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서 평택 최초로 ‘대상’ 받아

이정제 군과 어머니 이재숙 씨가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대상’ 상장을 들고 웃고 있다.

[평택시민신문] 평택 최초로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이정제(24)군. 전통무용에 대한 열정과 성실함 그리고 무한한 가능성으로 평택뿐 아니라 국내의 주목을 받는 무용계의 유망주다.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무용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대회다. 전통무용과 한국무용 1위를 하면 문화체육관광부 추천으로 병무청 지정 예술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다.

 

수상 순간 어머니만 보여

이군은 5년 전부터 차근차근 대회 참가를 준비해왔다. 지난해 대회에 참가해 2위를 한 경험을 토대로 ‘이매방류 승무’를 더욱 갈고 다듬었다.

“전통무용 3위 수상자 발표를 하고 1위와 2위를 무대위로 올려서 발표하는데 1등에서 제 이름이 불려지는데 너무 기뻐서 온몸이 떨렸습니다. 그리고 끝났구나 하고 긴장이 풀리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대상 수상자로 ‘이정제’라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대상은 전통무용과 창작무용 그리고 외국 무용을 아울러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무용수에게 주어진다. 대회에 참가한 무용수 중 이군이 최고의 기량을 선보였음을 의미한다.

이군은 “수상 순간 머릿속이 하얘져 아무 생각도 안 났다”며 “객석을 보니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계신 어머니 밖에 안 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6살 때부터 좋았던 무용

이군은 6살 때 소리사위예술단의 백은희 예술감독에게 무용을 배우기 시작했다. 장난기 많던 말썽꾸러기 소년은 무용이 그냥 좋았다. 처음 무대에 올랐을 때 희열을 느끼면서 무용이 더 좋아졌단다. 초등학교에 입학해서도 학교가 끝나면 소리사위예술단으로 달려와 몇 시간씩 춤을 췄다. 아들이 무용을 한다는 것을 그의 부모는 말없이 지켜보며 지원해줬다.

어머니 이재숙 씨는 “부모가 예술적 재능이 없는데 정제가 무용을 잘하니 신기했고, 어릴 적부터 자신의 길을 찾아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이 대견했다”고 말했다.

 

18년 간 흔들림없이 한길

어린시절 멋모르고 무용을 시작한지 어느새 18년이 지났다. 혈기왕성한 청소년 시절에 소리사위예술단과 학교만을 오가는 생활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럴 때마다 무대에 올라 관객과 소통하는 순간이 떠올렸다.

무용과로 진로를 정하고 대학 입시를 준비하던 순간은 매시간 살과 뼈를 깎아내야 했다. “무용수는 조금만 긴장을 늦춰도 몸에서 바로 표가 납니다. 살이 조금만 쪄도 몸이 무거워지고 춤의 선이 둔해지거든요.”

고등학교 시절 너무 절제해선지 중앙대학교 무용학과에 입학하며 긴장을 풀자 체중이 10kg이나 늘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하다 보니 순식간에 살이 쪘습니다. 제가 워낙 살이 잘 찌는 체질이거든요. 이후 다이어트와 운동을 통해 체중감량을 하며 무용수로서의 몸을 유지하는 데 각별히 신경 쓰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에서 개최된 제57회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에서 이정제 군이 ‘이매방류 승무’를 추고 있다.

‘이정제류’ 춤사위 꿈꿔

정제군이 앞으로 무용수가 되려면 할 일이 많다. 예전에는 무용수는 무대에 올라 춤만 추면 됐다. 하지만 요새는 자신의 춤을 돋보이게 할 무용 음악, 조명 등을 무용수도 알아야 한다. 요새 그는 자신에게 어울릴 무용음악을 편곡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라고 한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이제 평택을 떠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평택의 무용수로 무대에 서고 싶어도 대학을 졸업하면 지역에서 기회가 거의 없어요. 가까운 천안에 시립무용단이 있는데 평택에도 시립무용단이 있었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이군의 목표는 무엇일까. “얼마 전 중학교 동창들을 만났는데 ‘너는 무용수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지 않냐’고 하더군요. 이후 제 목표가 무엇일까 곰곰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이군은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차곡차곡 실력을 쌓으며 꾸준히 노력하겠다”며 “전통무용은 창작무용, 외국 무용과 달리 평생을 할 수 있기에 수십년간 몸과 마음을 갈고 닦아 ‘이정제류’라고 이름 붙일 저만의 춤사위를 보유한 무용수로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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