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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의 날’을 생각하며환경개선 위해선 국가·지방자치단체·정치인들의 역할 외에 개인의 생각의 변화, 삶의 변화도 매우 중요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06.12 16:51
 
 
김해규
한광여자중학교 교사
평택지역문화연구소장

[평택시민신문] 망각은 신이 내려준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하지만 때론 잊히지 않는 일들도 있다. 1986년의 체르노빌원전사고와 2011년에 발생한 후쿠시마원전사고는 그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발생한 원전 폭발사고는 사고 당시에는 31명이 사망했을 뿐이지만 이후 방사능 피폭 등과 관련해서는 5년 동안 7천 명이 죽었고 70여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도 이에 못지않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우크라이나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세예비치는 그의 작품 <체르노빌의 목소리>에서 원전사고의 위험성을 이렇게 경고한다.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고, 죽음의 공포와 당장 내 몸을 괴롭히는 병을 얻었습니다. 몸도 정신도 피폐해져가는 이런 상황 속에서 아이들은 자꾸 죽어갔습니다.”

지난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었다. 세계환경의 날은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인간환경회의에서 제정되었다. 올해 환경의 날의 주제는 ‘대기오염 퇴치’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들 92%가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살고 600만 명 이상이 오염된 공기로 사망한다고 한다. 대기오염으로 매년 지출되는 의료비는 5조원에 달하며 앞으로 더 많은 비용이 지출될 것으로 예측한다. 환경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에서 내건 슬로건은 ‘푸른 하늘을 위한 오늘의 한 걸음’이다. 성남시, 인천시, 대전시 등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환경의 날’ 기념식과 다양한 퍼포먼스를 개최했다. 근래 초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는 평택시로서는 ‘푸른 하늘을 위한 오늘의 한 걸음’이라는 구호가 오히려 낮 설기만 하다. 우리는 그동안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의 원인이 중국이라고만 생각해왔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한반도의 초미세먼지는 중국보다 우리에게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을 외부에서만 찾지 말고 국가와 자치단체, 시민들의 노력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올 해 각 지방자치단체의 환경의 날 기념식 퍼포먼스에서는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 지난 6월 1일 기념식을 거행한 성남시도 ‘종이상자를 이용한 현수막 설치’로 환경개선을 위해서는 일상에서의 작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평택시도 평택항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일련의 대책을 고민하는 것으로 안다. 평택시 전 지역을 연결하는 자전거도로를 만들었던 것도 기실 환경관련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쉽다. 좀 더 적극적인 정책이 있어야 한다. 그렇다고 자본주의적 생산과 소비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최소한 한 면을 자전거도로로 만드는 도로건설을 한다거나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공장을 과감히 이전 또는 폐쇄하는 정책정도는 시행해야 한다. 신도시건설과정에서 화석에너지 사용을 과감히 줄이는 정책도 고민해야 한다.

혹자들은 환경적 삶을 반문명적 삶과 동일시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환경적 삶은 반문명적 삶이 아니라 반자본주의적 삶이다. 서울 우이동에 거주하는 국민대 윤호섭 명예교수는 그것을 보여준다. 윤교수는 한 때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산업디자이너였다. 자본주의의 최전선에서 소비촉진의 선봉장 역할을 했던 인물이다. 그가 자본주의적 삶을 반성하고 환경적 삶, 생태적 삶을 시작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다. 우선 자동차를 폐차시켰고 전기를 비롯한 에너지소비를 최소화했다. 음식물을 비롯해서 쓰레기배출을 극도로 줄인 것도 이 때다. 후쿠시마원전 사고가 있은 뒤에는 3년 동안 자본주의가 생산한 모든 에너지를 차단하며 살았고, 최근에는 태양광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전기에너지 사용을 극도로 줄였다. 윤교수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환경을 개선하는 일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정치인들의 역할 외에 개인의 생각의 변화, 개인의 삶의 변화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푸른 하늘을 위한 오늘의 한걸음’의 실천으로 매일매일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는 평택을 만들어보자.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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