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수 
시인·수필가
인산편지 작가
육군준장
수도군단사령부 부군단장
평택고 졸업
독서운동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책읽기 공동대표

[평택시민신문] 어떤 사회가 민주사회냐 아니냐를 구분 짓는 요소 중의 하나가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인 견해 내지는 수용일 겁니다. 틀림이 아닌 다름에 대한 인식이 그 바로미터입니다.

오늘날 인문학을 이루는 많은 분야에서 다양성을 이야기하고 있고, 또 폭넓게 수용하자는 담론이 거대하게 형성이 되어가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아직도 요원하기만 하다는 걸 많이 느낍니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 가슴으로는 쉽게 배척하곤 합니다.

작년 말부터 지금까지 근 8개월 내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코로나19는 민주주의 사회의 다양성이라는 민낯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니었습니다. 겉으로는 다름을 외치면서도 속으로는 여전히 틀림의 속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가면을 쓰고 이중성의 덫을 놓으며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의 모습이 속속들이 드러난 것입니다.

최근에 있었던 두 유명인사의 죽음을 놓고도 이러한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이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고 하듯이 그 어떤 삶에 허물이나 잘못이 없을 수 있겠습니까?

공은 공대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과는 과대로 정확하게 직시해야 하는데 어느 하나를 강하게 부각시키면서 다른 어느 하나를 완전히 뒤덮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우리 국민들의 마음입니다. 언제까지 흑백논리로 접근하고, 언제까지 all or nothing 식의 사고로 대립해야만 합니까? 진정한 화합과 통합은 요원하기만 한 겁니까?

비록 지금까지는 그래왔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이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앞으로 살아갈 시대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정말이지 바뀌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시대에 와 있음을 분명하게 인식해야 합니다.

미국에 있는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기업촌입니다.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유명한 곳입니다. 이 실리콘밸리에서 요즘 가장 바쁜 사람이 최고다양성책임자(CDO, Chief Diversity Officer) 라는 직책이라고 합니다.

최고다양성책임자는 기업의 최고경영자나 최고재무책임자, 최고기술책임자처럼 최고의 타이틀을 지닌 경영자입니다. 주로 성별, 인종, 문화 등 조직의 다양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고 합니다.

이 용어를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가 얼마나 다양성이라는 것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도 인종차별로 인한 사회적인 갈등과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이를 해결하려고 머리를 맞대고 있고, 특히 기업도 이러한 책임자까지 두면서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착각하고 있는 게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기 때문에 인종차별은 없을 것이라 여기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도 이미 다문화사회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미 그런 세상에서 살고 있기에 우리 역시 인종차별 문제를 포함하여 지역, 세대, 이념 등 많은 부분에서 서로를 차별하지 않고 포용하는 사회, 다름을 틀리다고 하지 않고 다름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야 합니다.

남을 남이 아닌 나처럼 소중히 여기는 사회, 이 세상에는 가장 소중한 내 자신과, 나와 똑같이 소중한 남이 함께 관계를 맺으면서 더불어 살아가고 있다는 이 사실 하나만 가슴에 깊이 담는다면 참으로 많은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라 저는 믿습니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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