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수소경제 1번지 울산을 찾아서...‘2030 울산 세계최고 수도도시’ 비전 선포

수소차 6만7000대·충전소 60개·수소 융복합 밸리 조성 등 10대 프로젝트 추진

[평택시민신문] 한국은 수소 대부분을 석유화학공정으로 생산하는 관계로 국내 전체 수소 생산량에서 부생수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90%에 달한다. 국내 총 수소 생산능력 연간 약 173만 톤 중에서 약 164만 톤(2017년 기준)이 부생수소다. 현재 부생수소는 여수, 울산, 당진, 포항 등 석유화학단지에서 주로 생산하고 있다. 그중 대규모 석유화학단지를 여럿 갖춘 울산지역은 국내 수소 생산의 중심지다.

2017년 기준으로 울산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는 82만 톤에 달한다. 국내 부생수소의 반 이상을 생산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수소를 유통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소 튜브트레일러 545대 중 약 423대(덕양 223대, 에스피지산업 140대 에스디지 60대)가 울산에서 운영되고 있다.

울산시도 국내 최대 부생수소 생산지라는 이점을 활용해 수소연료전지, 수소전기차 보급 등 실증사업을 운영하는 등 국내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이에 <평택시민신문>은 평택시가 중부권 수소생산‧공급의 허브로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자 울산을 찾았다.

석유화학도시·자동차 산업 등 탄탄한 기반
실증화 사업과 수소타운 등 선행 경험 풍부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단지 내 현대자동차 연료전지 실증연구동

울산의 수소경제를 뒷받침하는 부생수소

현재 울산시 수소경제를 뒷받침하는 수소는 석유화학단지에서 생산하는 부생수소다. 부생수소란 석유화학공장 공정에서 나프타나 액화석유가스(LPG)를 분해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수소를 말한다.

덕양, 에스피지산업, 에스디지 등 업체가 대표적인 수소 생산업체로 알려져 있으나 울산 내 업체 대부분에서 부생수소가 만들어진다. 현재 울산이 수소경제를 선도할 수 있는 기반은 이 같은 업체들이 모여 만들어낸 시너지 효과에서 기인한다.

화학공정에서 부가적으로 수소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로는 에스케이 어드밴스드가 있다. 울산시 남구 용연동에 위치한 에스케이 어드밴스드 PDH(화학프로판 탈수소화) 공장은 국내 최대 규모의 프로필렌 생산 공장이다. PDH는 LPG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이며 프로필렌은 플라스틱 등의 기초 원료로 사용되는 폴리프로필렌을 생산하는 데 쓰인다.

▲에스케이 어드밴스드 공장

에스케이 어드밴스드에서는 연간 약 60만톤의 프로필렌을 생산하며 이 과정에서 부생수소가 연간 2만3000톤 가량 생산된다.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 자체소비하는 수소 일부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배관을 통해 다른 공장으로 판매하고 있다.

에스케이 어드밴스드 조병익 관리팀장은 “울산지역에 있는 공장 대부분에서 부생수소가 생산된다”며 “에스케이 어드밴스드 폴리프로필렌 생산과정에서 나온 부생수소를 울산 화학단지 내 업체에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시, 2030 비전 선포…수소경제 박차

울산시는 지난 2월 울산과학기술원에서 ‘2030 울산 세계 최고 수소도시’ 비전 선포식을 갖고 2월 26일을 '울산 수소산업의 날'로 지정했다. 이날 울산시는 세계 최고의 수소시티 구현을 위해 2030년 비전을 발표했다.

2030년 비전은 세부목표와 10대 프로젝트로 이뤄졌다. 울산시가 계획한 세부목표는 △수소전기차 △수소충전소 △수소배관망 △수소차 제조 확대 등이다. 울산시는 세부목표에 따라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운행을 6만7000대로 확대하고 충전소도 60개소로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수소배관망은 현 120㎞에서 200㎞로 추가 증설한다. 수소차의 경우 2030년까지 50만대 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배관망은 덕양에서 이화산단을 잇는 남북축과 태화강역에서 언양 지역을 잇는 동서축을 바탕으로 충전소 지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울산시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전기차 생산기반 구축 △울산 수소 융복합 밸리 조성(100만㎡ 규모) △200여개 이상의 수소 전문기업‧소재 부품산업 육성 △수소 전기차 보급 확대(6만7000대) △수소 제조·저장능력 확대(5만㎥/hr 규모 수소공장 2개소 증설) △수소 공급망, 충전 인프라 구축(충전소 60개소) △수소 전문인력 양성(3개 대학 전문학과 설립) △수소산업 진흥기관 설립(한국수소산업진흥원 유치 및 수소산업협회 기능 활성화) △ 수소제품 안전성 지원(수소 소재부품 전주기 안정성‧신뢰성 지원) △글로벌 수소산업 육성 등 10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여러 실증화 사업으로 선구자적 입지 확보

▲울산테크노파크 내에 위치한 신재생에너지홍보관

울산시가 본격적으로 수소경제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그간 실시한 다양한 시범‧실증화 사업이 있었다. 울산시는 그간 수소전기차 실증 보급, 수소타운 시범 운영, 수소연료전지 실증화센터 구축 등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경제 추진에 필요한 역량을 확보했다.

울산시는 이미 2009년부터 모하비 33대를 실증 보급하고 수소충전소 2기를 설치‧운영한 바 있다. 이후 현대에서 생산한 투싼 10대를 도입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2년 간 수소택시를 운영하고 2018년 10월에는 시내 124번 노선에 수소 시내버스를 도입했다. 현재 수소 시내버스는 3대가 보급됐으며 내년에 3대가 추가로 도입될 예정이다.

수소타운은 울산시가 가정용 수소연료전지 발전 가능성을 찾아보기 위해 실시한 사업이다. 울산시는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울주군 온산읍에 엘에스니꼬 동제련 사택 140가구, 체육관, 기숙사, 온산읍사무소에 195㎾ 규모 수소연료전지 150기를 설치, 세계 최대규모의 수소타운을 시범 운영했다. 5년 간의 사업기간 동안 수소연료전지를 통해 총 발전량 100만660㎾h, 이산화탄소 452톤 감축, 전기요금 절감 1억2000만원(가구당 월 1만4000원) 효과를 거뒀다.

현재 울산시는 전국 최초로 수소연료전지 실증화 센터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실증화센터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수소연료전지 연구‧실증 복합시설로 현대자동차, 두산, 에스퓨얼셀, 호라이즌퓨얼셀 등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센터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실증‧보급 및 관련사업 발굴 등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울산시청 에너지산업과 이흠용 수소산업담당사무관은 “석유화학단지와 현대자동차가 있어 자연스럽게 기반이 구축된 측면도 있지만 울산시는 수소경제 구축을 위해 다양한 실증사업으로 많은 경험을 쌓았다”고 밝혔다. <끝>

 

미니인터뷰 
울산시청 에너지산업과 이흠용 수소산업담당사무관, 인정석 주무관

울산시청 에너지산업과 이흠용 수소산업담당사무관(왼쪽), 인정석 주무관(오른쪽)

■ 울산시 수소경제의 특징은?

수소 상용화를 앞두고 부생수소 외에 다각적인 수소생산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울산시는 부생수소 외에도 유니스트와 함께 수소생산방안을 다각적으로 추진하고자 계획 중이다. 예를 들면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수소생산, 촉매를 이용한 수소생산 등은 초기 실험실에서 하는 개념에서 시작해 지금은 상당 정도로 커졌다.

■ 평택시에 대한 조언은?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먼저다. 그것이 결국 다 자산이 된다. 지금 현재 상황에서 수소를 생산해 추진하겠다는 것은 너무 생각이 앞서 나간 것 같다. 생산은 상용화 이후에 해도 되지 않나 생각한다. 현재는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지원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자체장의 의지다. 지자체장이 의지가 있어야 예산도, 정책에서 우선순위를 갖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 울산시는 수소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예산을 최우선적으로 주고 있다. 시 전체가 사업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야 한다. 공감대 형성은 수용성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이는 예산투입에 대한 수용성뿐만 아니라 안전에 대한 수용성도 의미한다.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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