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대 평택 10년, 잠재적 불안 요소 많아···지역사회 힘 모아 80만 대도시 기반 만들어야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발행인

[평택시민신문] 2020년 새해가 밝았다. 경자년(庚子年)인 올 해는 경(庚)이 백색을 의미하고 자(子)가 쥐를 의미해 ‘하얀 쥐의 해’라고 한다. 쥐는 다산과 풍요, 번영을 상징하는 동물로 부지런함과 총명함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흰쥐는 쥐 가운데에서도 우두머리 쥐이자 강한 힘도 갖추고 있다고 하니, 모든 사람들이 어려운 난관도 능히 극복해 내는 길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2019년은 ‘황금 돼지’의 해라고 해서 연초부터 풍요와 번영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지난 해 말 교수신문이 2019년을 정리하는 올 해의 사자성어로 ‘공명지조(共命之鳥)’를 선정해 발표했다. 공명지조는 불교 경전에 등장하는 ‘한 몸에 두 개의 머리’를 가진 상상의 새로, 한 쪽이 없어지면 자기만 살 것으로 생각해 서로 다투다가 둘 다 죽게 되는 새를 말한다. 공멸할 정도로 서로를 인정하지 않고 다투는 우리 현실을 풍자한 사자성어였다. 그만큼 2019년은 우리 사회의 대립과 갈등이 격화된 한 해였다.

풀릴 듯 안 풀리는 남·북·미 관계, 일제 강제 징용공 배상 판결 문제로 격화된 한·일 갈등도 해를 넘기게 되었다. 무엇보다 국내 정치 상황은 극심한 대립과 갈등 양상을 보였다. 2016년 ‘촛불혁명’과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진행돼 왔던 ‘적폐청산’과 새로운 국가 및 정치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는 정치세력과 이를 반대하는 정치세력이 극단적으로 맞붙은 한 해였다.

‘조국사태’와 검찰 개혁, 선거법 개정을 둘러싼 갈등은 그 정점이었다. 조국사태로 인해 ‘계급 문제’가 새로운 갈등 현안으로 드러나며 소위 ‘진보진영’ 내부의 갈등과 분화가 촉발되기도 했지만, 정치적 대 격돌의 핵심은 촛불 민심을 뒷받침하는 개혁 추진 문제였다.

다행히 연말 정국에 국민 70퍼센트가 찬성하는 공수처 설치법이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국회를 통과했고, 불완전하지만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기존 선거법을 개정하는 연동형 비례대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 개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2020년 새해에도 이러한 정치적 대립과 갈등은 더 격화될 것이고, 결국 4월 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그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이러한 대립과 갈등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졌지만, 2016년 총선 결과로 구성된 20대 국회는 2016년 촛불정국 이후 변화된 정치 지형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국회였다. 4월 총선에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는 국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더 이상 ‘식물 국회’니 ‘동물 국회’니 하는 말을 듣지 않도록 국민들이 제대로 민심을 반영하는 국회를 구성해야 한다. 진보와 보수 진영 모두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 시대 모순과 갈등을 치유하기 위해서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고, 정치권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지 진지하게 성찰하고 혁신해야 한다. 자만하거나 국민의 뜻을 왜곡한다면 이번 총선에서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정치도 중요하지만, 남북문제나 한일문제도 중요하고 경제문제도 중요하다. 올 해는 문제인 정부가 임기의 절반을 넘어 임기 후반기로 넘어가는 시기이다. 역대 정권처럼 소위 ‘레임덕’이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이 정권이 성공해 정치에 새로운 활력과 변화를 가져오고 남북관계의 해빙을 통해 남북협력시대가 본격화되고, 국가의 자존심을 지키면서도 일본과의 관계가 다시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국민의 마음은 한결같을 것이다.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정치, 서로 싸우다 공멸하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며 새로운 국운을 개척해 나가는 멋진 정치가 펼쳐지기를 기대한다.

 

평택을 보자. 다행히 평택은 2019년 한 해 큰 어려움 없이 지나왔다. 인구 50만 명을 돌파하며 경기남부를 대표하는 광역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기반을 착실히 만들어 나가는 시간들이었고, 굵직한 현안들을 관리하며 비교적 큰 갈등 없이 지나온 한 해였다고 볼 수 있다. 주한미군 이전과 삼성전자 평택공장 가동 등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지방자치를 발전시키려는 평택시민들의 노력이 지역사회의 상승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의 정장선 평택시장의 안정적 시정 운영도 큰 장점이 되고 있다.

그러나 평택사회가 안고 있는 잠재적 불안요소가 매우 많다. 평택·당진항 매립지 분쟁이 아직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최종적으로 판결나지 않았다는 점이 외생적 불안 요소라면, 급격한 도시개발과 산업화에 따른 교통·환경·고용 문제 등 정주여건 마련 문제, 대규모 아파트 분양에 따른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 문제, 문화·예술·교육·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평택시민들의 기대심리 충족 문제 등 인구 50만을 넘어 80만의 도시로 성장해 가는데 나타나는 성장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요소들은 2020년부터 향후 10년 동안 평택지역 사회를 규정해 나갈 것이다. 정치인과 평택시 공직자, 시민사회 역량이 힘을 합해 풀어나가야 할 지역의 과제들이다.

특히, 올 4월에 총선이 있다. 정장선시장의 임기도 2년을 넘기며 평택 시정 성과에 대한 평가가 본격화되는 시기가 된다. 이번 총선에서는 권력기관 개혁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국가적 상황을 고려하면 지역일꾼론도 중요하지만, 정치철학과 소신이 분명하고 국가개조에 대한 비전을 분명히 갖고 있는 분들이 많이 나서기를 기대해 본다. 평택 시정 역시 지역 사회를 인구 80만 내지 100만 대도시의 기반을 착실히 만들어 나가는 데 한 치의 소홀함ㅇ;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1900여 공직자들의 혁신과 헌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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