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확진자 70%가 해외에서 유입
병력교체기 맞아 미군 확진 증가세
미국·유럽형 바이러스 전파력 높아

시민 “마스크 안 쓴 미군 두려워”
시 “정부에서 입국 전 검사 요청”
시민사회단체 “시가 적극 나서야”

[평택시민신문] 최근 주한미군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지역사회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유럽형 바이러스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불안에 떨자 시가 보다 적극적으로 주한미군에 방역지침 준수를 요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평택시에 따르면 14일 현재 평택시 코로나19 확진자는 총 97명이다. 이 중 주한미군 관련 확진자는 60명이다. 여기에 외국인·해외여행 등 해외 입국자 총 11명까지 합치면 해외를 통해 코로나에 감염된 사례가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한다.

문제는 미국·유럽형 바이러스가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6배나 높다는 점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운영하는 유전자 정보사이트(GISAID)는 코로나19 바이러스를 S, V, L, G, GH, GR, 기타 등 7개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과 아시아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S·V그룹으로,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발생한 바이러스는 G, GH, GR 등 G그룹으로 분류된다. 미국 듀크대 등의 연구에 따르면 G그룹의 전파력이 S·V 그룹보다 6배나 높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크게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 역시 G그룹이다. 6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이후 국내 확진자 526명의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전체의 70%가량인 362건이 G그룹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정이 이러하자 시민들은 잇따른 주한미군 확진자 발표에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미군 대다수가 마스크를 잘 착용하지 않는데다 외출 제한까지 풀렸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 독립기념일 휴가(3~5일)를 기점으로 해운대에서 온 미군들이 마스크를 착용하지도 않고 폭죽으로 난동을 부리는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자 실질적으로 통제와 관리가 어렵지 않냐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안중읍에 거주하는 김아무개(32)씨는 “얼마 전 친구와 함께 송탄 로데오거리를 방문했는데 거리의 미군들이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아 깜짝 놀랐다”며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태에서 대부분이 휴가철에 국내로 여행을 갈 텐데 마스크를 쓰지 않은 미군이 해안가와 계곡을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면 두렵다. 마스크만이라도 잘 써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보건당국은 현재 주한미군이 병력 교체기로 부대 간 이동이 늘어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한국에 오는 미군은 부대 내에서 2주간의 격리·검사 조치를 거친다. 확진 시 부대 내 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지는 동시에 의무전대가 시에 유선상으로 확진자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시와 협조하고 있다.

김영호 평택보건소장은 “부대 내 감염은 입국자에게서만 나타나고 있어 아직은 안심할 수 있다”며 “정부와 경기도에서 훈련과 부대 배치로 한국에 오는 병사들을 사전에 검사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입국 전 검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고 밝혔다.

이어 “시에서 직접적으로 미군을 관리할 수는 없지만 마스크를 착용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서한을 발송하고 현수막을 게첨해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평택시의 대응자세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4월 시가 주한미군과 코로나19 확진자 정보공유를 위해 추진하던 MOU마저 흐지부지된 상황에서 미군이 관리범위 내에 들어와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우 평택시민재단 이사장은 “지금 평택시의 태도는 너무 형식적이고 소극적인데 시민들의 우려를 고려한다면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입장을 요구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시가 나서서 협약을 제안하거나 보다 더 투명한 정보 공개와 교환, 더 나아가 일정 부분이라도 방역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