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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트랙터' 몰고 통일동산 행사에 다녀와서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04.30 22:25
임흥락
평택농민회 사무차장
쌀전업농 사무국장

시민 모금으로 통일트랙터 보내는 지역은 평택이 유일

비용 절반 모아져...평택시 관심 더해지기 바라

[평택시민신문] ‘통일트랙터야 분단의 선을 넘자!’라는 팜플렛을 들고 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찾아다닌 지 두 달이 되었다. 무모하게만 느껴졌던 평택지역의 통일트랙터 보내기 사업은 평택농민회의 결심으로 시작되었다. 전국의 농민회 회장들이 모여 결정한지는 지난해 8월말이었고 전국운동본부의 결성은 같은 해 10월이었지만 농민회 상황이 그리 녹록하지 않은 평택의 입장에서는 선뜻 나서기 어려운 입장이었다. 더구나 기대를 모았던 베트남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장기전에 돌입하면서 더욱 난처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거역 할 수 없는 평화의 길에 미약하나마 힘을 보태기 위해 평택농민회는 그 동안 관계를 맺어 왔던 단체를 찾아 조언을 구했다. 대답은 명확했다. 우리가 함께하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망설이고 주저하던 농민회원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그렇게 평택지역의 통일트랙터 보내기 운동본부는 시작되었다. 최악의 조건에서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농민회와 평택지역의 시민사회는 머리띠를 묶었다.

통일트랙터를 북쪽에 보내는 사업엔 적어도 5천만원의 기금이 필요했다. 트랙터 비용만 4천만 원, 부대비용으로 천만 원 정도를 예상했다. 운동본부는 통일쌀을 팔아 기금을 마련하기로 하고 바로 유인물작업과 홍보를 시작했다. 다행히 평택지역신문협의회(대표 김기수)에서 신문광고를 해주었다. 연세기획(대표 장순범)에서는 유인물을 제작해주었다. 운동본부에 참여하는 단체도 늘어나 25개 단체가 참여했다. 하지만 신문광고만 보고 5kg에 5만원하는 통일쌀을 주문하는 사람이 많을 리 없었다. 오히려 믿었던 사람들은 대북제제로 가지도 못하는 트랙터보내기 사업을 왜 하느냐고 말했다. 쌀값이 비싸다고 하는 문의 전화가 오기도 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농민회는 개별 단체를 직접 방문해 사업의 내용을 설명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지역단체 회원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회의에 결합해 설명하기도 하였다. 불러주는 단체에 고마움을 표하며 어디든지 달려갔다. 결과는 좋았다. 평소 농민회와 형제처럼 지내는 농민약국에서 1호 쌀을 주문했다. 이후 간담회를 가졌던 단체에서 통일쌀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택배비를 아껴서 트랙터 구입에 보태라면서 일괄 배송해 달라는 단체가 많았다. 감동의 연속이었다. 돈이 없어 5천원 만 입금하는 사람도 있었고 집에서 농사짓는다고 반값만 입금하는 사람도 있었다. 쌀을 가져가지 않고 5만원을 입금하는 고마운 분들도 많았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들이 주축이 된 민주노총 금속연맹 쌍용자동차 지부(지부장 김득중)에서는 통일쌀을 58개 주문했다.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소속의 일반노조(위원장 김기홍)는 40포의 통일쌀을 평택과 안성의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기도 하였다. 오로지 지역의 단체와 회원 그리고 평택시민의 힘으로 통일쌀 판매사업은 성공리에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27일은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전국에서 미리 준비된 트랙터를 몰고 북쪽의 통일동산으로 집결하는 날이기도 했다. 마침 DMG 인간띠잇기 행사도 있어 수만 명의 인파가 군집했다. 그 자리에 평택에서 준비한 통일트랙터가 북녘을 향해 달렸다. 평택시민의 평화와 통일의 열망을 담고 황해도 연백평야에서 논갈이 하러간다는 플래카드를 달고 힘차게 달렸다. 기쁘고 가슴 벅찬 그 순간에 눈물이 났다. 준비기간에 불의의 사고를 당하고 입원치료 중이신 선배님부터 아픈 몸을 이끌고 시민들을 만나고 다니는 농민회 선배님, 해고의 설움을 딛고 통일쌀을 구입하는 노동자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갔다. 평택 시민사회의 연대와 참여가 이렇게 고맙고 위력적이구나 하는 생각에 한참 동안 하늘을 보며 눈물을 삼켰다. 아무도 나서지 않을 때, 북미 회담의 결과만 기다리고 남의 일인 양 주저하고 있을 때, 농민회와 평택시민들은 민간 교류의 물꼬를 트는 사업을 고민하고 추진한 것이다.

아직 평택지역의 통일트랙터 보내기 사업은 끝나지 않았다. 아직 목표한 금액이 모금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평택처럼 통일쌀을 팔아 기금을 마련한 지역은 많지 않다. 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업의 내용을 잘 설명하고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운동적 방식의 트랙터보내기 사업은 평택지역이 유일할 것이다. 지역 시민사회의 연대와 참여가 새삼 중요하게 느껴지는 두 달이었다. 지금과 같은 관심과 정성이 모아진다면 남은 금액을 달성하기는 어렵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트랙터 비용의 절반을 넘게 마음을 모은 평택시민들의 호응에 더해 평택시청을 비롯한 관계 기관의 관심이 필요하다. 다시 한 번 신문지면을 통해 함께 해주신 평택시민과 시민단체, 정당관계자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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