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위원장
평택협치회의
자치분권실무위원회

민선7기 평택시는 시민협치를 위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데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고 실행을 담보하여 협치의 성공사례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평택시민신문] 지난 1월 21일 열린 ‘제6회 평택시민협치아카데미’는 ‘시민과 함께 만드는 공간, 무엇을 담아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을 설계한 최재원 소장의 강의와 토론으로 진행되었다.
구산동 도서관마을은 2006년 도서관이 필요하다는 주민들의 서명운동을 시작으로 2012년 도서관 부지 확보, 2013년 기존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제안공모, 2015년 11월 도서관을 개관했다. 신축건물 한 채를 제외하고는 기존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방식으로 공사가 이루어졌는데, 생활SOC사업(사람 이용 중심의 생활 환경을 만드는 사업)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알려졌다.
‘구산동도서관마을’은 내부 곳곳에 마을의 기억과 구민들의 이야기를 품고 있는 주민 밀착형 도서관이라는 것이 인상적이다. 주민들이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주민들의 10년 노력이 연구용역 과정에 주민들의 생각과 필요성, 요구들을 담아내게 하였고, 연구용역을 기반으로 설계를 할 때도 주민대표인 총괄계획가를 통해서 주민들의 의견이 잘 반영되도록 함께 했다고 한다.
민관협의의 결과물인 도서관이 다양한 계층의 주민들이 모여서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이자 자랑이고, 주민들이 마을을 위한 활동들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시민 참여로 시민이 공감하고, 시민이 사용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한 기억의 장소, 바로 공간이 주는 힘이다. 공간을 만들 때부터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다 보니 더 자주 가고 싶고 자주 만나다 보니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협동조합이 만들어지고, 완성된 결과물에 자부심을 갖게 되는 선순환이 일어나는 공간, 이는 무수한 협의의 결과물인 것이다.
평택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평택시에서 공공건축물을 만들 때 시민들과 함께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친 적이 있었을까? 25년 동안 평택에 살고 있는데 정보력이 부족해서인지 시민과 함께 만드는 공공건축물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거의 없다. 딱 한 가지 떠오르는 사례는 작년 여름 오래된 평택시립도서관 리모델링 준비 과정에서 시민공청회를 열어 시민들이 의견을 들어 설계과정에 담아낸 것이다.
시민과 협의 과정을 통해서 건물의 가치를 부여하고 실현시키기를 희망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 앞으로 평택시에 들어설 공공건축물에 대해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하나, 공공건물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그 건물을 자주 이용하게 될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그 결과가 반영되기를 바란다.
둘, 한정된 주민대표와의 협의 같은 요식행위 보다 공개적인 공론화 과정을 통해서 정보가 공유되고 투명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설계와 시공의 전 과정에 시민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
셋, 시민이 일상생활을 공유하고 자유롭게 이용하는 곳이 공공건물이라는 인식이 민관협의를 통해 공감되기를 바란다.
평택시는 민선7기에 들어서 시민협치를 위한 환경이 만들어지고, 시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데, 형식적인 절차로 끝나지 않고 실행을 담보하여 협치의 성공사례가 만들어지기를 희망한다. 시민과 함께 하는 공론장을 만들고 내용을 채워가는 과정은 일도 많아지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을 함께 겪으며 시민들의 이야기가 살아있는 공공건축물을 평택에서 만나게 되기를 희망한다. 민민, 민관이 함께 노력해서 집단지성이 활발하게 가동되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글을 쓰면서 보니 ‘희망하고 바란다’를 되풀이하고 있다. 희망이 희망으로 끝나지 않고 사회적 합의를 통한 성공사례로 여러 곳에서 공유되면 참 좋겠다. 첫 번째 성공사례가 시민과 함께 만드는 혁신 공간 조성이라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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