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성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평택시민연대 집행위원장

미세먼지대책 평택안성시민모임 
사무국장

[평택시민신문] 2016년 봄, 그리고 여름.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파란하늘을 본 게 언제였지? 생각해봤지만 근래에 본 하늘은 단 하루도 빼지 않고 회색이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본 끝에 알게 된 단어 미세먼지. 그것은 더 이상 파랗지 않은 평택 하늘의 이유였고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을 위협하는 악당이었다. 그것도 우리가 만들어낸 악당.

미세먼지의 원인을 알고 싶어 백방으로 노력해 얻은 결론은 결국 우리가 편리한 생활을 누리고자 사용하는 전기를 만들어내는 석탄발전소, 그리고 신재생에너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폐플라스틱 등 유해물질들을 소각하는 시설 등이 원인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석탄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는 서해안지역의 대기오염물질들이 바람을 타고 우리 평택·안성 지역으로 날아오고, 인근 중국의 미세먼지까지 몰려오는 날이면 우리는 숨 쉴 수가 없게 됐다. 다소 절망적이지만 3년간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시민들이 이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자원을 절약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며 환경의 소중함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노력해왔다.

 

환경과 시민을 지켜야 하는 책임은 
국가에 있지 않은가. 
법이 부실하여 어렵다면 그 법을 개선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는 것. 
그것이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

 

그런 우리의 노력을 우습게 만들어버리는 순간이 찾아왔다.

평택에 필요하지도 않은 폐기물 소각시설을 어떤 기업이 짓고자 하고, 환경부는 이를 승인하고, 지역주민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이를 승인하려 하는 지자체가 그 주인공들이다.

이 기업은 무려 5년 가까운 시간을 포기하지 않고 도일동에 폐기물 소각시설을 짓고자 안달이다. 그 이유는 이 사업이 돈이 되기 때문이다. 쓰레기를 받으면 돈이 생기고 이를 태워서 열에너지를 만들어 전기를 팔아 또 돈을 번다. 태울 쓰레기가 부족하면 전국 각지의 쓰레기를 받아올 것이고, 나아가 수입한 쓰레기도 돈만 된다면 처리할 것이다. 처리비용이 비싼 쓰레기들을 더 많이 태울수록 부자가 될 것이다. 지난 5년간 시민 반대로 사업진행이 늦어지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이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이 사업이 허가만 난다면, 시작만 한다면, 일단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이윤 추구 욕구로부터 환경과 시민을 지켜야 하는 책임은 국가에 있지 않은가. 법이 부실하여 어렵다면 그 법을 개선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바꿔가는 것. 그것이 국가와 지자체의 역할이 아닌가 말이다.

실제로 환경부에서 이 기업의 소각시설 허가를 내주기 전에 걱정 어린 목소리로 전화한 평택시민에게 환경부 허가담당직원은 “환경부는 소각시설에 대한 설계 및 계획을 보고 허가를 내줄 뿐 실제로 그 지역에 그 시설을 설치하게 허가를 내주는 것은 지자체이므로 시민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였었다. 평택시에서 이를 승인할 권한을 갖고 있으므로 시민들이 반대하면 시에서 허가하겠느냐고 말이다.

그런데 이제 와서 평택시는 환경부에서 허가를 해준 걸 지자체에서 승인 안 해줄 수가 없다는 답변을 내놓는다.

그 논리대로라면 기준에 맞춘다면 누구든지 소각시설을 세워 쓰레기를 태우게 할 것인가? 지금의 오염물질 배출허용량의 기준은 1개의 소각시설에만 적용하는 것일 뿐 여러 개의 소각시설이 지역 내에 모여 있게 되었을 때의 영향은 고려된 것인가?

그래, 평택이 폐기물 처리할 방법이 없어서 폐기물 소각시설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도 된다면 납득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니지 않은가. 평택에는 이미 국내 최고 수준의 1일 처리량을 가진 에코센터라는 이름의 폐기물 소각시설이 있고, 그와 비슷한 수준의 처리용량을 보유한 각종 폐기물 소각시설도 포승에 있다. 정장선 시장도 여러 번 강조했듯 도일동 인근에 건축허가를 신청한 이 폐기물 소각시설은 기업의 이윤을 목적으로 한 것일 뿐 우리에게 필요한 시설이 절대 아니라는 것이다.

이래도 평택시민의 반발을 치졸한 님비행태로 치부하고자 하는가?

환경의 소중함이란 두말하면 잔소리가 아닐까? 지나가는 어린이들도 깨끗한 공기가 없으면 우리가 살수 없다는것을 안다. 공기와 물 토양은 현재의 보물이자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시민들은 목소리 높여 이를 지켜내고자 하고 있다. 그런 시민들의 마음에 더 이상의 상처는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이 소각시설 반대한다. 시민들의 외침은 3년이 넘었다. 국가에 대한, 지자체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가 땅에 곤두박질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시민들의 신뢰를 저버리지 않길 간절히 믿고 싶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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