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동동 시원하고 칼칼한 이색 냉짬뽕

냉면에 땅콩소스를 넣어 고소한 중국냉면

[평택시민신문] 간단하면서도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라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단연 중국음식이다. 그러나 더운 여름철에는 아무래도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자장면이나 짬뽕은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그럴 때 비전동 중국음식 전문점 ‘하이난’의 여름 특별 메뉴는 독자들의 고민을 덜어줄 비장의 무기, 아니 비장이 메뉴가 아닐까. 칼칼하고 진한 맛은 그대로 살리고 살얼음을 동동 띄워 관자놀이를 짜릿하게 하는 냉짬뽕과, 차가운 냉면육수와 땅콩소스가 만나 의외의 조합을 살리는 중국냉면이 이 여름, 색다른 맛을 찾는 평택시민들에게 딱 맞는 해결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이난 냉짬뽕

매년 5월 1일 여름 메뉴 시작

내년이면 평택시에 문을 연지 10년째를 맞는, 평택시에서 중국음식 좀 먹어봤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맛집으로 이름 난 비전동의 중국음식 전문점 하이난. 중국 최남단 섬의 이름을 딴 이 가게는 사장님이 고객들이 방문해서 음식을 드실 때마다 이곳의 맛을 통해 여행을 온 듯 편안한 작은 행복을 누리길 바라는 마음에서 직접 지은 이름이다.

요리보다는 자장면이나 짬뽕, 볶음밥 등 식사 메뉴가 강점이라는 하이난은 흥미롭게도 손님들 중에 5월을 기다리는 분들이 따로 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매년 5월 1일부터 9월 중순까지만 반짝 맛 볼 수 있는 ‘하이난’만의 여름 한정 메뉴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

그 중에서도 고정 마니아층을 가장 많이 확보하고 있는 메뉴가 바로 냉짬뽕과 중국식 냉면이다. 특히 냉짬뽕은 하이난 홍순갑(61)·조양자(58) 사장님이 직접 레시피를 고안해 낸 특별한 맛을 자부한다.

입맛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해도 일단 ‘호’인 취향의 고객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은 먹어줘야 한다는 이곳의 냉짬뽕과 중국냉면은 과연 무슨 비법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일까 궁금증이 커진다.

일반 짬뽕과는 외관도 맛도 달라!

우리가 먹어왔던 익숙한 짬뽕은 일단 색이 고추기름처럼 빨갛고 해산물과 재료가 국물과 함께 끓어 어우러진 모양이다. 적당히 기름기도 있고, 맛은 얼큰하다.

하지만 냉짬뽕은 보기부터 다르다. 기존 짬뽕 면보다는 다소 얇고 쫄깃한 면 위에 새우와 해파리냉채, 해삼, 오징어채, 오이 등 다양한 고명이 가지런히 자리를 잡고 그 위에 얼핏 냉면 육수처럼 보이는 투명하고 연한 갈색 빛깔의 사골 육수가 그득히 부어진다. 칼칼한 맛은 국물 자체가 아닌 따로 넣는 양념장과 청양고추에서 나온다.

냉짬뽕을 먹게 된다면 일단 면과 고명을 섞기 전에 슬러시처럼 부드러운 얼음 육수를 그대로 들이켜 볼 것을 추천한다.

사골을 주재료로 4시간 이상 푹 끓인 이 육수는 첫맛은 깊고 뒷맛은 깔끔해 더운 속을 풀어주기에 안성맞춤이다. 뒷목까지 짜릿한 육수 맛을 확인했다면 그 다음 면과 고명을 육수와 함께 살살 섞어준 후 재료별로 면과 함께 한 번씩 먹어보는 것이 좋다. 얼음 육수를 만나 한층 쫄깃해진 면발의 탄력과 해파리냉채, 해삼의 탱글한 식감은 음식으로 향하는 젓가락질의 속도를 자꾸만 빠르게 만든다. 확실히 일반 짬뽕과는 맛도 외관도 전혀 다르다.

어떤 이는 냉짬뽕의 맛을 ‘냉면에 고추장 푼 맛’이라고도 하던데 ‘하이난’의 냉짬뽕은 맛의 깊이가 확실히 달랐다. 칼칼하면서도 깔끔한 매운 맛이 이곳 냉짬뽕의 참맛.

하이난 중국냉면

땅콩소스를 찬 육수에? 이거 별미인데!

3년 전쯤 TV 한 방송에서 유명 중식 쉐프가 땅콩소스를 넣은 냉면을 선보인 이후 전국의 중식당은 한동안 이 중국냉면을 찾는 고객의 문의가 쇄도할 정도로 세간의 관심이 높아졌다.

평택의 일부 중국음식점에서 이 중국냉면을 판매하고 있어도 아직은 그 수가 적고 대중적인 메뉴이기보다는 별미에 가깝다.

빵에 발라먹는 땅콩소스를 냉면에 넣는다니 감히 그 맛을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묘했지만, 막상 이곳의 중국냉면을 한 입 먹어보는 순간 생각이 180도로 달라진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맛이면서 고소하고 진한 땅콩소스가 시원한 육수에 제법 잘 어울린다. 어색했던 국물 맛이 먹으면 먹을수록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중국냉면의 기본 재료와 고명은 냉짬뽕과 비슷하고 대신 중국냉면에는 오향장육과 땅콩소스가 들어간다는 점이 다르다. 땅콩소스의 고소함과 달콤함이 진하게 우러나 특히 어린아이나 어르신들이 즐기기 좋은 여름철 메뉴로 손색이 없다.

조양자 사장님은 “중국냉면을 먹어보기 전에는 저조차도 ‘땅콩소스를 음식에 넣어도 되나?’ 싶었는데 막상 먹어보니 시원하고 달콤한 맛이 의외로 잘 어울렸다”며 “손님들 중에는 이 고소한 땅콩소스 국물 맛에 반해 여름철만 되면 일주일에 한 번씩 방문하는 분이 계실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음식이 비수기라는 여름철에도 특별한 이곳만의 메뉴 ‘냉짬뽕’과 ‘중국냉면’으로 일 년 내내 꾸준히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중국음식 전문점, 하이난. 칼칼하고 매운 맛을 원할 때나 고소한 풍미의 냉면을 맛보고 싶다면, 올 여름 하이난으로 미각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키워드

#N
저작권자 © 평택시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