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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값은 농민 값’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10.02 10:34

농협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 팔아주는 중요한 기관,
태풍 피해를 입고 벼와 함께 쓰러져 있는 농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적정한 가격으로 쌀 수매가 정해지길 기대

임흥락 부회장
평택농민회

[평택시민신문] 올해 마늘과 양파 가격이 폭락했다. 그래서 지난 9월 25일 전국 농민들이 여의도에 모여 수급대책 없는 농산물 가격정책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졌다. 생산 농민들은 정부가 논에 타작물 재배를 지원하여 논에서 과잉 생산된 마늘과 양파에서 원인을 찾았다. 정부 관계자는 날씨가 알맞아 작황이 좋았고 공급물량이 많아져 가격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가격하락으로 고통 받는 사람은 생산 농민이라는 사실이다. 풍년이 들면 즐거워야 하는데 날씨가 적당해서 작황이 좋아지면 서울에 올라와 집회를 해야 하는 현실이 요즘 농촌의 풍경이다. 세상에 생산자가 가격을 정하지 못하는 것이 농산물 말고 또 있을까? 풍년이 들어도 즐겁지만은 못한 것이 요즘 농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다.

우리 평택도 본격적인 추수철을 맞아 들판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벼를 수확하는 농기계가 가을을 재촉하고 많은 벼를 추수하는 만큼 가을도 짧아진다. 이즈음이면 쌀 생산 농민들의 관심은 두 가지로 정리된다. 벼 수확이 많아 풍년이 들었는지와 농협에서 결정되는 벼 수매가격을 확인하는 것이다. 서로의 안부를 물어가면서도 수확량이 어떤지, 농협의 벼 수매가격은 얼마로 결정되었는지는 꼭 알아본다. 현재까지는, 가을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벼 수확량이 많이 줄었다. 바람이 강했던 태풍에 이어 비를 많이 뿌린 태풍이 오면서 쓰러짐이 심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그러니 이제 최대 관심사는 농협에서 결정되는 벼 수매가격이 되었다.

농협에서 가격이 정해지면 지역의 정미소도 그에 맞게 벼를 사들인다. 실제로 농협의 결정은 쌀생산 농민에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럼 농협의 벼 수매가격은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대부분의 농협은 농협내에 운영협의회를 구성하고 협의를 통해 가격을 결정한다. 물론 가격을 제시하는 주체는 생산농민이 아니라 농협관계자이다. 읍,면 이장협의회 회장과 농민단체 대표도 참여하는 곳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많아 쌀 생산 농민을 대표하기에는 미약하다. 실제로 안중농협만 보더라도 생산농민의 대표 조직인 쌀전업농이나 농민회 같은 주요 농민단체는 RPC(미곡종합처리장)운영협의회에 참여하지 못한다. 기본적으로 농협은 쌀 판매와 경영을 걱정하며 수매비용을 낮게 책정하는 것을 원한다. 무작정 낮추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경영을 위해서, 무리하게 많이 책정하면 이후 많은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농민들은 당연히 수매가격 인상을 원한다. 농민들도 대책없이 무리하게 인상을 바라진 않는다. 올해 생산 작황을 보고 다른 지역 쌀값도 참고하고 현재 판매되는 쌀 가격과 이후 추이도 참고하면서 나름대로는 알맞은 가격을 요구한다. 그러나 농민들의 요구는 한계가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연구하고 조사하는 쌀 생산의 대표적인 단체가 참여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가격 결정의 주도권은 경영하는 농협에 있다.

그러면 농협은 무엇을 근거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일까? 다른 시,군의 가격결정을 참고 한다. 그리고 매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근거로 수매가를 제시한다. 대규모 유통업체에서 제시하는 가격과 이후 시장 전망을 근거로 제시한다. 물론 자기 농협의 손익전망도 계산할 것이다. 사실 구체적인 자료로 생산원가를 분석하고 가격을 제시하지는 못한다. 농산물의 가격 결정은 생산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대규모 유통업자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태풍 피해로 소득이 감소하는 농민들이 어려운 점은 어떻게 구체적으로 반영되는지 알 수가 없다. 농협의 손익 전망도 중요한 만큼 쌀 농가의 경제상황도 중요하다. 농협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팔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벼를 제값에 수매해서 제값 받고 팔아야 한다.

‘쌀 값은 농민 값’이라 할 만큼 쌀 가격이 농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농협에 수매하는 물량이 아니더라도 농협의 가격 결정은 우리 평택지역에서 거래되는 쌀 가격에 기준이 된다. 다른 물가는 다 올라도 쌀값은 오르지 않는다. 지난해 쌀값도 사실은 폭등한 것이 아니라 2013년 가격에 조금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올해 현장 분위기는 쌀 생산량 감소,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와 농협중앙회장 선거, 그리고 북미회담을 통한 제제 완화로 쌀 대북지원 등 쌀 가격 인상의 요소가 충분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 평택지역 농가 경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농협의 쌀 수매가가 태풍 피해를 입고 벼와 함께 쓰러져 있는 농민의 마음을 달래주는 적정한 가격으로 정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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