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석
청북중학교 교장

[평택시민신문] 평택교육지원청과 평택시는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평택 교육비전을 설정하기 위해 교육장과 시장을 포함한 교사, 학생, 학부모 대표와 평택교육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시민 등 9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2019 평택혁신교육 1차 포럼을 경동인재개발원에서 가졌다. 참여자들은 평택시의 평택교육지원사업에 대한 연구용역 발제를 듣고 평택교육의 장단점과 교육방향 그리고 평택 교육비전에 대해 원탁토론 형태로 이야기를 나누는 뜻 깊은 자리를 가졌다.

현재 평택시민들은 평택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까? 그리고 평택의 미래로 어떤 모습을 꿈꾸고 있을까? 일반적으로 경제적 안정과 건강한 환경이 갖춰져 있고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으며 시민들이 민주시민의식을 갖춘 ‘품격 있는 도시’를 생각하지 않을까? 필자는 여기에 더해 누구나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교육 때문에 정착하고 싶은 도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평택시장도 ‘명품교육도시 평택’이라는 교육비전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행정자치와 교육자치의 긴밀한 소통과 협력이 필요한 시대에 시장이 교육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평택교육의 미래에 큰 희망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반가운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은 시장이 가지고 있는 교육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명품 교육도시 평택을 이루는 토대가 될 수 있는 혁신교육지구사업이란 무엇인가?

혁신교육지구 사업은 2011년 3월 경기도교육청에서 시작되어 현재 경기도에서는 2개 시․군을 제외한 모든 지자체가 추진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142개 시․군이 추진하고 있는 교육사업이다. 지자체와 시․도교육청이 일정비율로 교육비를 부담해 지역사회의 교육자원을 발굴하여 학교와 연계한 지역특색교육을 실시하고 학교 교육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교육인프라를 구축, 지원하며 학교와 지역 간 교육자원을 개방하고 공유하여 지역 여건에 맞는 다양한 학교 밖 학교 등을 운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아동 청소년 교육에 대한 지자체의 책무성을 바탕으로 지자체와 교육청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적 교육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학교교육과 평생교육의 적극적인 교류와 협력을 추진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혁신교육지구사업을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그 시․군의 교육적 환경과 품격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 사업방향과 로드맵을 세우는 일부터 시민과 교육공동체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은 2019년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작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준비하지 못한 관계로 올해에는 몇몇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평택시의 평택교육지원사업에 대한 연구용역 결과와 수차례의 평택혁신교육포럼 그리고 추진단과 지원단의 협의 내용 등을 토대로 사업방향과 추진일정에 대한 체계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운영한다면 평택을 평택시민들과 교육공동체들이 기대하는 품격 있는 교육도시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면 명품교육도시 평택이 되기 위해서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을 어떤 철학과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지 세 가지 관점에서 제안하겠다.

첫째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의 협력을 통한‘학습도시’시스템을 구축, 운영해야 한다.

학습도시란 배우고 가르치는 시스템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평생학습도시와는 약간의 차이점을 갖는다. 평생학습이 성인들의 배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시스템이라면 학습도시는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주민자치센터나 전문단체 그리고 시민단체 등을 통해 시민들의 학습활동을 지원하고, 나아가 지원받은 단체나 그룹들이 다시 아동 청소년이나 다른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배움과 가르침의 시스템이 순환하는 도시가 되는 것이다.

둘째는 지역과 마을단위 교육공동체들이 다양한 마을학교를 설립, 운영해야 한다.

인간은 본질적으로 배움을 통해 즐거움을 얻고 성장해나가는 존재이다. 배움의 즐거움과 교육 때문에 정착하는 평택이 되기 위해서는 중학교 학구 크기의 마을단위나 생활권 중심의 지역에 학교 밖 학교인 다양한 마을학교가 운영되어 학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쉽게 배우지 못하는 것들을 마음껏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기회를 갖게 해야 한다. 필자의 학교 교직원 자녀 중에 테니스를 배우려고 매주 주말마다 청북읍에서 송탄까지 테니스 관련 꿈의 학교를 다니는 청소년이 있는데 만약에 서부, 남부, 북부 생활권 중심으로 테니스를 배울 수 있는 마을학교가 테니스협회가 주관이 되어 운영된다면 더 많은 학생들이 테니스를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학습도시의 토대가 되는 마을학교는 그 지역이나 마을의 교육공동체들의 신념과 의지 없이는 쉽게 이룰 수 없는 것이다.

셋째는 마을교육자원을 양성하고 지역의 교육인프라를 발굴하여 학교와 지역사회 연계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혁신교육지구사업은 평생학습 차원에서 아동청소년 교육에 대해 지자체가 책무성을 갖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자치와 행정자치가 분리되어 교육지원청은 학생만을, 지자체는 성인만을 대상으로 교육을 지원해왔다면 이제는 교육자치와 행정자치가 적극적인 소통과 협력을 통해 시설과 교육내용을 공유할 필요가 있다. 학교는 지역주민의 평생교육을 위해 학교시설들을 적극 개방하고, 주민자치센터도 아동 청소년들을 위해 시설개방과 함께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

필자는 2016년 9월 청북중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이후 교육적으로 열악한 청북지역의 특성을 고려하여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복지를 실현하고 학부모나 지역주민들에게도 평생학습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북지역을 학습도시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7년부터 청북 마을교육기획단을 조직하여 우선은 청북관내 초․중․고교 간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을 개방하고 공유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앞으로는 공동 교육과정 개발과 다양한 마을학교와 학부모교실, 그리고 학교와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다양한 축제나 행사 등을 운영할 계획이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지원과 마을교육자원 양성 등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의 도움이 매우 절실하다. 그리고 필자가 추진하고 있는 학습도시화 운동은 마을단위 교육공동체들의 노력과 혁신교육지구 사업 여하에 따라 각 지역의 마을교육공동체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

“리더가 그리는 비전이야말로 미래이고,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평택의 리더들이 평택에 대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고 그비전을 위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가는 평택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매우 중요한 지표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평택이 명품 교육도시로 자리잡고 시민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학습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평택시장뿐만이 아니라 시,도의원 그리고 지역의 행정을 맡고 있는 읍․면․동장들도 같은 교육비전을 가지고 노력해야 할 것이고 나아가 학부모나 일반시민들도 함께 비전을 공유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평택혁신교육지구 사업이 이를 위한 철학과 구체적인 로드맵을 가지고 추진되어 우리 자녀는 물론이고 평택시민 모두가 평택에 사는 것을 만족해하고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가는데 큰 토대가 되어주길 바란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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