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창 명인의 민요 녹음한 릴 테이프 발견

1990년 8월 1일 평궁리에서 최은창 명인이 부른 민요를 녹음한 릴 테이프.

[평택시민신문] 고 최은창 명인이 생전에 농요 등 평택지역의 고유 민요를 부른 것을 녹음한 릴 테이프가 발견됐다. 농촌 공동체 붕괴로 두레패가 사라지면서 사실상 실전된 평택 고유의 민요가 발굴된 것이다.

평택시는 평택 향토음악 음반 조사 과정에서 최은창을 비롯해 지영희, 성금연, 방용현, 이동백 등의 평택지역 명인들의 고 음반과 미발표 자료를 다수 찾아냈다고 20일 밝혔다.

시는 지난 2017년 4월부터 지영희문화관광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국악학자와 고음반연구회 등에 평택지역 향토음악 명인들의 음반 등을 수소문해 5000여 장 이상의 자료를 수집했다.

최은창 명인의 릴 테이프는 1990년 8월 1일 평궁리 일대 주민들과 함께 최은창 명인이 방송 스튜디오에 초청되어 녹음했고 담당 PD가 소장하다 개인사정이 생겨 방출된 것을 국악음반박물관이 중고음반상점에서 구입한 자료다. 해당 릴테이프는 지난해 1월 평택시청이 제공받았다.

릴 테이프에는 회심곡, 성주풀이, 염불 등 걸립패의 고사소리를 비롯해 노동요인 말박되는 소리(말뚝박는 소리), 방개타령·상사데 소리 등 논매는 소리, 지게 목발 소리 등 노동요가 담겨있다. 특히 민중 생활과 노동 현장을 담아낸 이 음원은 평택향토음악의 유산을 재확인하고 향후 한국 민중민요 전반의 보존과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줄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시는 지난해 복간 작업을 마치고 올해 2월 평택농악보존회(회장 조한숙) 측에 전달했다. 평택농악보존회는 이를 토대로 채록·채보 작업과 동시에 책자 발간, 학술대회 등을 개최할 예정이다.

시 관광과 오민아 주무관은  “앞으로 한국근현대음악관을 통해 평택지역 음악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방법과 이를 현대화해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택농악보존회 문상보 사무국장은 “평택농악은 초창기에 마을공동체인 두레적 성격과 연희적 성격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나 시대 변화에 따라 두레적 요소가 약해져 농요는 한두 소절밖에 남지 않았었다”면서 “이번 릴 테이프 발견으로 사장되다시피한 두레적 성격을 되살려 평택농악의 초기 모습을 담은 온전한 전승이 이뤄질 계기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한편 시는 오는 7월 한국근현대음악관 개관 기념 특별전 ‘평택 예인 근현대음악을 이끌다’를 개최하면서 최은창 명인의 릴 테이프를 음반으로 제작해 공개하고 평택지역 명인들의 음악 100여 곡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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