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국 센터장
외교부 평택 SOFA 
국민지원센터

[평택시민신문] 지난 2월 말 외교부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 평택사무소장으로 부임하여 어느새 6개월이 지나갔다. 평택은 필자가 군복무 시절 카투사로서 논산훈련소에서 신병교육을 마친 후 후반기 교육을 받았던 곳이다. 30여 년 만에 다시 찾아온 반가움 탓인지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간 듯하다.

지난 6개월간 업무적으로 큰 변화가 있었다. 먼저는 지난 5월 <주한미군사건사고상담센터 평택사무소>라는 명칭이 <평택 SOFA 국민지원센터>로 바뀌었다. 필자의 호칭도 소장에서 센터장으로 바뀌었다. <평택 SOFA 국민지원센터>는 사실상 외교부의 유일한 지방사무소이다.

「주한미군의 평택시대」를 맞아, 기존 대국민 민원 상담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와 주한미군간 호혜적인 관계발전에 효과적으로 기여하고자 국민지원센터로서 거듭나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16년 9월 개소 이래 팽성 레포츠센터에 있던 사무소가 지난 8월초 평택역 인근 M-프라자 빌딩 4층으로 이전하여 조만간 이전 개소식을 앞두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임 후 거주지인 팽성읍에 전입신고를 마치고 평택시민이 되어 평택시가 인구 50만을 돌파하는데 일조하였다. 그리고 평택시민으로서 평택의 명소들을 다녀보며, 평택을 느껴볼 수 있었는데, 그 소감을 간단히 나누어보고자 한다.

제일 먼저 가본 곳이 평택호였다. 그런데 반갑게도 평택호에서는 혜초 스님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 필자는 사실 평택에 오기 전 주파키스탄대사관에서 근무 당시 혜초 스님 알리기 노력을 했었는데, 평택 생활의 시작이 다시 혜초 스님으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이는 마치 해외생활과 국내생활이 단절된 별개의 단락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는 연속극 같은 느낌마저 들게 하였다. 혜초 스님이 4년여 간 인도 전 대륙과 중앙아시아 일대까지 다니시면서 <왕오천축국전>이라는 귀중한 여행기를 남기신 탐험정신과 기록정신을 기억하며, 필자도 평택을 걸어서, 자전거로, 버스로, 전철로 그리고 승용차로 여러 곳을 다녀보았다.

팽성 객사, 평택호 관광단지, 노와리 소재 ‘대추리평화마을’, 원효 스님의 깨달음을 일깨워주는 수도사, 원균 장군묘, 삼봉 정도전 기념관, 삼학사 비각, 팽성 농성, 일제 강점기 방공호, 평택항에 위치한 마린센터 및 평택항 홍보관, 지영희 박물관, 미 제2사단 박물관, 신장동 K-55 미군부대 내 6.25 전쟁 영웅 밀레(Millet) 대위 추모공원, 험프리스 미군부대 내 비콘(Beacon) 추모공원, 통복시장, 신장동 국제중앙시장 등이 다녀온 곳이다. 배다리 도서관 북콘서트(4.20), 평택 농악 공연(5.20), 한미어울림 축제(6.7~9), 원심창 의사 추모식(7.4), 한미동맹 상징조형물 제막식(7.10) 등 여러 행사에도 참여해보았다. 그리고 평택의 유명한 음식점 탐방 등을 통해서 평택의 음식 맛을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안성천 일대 자전거도로를 자전거로 달려보며, 고르게 윤택하다는 뜻을 가진 평택의 평택다움을 온몸으로 느껴보았다. 평택의 여러 곳을 돌아보는 가운데, 젊은 세대들에게 해외를 알리는 노력도 병행해보았다. 한광고(4.17), 평택대학교 미국학과(5.7), 태광고(5.15), 한국관광고(5.16), 평택고(7.5)에서 가진 특강 기회를 통해 외교관으로서의 해외 현장경험을 소개하며 학생들에게 뜻을 품고 길을 헤쳐 나가도록 당부할 수 있었던 것도 보람이었다.

필자도 혜초 스님, 그리고 이순신 장군의 기록정신을 본받아 보고, 느끼고 깨달은 것을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왔다. 언제나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남기고 싶고, 또 나누고 싶은 이야기를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일상화하여 페이스북이 앞서 언급한 지난 6개월간 활동에 대한 증거가 되고 있는 셈이다.

평택을 경험해 본 지난 6개월의 소감은 평택이야말로 지방화와 국제화의 여러 이점들을 향유할 수 있는 정겨운 터전이었다는 것이다. 특히 팽성읍에 살면서 고향 인제에 온 듯한 편안함이 있었고, 미군들을 상대하며 국내에서 경험하는 또 다른 차원의 외교관 생활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을 정도였다. 평택은 어디에서나 외국인을 볼 수 있기에, 해외를 안 나가도 외국인과 만남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도시이다. 우리 육,해,공군과 미군이 주둔하는 안보중심도시, 고덕국제 신도시를 비롯한 국제화 중심도시라는 위상 이외에도 평택에는 과거를 배울 수 있는 여러 역사 문화유산이 곳곳에 널려있는 것도 강점이다. 한때 고구려와 백제의 경계선이었다고 하는 안성천을 따라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 도로야말로 평택의 행복 1번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평택에서 행복을 느끼고 있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또 지난 20년간을 국가의 부름을 받아 해외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사람으로서 평택에 대한 바람도 있다.

먼저는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 길에 평택에 있는 한 여관에 투숙했을 때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었다고 하는 이낸손(李內隱孫)이라는 여관 주인처럼 친절이 평택 사람들의 특징이요 자랑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평택은 더욱이 미군과 중국인 등 많은 외국인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도시인데 이들을 통해 평택 시민들의 친절이 해외로까지 널리 알려져 나가길 기대해본다.

두 번째로는 인구 50만을 돌파한 평택에는 미군들을 제외하더라도 2만 3천여 명의 외국인이 거주할 정도로 외국인 비율의 높은 만큼 영어가 좀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으면 한다.

영어는 이미 오래 전 세계 공용어가 되어 세계 어디가나 외국인간 의사소통을 위해 요긴하게 사용되는 언어이다. 평택은 한국의 어느 지역보다도 외국인을 쉽게 만나 말할 기회가 많이 있는 도시이기에 영어 활용도를 높여가며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도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세 번째는 평택 시내에 주한미군 주둔의 발자취를 되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이 세워졌으면 한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과거를 되풀이 한다>는 말처럼, 과거는 기억하고 교훈을 얻어야할 대상이지 망각의 대상이 아니라고 본다. 주한미군과 평택과의 지난 발자취를 되돌아 볼 수 있는 박물관이 세워진다면 평택 시민을 포함한 우리국민, 그리고 평택을 거쳐가는 많은 미군들에게도 한미동맹의 소중성을 깨닫게 해주는 산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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