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시민 중심 지역화폐 제도 구축은 아직 미흡

모바일 및 카드 형태 상품권 마련 위한 조례 아직 없어

민관이 함께 지역화폐 논의할 수 있는 창구 마련도 필요

이용자가 편하게 가맹점 확인할 수 있는 지도 제작해야

[평택시민신문]>> 일본의 사회학자 오사와 마사치는 ‘사람이 화폐를 수용하는 것, 즉 자신의 소유물을 파는 것은 그 화폐를 수용할 타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며 ‘화폐를 화폐이게 하는 것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이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화폐에 대한 이러한 성질대로라면 지난 2일부터 유통이 시작된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은 아직 화폐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욕망하기는커녕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의 존재조차 모르는 평택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화폐가 자본주의 시대 속에서 무너져가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서울 중심적 한국 경제구조 속에서 쇠퇴해가는 지역 기업들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지금처럼 지역화폐에 대해 시민들이 인지하지 못할 경우 그 장점은 이상향으로만 머무르게 될 것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사신문, 평택자치신문 등으로 구성된 평택지역신문협의회는 ‘경기평택사랑상품권 = 평택의 화폐’라는 우리 지역의 새로운 약속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총 7회의 지역화폐 특집 기사를 공동으로 연재한다. 이들 특집기사를 통해 지역화폐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지역화폐의 장점이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당선된 이후 그의 대표공약, 시‧군 단위의 지역화폐 발행을 위해 이 지사는 광역자치단체 중 최초로 지역화폐 발행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경기도 기초자치단체에서는 지난해부터 지역화폐 발행을 앞 다투어 추진하고 있다.

평택시도 지난해 7월 일찌감치 ‘평택사랑상품권’을 올해 1월부터 유통시킬 것이라고 발표하며 평택의 지역화폐 출범을 예고했고, 같은 달 지역 농협과 평택사랑상품권 판매대행 업무 협약, 10월부터 가맹점 모집 이후, 지난 1월 3일부로 평택사랑상품권이 유통되기 시작됐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탄생한 평택사랑상품권에 대해 기대감도 크지만, 출범 준비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그리고 실제 다른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보완해 나가야 할 부분이 발견된다.

 

시흥시 지역화폐 시루를 2월부터는 모바일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한편 평택시는 조례에서도 모바일이나 카드 형태의 평택사랑상품권에 대한 정의가 포함돼 있지 않다.

■ 모바일 및 카드 형태의 평택지역화폐

평택시에서는 향후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모바일 및 카드 형태로 지역화폐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며, 4월부터는 경기도 청년배당만큼의 지역화폐를 카드형식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평택사랑상품권 관련 조례에서는 아직 모바일이나 카드 형태의 상품권에 대한 정의가 없어 관련 조례 보완이 시급하다.

성남시의 ‘성남사랑상품권’이나 용인시의 ‘용인지역화폐’에 대한 정의에서 ‘전자적 또는 자기적 방법에 따른 기록을 포함한다’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고, ‘시흥화폐’와 같은 경우는 ‘종이화폐와 전자화폐’라고 명시하며 다양한 지역화폐 활용을 위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 지역화폐 민관 협의기구

또한 다른 지자체와 비교했을 때 평택 지역화폐를 위한 민간의 참여가 제도적으로도 보장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개선점으로 꼽힌다.

성남시의 경우 ‘성남시 상품권 활성화 기금운용심의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는 근거를 조례를 통해 마련하고 있다. 성남시는 지역화폐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있는데, 시의원‧민간전문가‧금융기관관계자‧공무원 등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심의위원회가 해당 기금을 운영하며 민과 관이 지역화폐에 대한 의견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시흥시에서도 ‘시흥화폐 발행 위원회’를 구성하는 내용을 조례에 담고 있다. 시민, 비영리기구 종사자, 금융기관 종사자, 지역화폐 전문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되는 해당 위원회는 시흥화폐 활성화 시책을 수립하고, 조사 및 연구 등을 수행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브리스톨파운드(지역화폐)를 취급하고 있는 가맹점을 표시한 지도. 이용자 편의를 위해 평택시에서도 온라인 상에서도 지도를 제작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 이용자 편의 지도 마련

평택사랑상품권 이용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인터넷 기반 가맹점 지도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 평택시의 경우는 홈페이지에서 표로 정리된 가맹점 리스트를 확인할 수 있고, 지역별‧업태별로 가맹점을 검색할 수 있으나 지역화폐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해당 가맹점을 다시 지도에서 검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남아있다.

‘지역화폐 해외사례’에서 소개됐던 브리스톨파운드의 경우 지역화폐를 취급하는 가맹점을 표시한 지도가 사용자들에게 공급되고 있고, 성남시청과 같은 경우도 홈페이지에서 지도검색까지 할 수 있는 기능을 마련하고 있다.

 

■ 공무원 인력 확대

현재 평택사랑상품권을 취급하는 가맹점은 4500개소에 달하고, 평택사랑상품권의 잠재적 사용자는 평택시민 전체이지만, 평택시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지역화폐 담당 공무원은 단 2명이다. 평택시 일자리창출과에 따르면 해당 인원은 평택사랑상품권 업무에만 전념하지 못하고, 다른 업무까지 병행하고 있다. 반면 시흥시 홈페이지에서 확인되는 관련 공무원 인력은 총 9명으로, 가맹점 모집‧지역화폐시책추진‧기획‧홍보‧시흥화폐발행위원회관리 등 지역화폐에 관련된 업무가 세분화되어 분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글 싣는 순서
① 지역화폐란? ② 지역화폐 해외사례 ③ 지역화폐 국내사례 ④ 평택지역 추진 현황과 목표
지역화폐 부정사용 및 해결방안
⑥ 평택시 당면과제Ⅰ ⑦ 평택시 당면과제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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