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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기본소득제는 농민의 희망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9.04.10 14:04
이한용
한국쌀전업농
평택시연합회장
평택농민회 부회장

[평택시민신문]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는 헤엄을 치고 눈보라 속에서도 매화는 꽃망울을 튼다” 문병란 시인의 ‘희망가’ 한 부분이다. 눈 덮인 겨울의 밭고랑에서도 보리는 뿌리를 내리고 마늘은 빙점에서도 그 매운맛 향기를 지닌다는 시인은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말라고 말한다. 열심히 일한 만큼 댓가를 받지 못하지만 논을 갈고 씨앗을 뿌리는 농민의 마음을 잘 표현해준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미세먼지가 온 나라를 뒤덮어도 농촌의 들판은 기다렸다는 듯이 갈아엎어진다. 여지없이 배꽃이 피어나고 벚꽃도 만개할 것이다. 생산을 위해 갈아엎어진 논, 활짝 핀 배꽃을 보고 즐거워하지만 그 꽃을 피우기 위해, 온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애쓰는 농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마시는 물, 숨쉬는 공기가 귀한 줄 모르듯 농업과 농민의 소중함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도 농민은 묵묵히 논을 갈고 씨를 뿌린다.

많은 농민들이 수입개방으로 농산물 가격이 폭락해도 자동차, 반도체 수출 못하면 나라가 힘들어진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농사를 지켰다. 오히려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는 젊은 농민들을 나무라며 언제나 희생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개발독재와 국가우선주의의 피해자들이다.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농민의 일방적인 희생은 당연시해온 우리 모두의 잘못이다. 자동차 팔고 반도체 팔아서 이윤을 남긴 재벌이 농업, 농촌,,농민을 위해 환원한 적이 있는가? 이제는 국가발전의 필요에 의해 개방경제를 추진하면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농업인들을 보호해야 한다. 특히 농업으로 발생하는 공익적 가치를 평가해줘야 한다.

농업은 단순하게 식량만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식량안보는 기본이고 경관제공, 환경보전, 수자원 확보와 홍수방지 등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논에 저수가능한 물의 양은 26억2000톤, 밭에서도 5억7000만 톤의 물을 저장해 홍수조절 기능을 한다. 환경보전 기능으로는, 논에서 벼는 매년 1000만 톤의 산소를 뿜어내고 밭 또한 330만 톤의 산소를 생산해 대기를 정화한다. 또 논밭에서는 여름철에 수분을 증발시키고 공기 중의 열을 빼앗아 대기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염된 물을 50%이상 깨끗하게 하는 수질정화기능과 연간 6065만 톤의 토사유실을 막아주는 토양보전 기능도 크다. 이런 농업의 공익적 가치는 눈에 보이는 가치인 연간 농산물 생산액 36조원 내외보다 큰 것으로 연구기관은 추산하고 있다.

이밖에도 수자원확보. 아름다운경관 및 전통문화보존계승, 지역사회유지 등 경제발전과 더불어 힐링과 어메니티(쾌적함)과 같이 많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확대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 밝힌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면 109조원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농민은 농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익적 가치에 대한 충분한 보상을 받기는커녕 도시에 비해 열악한 환경에 살고 있다.

현재 도시와 농촌 간 소득격차는 2016년 기준 도시의 63.5%에 불과하다. 절대 빈곤층도 농가는 20.3%나 된다. 아이울음 소리는 들어본지 오래고 환갑이 되어도 젊은 농민이라 불린다. 농업에 종사하며 농촌에 거주하는 농업인들은 교육과 문화시설, 교통, 주거 등 열악한 사회기관 시설 때문에 생활비는 늘어나고 문화혜택은 줄어드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문제 해결에 농업의 공익적 가치 보상이 필요하다. 전남 강진군 경우, 지난 2017년 조례 개정을 통해 경영안정자금 지원 형태로 논밭 면적과 상관없이 균등하게 연 70만원을 7000 농가에 지급, 이중 절반인 35만원은 강진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는 등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전남은 농어민 수당, 전북은 공익형 직불금을 실시하고 있다. 해남도 2019년부터 70만원을 2회에 나눠 지급하고 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활발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지만 평택시의 논의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농업의 공익적 가치 강화는 농업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토의 균형발전 등 국가 전체의 공익증대를 위한 것이다. 농업은 국민의 생명산업이며 미래 산업이기 때문이다. 지쳐가는 농촌에서 희망을 찾아야 한다. 농민이 농촌에서 살아갈 수 있는 기본소득이라도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 ‘절망속에서도 삶의 끈기는 희망을 찾고 사막의 고통속에서도 인간은 오아시스의 그늘을 찾는다’는 시인의 말처럼 커다란 양로원으로 변해가는 농촌에 농민기본소득 보장이라는 희망이 뙤약볕 등에 지고 지구를 디자인하는 농민의 오아시스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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