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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재난지원금 논의, 지방 의견 반영돼야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20.04.29 09:09
평택대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평택시민신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민적 피해에 대처하기 위한 중앙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당초 정부는 2차 추가경정예산으로 ‘소득하위 70%’ 기준 재난지원금 예산안 7조6천억원을 제출하였다. 전체 규모는 국비 7조6천억원, 지방비 2조1천억원 등 9조7천억원이었다. 
그러나 당정협의 과정을 거쳐 전체 국민에게 지급하는 안으로 변경되었다. ‘전국민 지급, 고소득층 자발적 기부’를 핵심으로 하는 재난지원금은 당초 9조7천억원에서 14조3천억원으로 증가하였다. 추가되는 4조6천억원 가운데 3조6천억원은 국채발행으로, 1조원은 지방비로 충당할 예정이었으나 지방의 부담을 고려하여 전액 국채발행으로 충당하는 계획이 논의되고 있다.  

1972년 중앙정부가 지방정부 재정 권한
축소한 8‧3조치 경험 타산지석 삼아야 
긴급재난지원금 논의, 
지자체 재정권한 
축소‧침해하는 방향 진행돼선 안 될 것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역별 논의를 거쳐 이미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많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가 재난지원금을 코로나사태 극복을 위해 지역주민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중앙정부도 지방자치단체와는 별도로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여당은 29일 중으로 국회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이지만 국회의 원만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긴급성을 위해 대통령 긴급재정경제명령이 발동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 헌법은 대통령의 국가긴급권을 인정하고 있다. 긴급명령과 긴급재정경제명령은 헌법 조항으로는 다른 권한이다.
헌정사상 유일하게 시행된 긴급재정경제명령은 1993년 김영삼정부의 금융실명제의 전격적 실시를 위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긴급재정경제명령’이다. 긴급재정경제명령 제16호이다. 16호이나 이전까지는 긴급명령이다. 긴급명령의 대부분은 6‧25전쟁 중에 공포된 것들이고 금융실명제 이전에 실시된 긴급명령이 1972년 8월2일 공포된 대통령긴급명령 제15호 ‘경제의 안정과 성장에 관한 긴급명령’, 소위 8‧3조치이다. 
8‧3조치의 핵심은 사채동결이다. 당시 기업의 어려움을 고려하여 기업이 사용하고 있던 사채를 동결하고 이자율은 낮추는 특단의 조치를 시행한 것이다. 이 8‧3조치를 통해 우리나라 기업들은 특혜를 받은 셈이고 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의 대기업이 급성장하게 된다. 
이 8‧3조치에 포함된 내용 가운데 하나가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었다. 즉 지방교부세액, 지방교육재정교부금 및 도로정비사업비는 관계 법률에도 불구하고 국가예산으로 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중 지방교부세의 경우를 보면 지방교부세는 중앙정부가 지방자치단체에 사용 용도를 지정하지 않고 지급하는 것으로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것이긴 하나 지방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자주 재원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정희정부는 법적으로 정해져 있는 지방교부세를 긴급명령에 의해 중앙정부가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법적으로 내국세 총액의 17.6%를 지방교부세로 지급하도록 되어 있었으나 8‧3조치로 73년에는 16.67%, 74년부터 81년까지는 11% 내외를 유지하였다. 긴급명령이 폐지된 82년 이후는 지방교부세법에 13.27%로 정하였고 이후 계속 증가하여 2006년 이후에는 19.24%로 운영되고 있다. 
당시는 지방자치가 실시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었지만 법적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사용할 돈을 긴급명령에 의해 중앙정부가 사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중앙집권적 역사를 갖고 있었는가 하는 것을 반증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법률이 아닌 대통령 긴급명령에 의해 재정분권에 역행하는 조치를 취한 경험이 있는 국가이다. 지방자치 실시 이후 재정분권에 대한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재정분권이 이루어 질 수 있는 방안 더욱 강구되어야 한다.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논의가 지방자치단체의 재정권한을 축소하고 침해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히려 지방의 목소리가 더욱 적극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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