 제일풍경채 입주민들이 초등학생 자녀의 안전한 등하굣길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25일 고덕제일풍경채 주민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제일풍경채는 1222세대 규모로 현재 988세대가 입주해 있다. 인근에 있는 고덕신안인스빌은 613세대 규모로 지난 5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 절반가량이 입주한 상태다.

두 아파트 입주자 자녀는 제일풍경채 300여 명, 신안인스빌 300여 명 등 500여 명이 아파트가 있는 블록이 아닌 건너편 블록에 있는 종덕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해당 블록에는 ‘초4’가 예정되어 있었으나 알파탄약고 이전 지연으로 도시개발계획이 변경된 데다 입주민 수가 학교 신설 조건인 4000세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 신설이 늦춰졌다.

이에 따라 학생 500여 명은 왕복 10차선 대로를 건너 다른 블록에 있는 종덕초등학교를 다니게 됐다. 문제는 아이들이 건너는 횡단보도는 우회전 차량이 뒤엉켜 사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오치성 제일풍경채 입주자대표위원회 회장은 “도로 구조상 우회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는 사람을 미리 인지하기 어렵다”며 “우회전 신호가 있음에도 불법 우회전하려는 차량이 갑자기 진입하는 바람에 보행자 입장에서 아찔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입주민들은 아이들 안전대책을 요구하며 평택시, LH평택사업본부, 평택교육지원청 등 관계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고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 6월 22일에는 제일풍경채 입주자대표위원회와 신안인스빌 입주예정자 협의회가 모여 ‘초4 설립 및 안전통학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윤정열 비상대책위원장은 “올 10월 입주가 시작되는 금호어울림뉴스데이 660세대를 비롯해 2021년 말까지 4700세대가 입주할 예정”이라며 “학교 신설에 3년이 걸린다는데 이미 과밀 상태인 종덕초교로 아이들을 몰아넣고 학교를 콩나무 시루로 만들겠다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오치성 회장은 “입주가 시작된 2018년부터 3년간 민원을 제기하고 유관기관을 항의방문했지만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며 “LH에 육교 설립을 요구했더니 ‘완성된 도시에선 육교가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외면하더니 보행안전요원 2명을 배치해주고 끝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평택시, LH평택사업본부, 평택교육지원청, 평택경찰서 등은 지난 5일 실무회의를 열고 협의를 진행했다. 대책위에 통보한 회의 결과를 보면 교육지원청은 오는 12월 초 열릴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초 4’ 개교를 건의하고, 경찰서는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건을 31일 교통안전심의에 상정하겠으나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은 대로급 도로는 어렵다는 견해다. LH는 육교 설치는 관련 기관과 협의하고 우회전 단속 카메라 설치는 제품을 구입해 추진하며 안전운전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이다.

오치성 위원장은 “각 기관에 28일까지 구체적인 일정 등 답변을 다시 요구했다”며 “아이들이 등하교할 때마다 가슴 졸이는 부모 마음을 헤아려 기관들이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고 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간곡하게 하소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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