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위한 백로 보호 토론회 개최
‘백로 VS 사람’…극명한 입장 차이

[평택시민신문] 지난 11일 평택환경행동(공동대표 박환우, 김훈)이 세교도서관에서 ‘평택 상징새 백로 보호 토론회’를 개최했다.

평택시, 경기평택교육지원청, 2.1지속가능 재단에서 후원한 이날 토론회에는 시청, 시민단체, 인근 주민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좌장은 평택환경행동 박환우 공동대표, 발제는 대전세종연구원 이은재 책임연구위원이 맡아 진행했다. 토론에는 김재균 경기도의원, 공강구 평택시 공원과장,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지상훈 집행위원장, 이수민 힐스테이트 평택2차 입주자 대표회장이 참여했다.

이번 토론회는 세교동 소재 은실근린공원 부지에 있는 백로서식지를 보호하며 시민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그러나 은실근린공원 부지 원형 보존을 주장하는 환경단체와 소음과 냄새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주민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평택시민신문>은 이날 토론회에서 논의된 백로 보호 방안, 주민과 환경단체의 입장 차이를 지상중계한다.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 토론 좌장 /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백로는 평택시를 상징하는 시조다. 예부터 평택은 습지와 하천이 많아 농업용수가 풍부하고 산림자원이 풍요로워 살기 좋은 도시였다. 백로가 서식지 출현은 평택이 살기 좋은 곳이라는 증거다. 백로는 평택시만의 특색이며 공동자산이다.

평택이 수십 년 전 아산만을 방조제로 막지 않았다면 순천만 이상의 갯벌이 있었을 것이다. 순천은 보존을 택했고 평택은 방조제로 갯벌을 막았다. 이 선택이 지금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평택시는 백로서식지인 모산골성당 뒷산 산림을 원형보존하고 친환경적인 생태 휴양 테마를 중심으로 은실공원을 조성해야 한다.

백로와 사람 중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대상은 백로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것은 백로이기 때문이다. 현재 법으로 동물들을 강제로 몰아낼 수 없다. 합의가 된 상황에서 시에서 환경정책을 내놓고 대책을 마련했을 때 간벌이나 모니터링을 할 수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백로를 쫒아낼 권리는 없다.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평택시민들은 백로와 상생하고 후손들에게 생태자원을 물려줘야 한다.

토론회에 참석하기 전에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 입주민들이 백로로 인한 소음과 냄새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그러나 백로서식지와 힐스테이트 2차 아파트 사이는 120m이상 떨어져 있어 입주민들의 주장을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충분히 아파트 입주민들과 백로가 공존할 수 있는 공간적 여건이 된다. 평택시는 전문기관 연구용역에 착수해 백로로 인한 소음피해 현황을 조사해야 한다.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 기조발제 / 이은재 대전세종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우리나라에는 백로 관리 연구가 없어 ‘도심에 있는 백로를 어떻게 관리하는 것이 좋을 것인가’에 대해 연구를 진행해왔다. 백로와 상생하기 위해선 먼저 백로를 알아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18종의 백로가 있으며 대부분이 여름 철새다. 그중 왜가리, 해오라기, 황로, 쇠백로, 중대백로, 중백로 6종이 도심지에서 번식 및 서식한다. 이들은 빠르면 2월 중하순에 우리나라에 도래해 번식하고 체지방이 쌓으면 9월에서 10월경에 중국 이남지역이나 동남아 지역으로 남하한다. 백로는 이소 시 3000~4000km를 이동한다.

백로에게는 귀소본능이 있어 10년 이상 동일한 번식지에서 번식한다. 백로들의 배설물은 산성이 강해 토양이 산성화되고 나무가 고사하게 된다. 그때가 되면 백로는 다른 서식지를 찾아 떠난다.

백로는 포식압에서 벗어나고 원활한 번식을 위해 도심지 인근에 서식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백로로 인한 피해인데 소음, 냄새, 산림 고사 등이 이에 해당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백로로 인한 피해 선례가 있다.

미국 텍사스 주는 백로 문제가 심각해지자 백로 관리 방안을 세웠다. 미국에서 백로는 ‘연방 철새협정법’에 의해 보호받고 있다. 텍사스 주는 지역 주민과 협조해 서식지를 조기에 발견하고 번식 집단이 정착하는 것을 예방하는데 초점을 둔다. 백로 모형 설치로 인한 서식지 유도와 인공섬 조성이 번식 집단 방지의 대표적인 방안이다.

반면 일본은 주민 피해 발생 시 포획 및 사살을 통해 백로의 개체군을 조절한다. 현재 일본에서 포획되는 개체는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일본은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도 사례가 있다. 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섬은 백로 관리를 위해 조성된 인공섬이다. 현재 저어새섬은 관찰대가 조성돼 생태교육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로서식지를 발견하면 간벌하는 것으로 대처를 한다. 서식지가 파괴된 백로는 멀리 가지 않는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간벌은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을뿐더러 도시림과 도시생태 훼손을 야기할 것이다.

평택은 백로들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평택시가 백로와의 상생을 택한다면 먼저 백로를 이해하고 주민들과 주기적으로 합의해 서로 간에 상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이수민 힐스테이트 평택2차 입주자 대표회장

■ 지정토론 / 이수민 힐스테이트 평택2차 입주자 대표회장

백로 문제에 대해 결정이 나고 실천으로 이어지는 자리가 아님에도 이 피해를 시와 환경단체에 알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 입주민들은 백로로 인한 악취와 소음에 시달리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은실공원 부지와 인접한 205동, 207동, 214동에서 올 여름부터 많은 민원이 제기됐다.

현재 백로가 머물다간 모산골성당 뒤쪽 산림에는 고사목과 사체, 냄새가 여전히 남아 바람이 부는 날이면 닭장냄새가 나 창문을 못 연다. 백로로 인해 야기되는 유해 환경에 시민들이 무책임하게 방치되고 있다. 이런 문제로 인해 백로를 반길 주민은 없다. 주민들의 피해와 고역을 고려했을 때 백로와 상생이 가능할 것이다.

입주민들은 백로를 사살해 개체군을 조절하자는 입장이 아니다. 사람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백로 상생방안 마련을 촉구하는 바이다. 더불어 시에서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협력해 환경정화 활동에 나설 것을 요구한다.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

■ 지정토론 / 지상훈 오산천살리기지역협의회 집행위원장 

오산천을 예로 들어 평택 백로 문제에 접근해본다. 오산천 인근에는 다양한 백로가 번식하고 있다. 오산천 인근의 백로들은 한때 도시 개발로 인해 서식지를 상실했으나 최근에 다시 돌아왔다. 백로들에게는 귀소본능이 있다. 거듭되는 도시개발로 인해 서식지 상실을 반복한 백로들이 결국 원래의 서식지로 회귀한 것이다. 오산 은계동에 서식하던 100여 쌍과 기흥레스피아 60여 쌍이 그 예다.
현재오산천 서식지 근처는 하천유지수 방류로 온도가 상승했고 백로가 텃새화 되고 있는 상황이다. 평택시는 오산의 전처를 밟아서는 안 될 것이다.
또 최근 백로 식생의 종이 줄어들고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다. 개체수의 감소는 하천 먹이사슬 구조에 영향을 줘 베스, 잉어 등 육식 어종 증가 원인이 된다. 생태계 파괴를 막고 환경을 보존하기 위해서 평택시는 백로와 인간이 상생할 수 있도록 생태학습장과 생태공원을 조생하야 한다. 

김재균 경기도의회 도의원

■ 지정토론 / 김재균 경기도의회 도의원

 

백로문제에 대해 정책적인 접근과 예산 편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해 오늘 이 자리에 서게 됐다. 평택시는 도농복합도시로 한창 개발 중이다. 의식주는 더 나아졌지만 환경은 파괴되고 있다. 지금 아이들은 우리가 누렸던 환경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에게는 후손들에게 좋은 환경을 승계할 의무가 있다. 이를 위해 평택시와 시민들은 선진지 사례를 통해 시사점을 파악하고 평택시에 적합한 대응방안 모색에 힘을 써야 한다. 백로의 이동 경로를 보며 대안을 잡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백로를 대체서식지로 유도하는 방법 등을 논의했으면 한다.

현재 평택시는 백로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백로들에게 위치추적기를 달아 이동경로를 파악한다면 평택시에 적합한 대안마련 토대가 될 것이다. 또 시에서 백로서식지 산림 일부를 간벌해 아파트 거주지와의 거리를 늘리고 환경정화 활동을 진행해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를 막아야 한다.

공강구 평택시 공원과장

■ 지정토론 / 공강구 평택시 공원과장

은실공원은 환경저해 요인으로부터 세교지구와 평택도심을 보호하기 위한 선형공원이다.

현재 은실공원 조성 사업 기본구상안은 환경적인 측면을 고려해 산림훼손을 최소화하고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개발, 지역주민을 위한 산책과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지역힐링공간, 생활체육시설 등 여가활동공간 및 소통공간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변경됐다.

이를 위해 기존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산지형 지형을 적극 활용한 시설을 도입했다. 백로서식지인 기존 수림을 보존하고 가용지를 활용한 계획을 수립해 자연 친화형 공원을 조성할 것이다. 수림을 보존하면 공원구역이 단절돼 3개의 분리공간이 형성된다.

단절된 공원구역에는 각각 분리된 테마파크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주요 도입 시설도 변경됐다. 대규모 운동 시설 등 적극적인 시설 도입은 축소하고 분리된 3개 공원구역을 산림체험지구, 문화휴양지구, 건강테마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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