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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기억하는 평택의 미래는 밝다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05.08 14:57
김범수
한국사회복지역사학회 회장
전 평택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고앤두인터내셔널 회장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의회 의원들과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단체 평택한미역사문화연구회가 지난 5월 1일부터 평택시청 본관 로비에서 평택미군기지와 관련된 사진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평택시청 전시를 시작으로 평택배다리도서관, 송탄국제교류센터, 팽성국제교류센터를 순회하며 한 달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사진전 출품작들을 살펴보면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평택의 모습, 막사를 짓는 미군병사, 입에 풀칠을 하기 위해 생업전선에 뛰어든 기지촌 여성의 삶의 현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평택한미역사문화의 변화와 발전 과정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들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전율이 이는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평택은 미군기지 주둔 역사를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도시다. 몇 년 전부터 용산기지와 동두천의 미군들이 평택시로 이전하면서 이제 평택시는 미군기지의 중심이 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가운데 6·25전쟁 이후 양국 간에 있었던 고통과 아픔을 기억하고, 사료를 발굴·보존하여 주한미군과 평택사회의 평화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자 평택한미역사문화연구회(대표의원 김승겸)가 지난해 12월 발족됐다. 평택시의원 5명과 민간전문가 5명으로 구성된 한미역사문화연구회에서는 앞으로 적극적인 사료 발굴을 통해 시민들이 평택의 한미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기념관을 만드는 작업을 구상하고 있다.

이번 사진전은 한미역사문화연구회의가 추진하고 이어갈 다양한 사업 가운데 평택문화원에서 보유하고 있는 사진들 중 일부를 간추려 시민들에게 첫 선을 보이는 의미 있는 행사다.

사진전에 앞서 필자는 회원들과 함께 지난 4월 20일, 지역의 역사성을 잘 활용하여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한 관광문화상품으로 개발·발전시킨 군산시 근대역사박물관 견학에 동참했다.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군산시의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던 이종예 씨(현재 은퇴)가 일제강점기 미곡이 가장 많이 수탈된 군산의 근대 역사사료를 중점적으로 발굴하고 전시하자는 운동을 제안했다. 처음 이 의견이 제안됐을 때만해도 많은 사람이 반대했다. 일제잔재를 청산하고 당시유물을 완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선 것이다.

그러나 일제잔재 유물도 하나의 역사로서 보존되어야 한다는 이종예 씨의 생각에 공감하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관련 예산이 확보되고, 점차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건립으로 이어졌다.

놀라울만한 사실은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은 설립 6주년을 기점으로 운영이 흑자로 전환되었으며 이제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평택시 한미역사문화연구회원으로서 군산역사박물관을 견학하는 자리에서 조경수 의원(군산시 행정복지위원장)이 전한 환영 인사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조 의원은 “지금부터 2년여 전부터 일기 시작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로 군산경제가 파산 상태에 이르는 줄 알았는데 군산의 지역경제는 그렇게 허물어지지 않았다”라며 “그 이유는 매일 1000여 명씩 방문해주는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관광객 덕분”이라고 말했다.

하루에 1000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군산을 둘러보면서 서민들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과 카페를 찾고, 또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운전기사도 먹고사는데 큰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조경수 의원은 ‘이제 군산이나 평택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지역특성에 걸맞은 콘텐츠를 개발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평택시가 한미역사문화를 잘 발굴·보전하고 기념하는 사업을 하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조언했다. 이날 군산의 아메리칸 타운을 둘러보는 것으로 견학을 마무리하고 귀가하는 길에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단재 신채호 선생은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고 했다. 평택시도 2024년 고덕신도시로 평택시청을 이전하고 역사박물관 건립의 사업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으로 일반적인 박물관 설립은 돈만 많이 들고 경제성은 약하다. 오히려 박물관 운영에 많은 재원만 들어갈 뿐이다. 그러나 평택의 지역특성을 잘 살펴 한미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즉, 지역에서 일어났던 아픈 과거의 상처들, 그리고 이를 회복하는 과정, 또한 더 크게는 한국과 미국의 거시적인 역사를 공부할 수 있는 한미역사와 관련된 콘텐츠를 담아낼 수 있는 역사문화박물관으로 설립이 된다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경제도 살아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외국에 갔을 때 주로 찾는 곳은 볼거리로 경치 좋은 곳, 그리고 박물관이다. 평택시에 한미역사문화와 관련된 콘텐츠를 잘 발굴 보존한다면 또 하나의 볼거리를 만들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평택시는 과거의 아픔을 기억하고 보존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평택시의 민관 거버넌스가 지역 내 아픔의 역사를 발굴 기억해내고 보존하는 일은 평택시의 미래를 밝게 하는 등불 역할을 할 것이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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