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에히메현 마쓰야마 에히메마라톤대회 참가 소회를 담아

평택시 마라톤 방문단과 미쓰야마 우호교류사업회와의 단체사진
이진수
평택시체육회 생활체육팀장

[평택시민신문] 42.195km 풀코스, 105리에 달하는 길을 오로지 내 호흡에 집중하며 내달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1952년 헬싱키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에밀 자토백(Emil Zatopek)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달리기를 하고 싶다면 1마일을 달려보고, 지금의 삶에서 전혀 다른 인생을 체험해보고 싶다면 풀코스를 완주해봐라.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듯.”
마라톤은 오롯이 달리는 사람 스스로의 노력과 의지를 동력 삼아 완주에 이르기에 그 성취감과 희열이 남다른 운동이다. 우리나라도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접어들면서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사회적인 움직임이 자연스럽게 태동, 이제는 ‘1인 1종목 운동’이라는 말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것처럼 여겨진다.
생활체육 선진국 독일과 일본은 삶과 체육이 따로 구분되지 않고, 누구나 운동을 통해 생활의 활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지-덕-체 중 지혜를 우선으로 강조해왔지만 유럽은 체-덕-지로 몸의 건강의 중요성을 좀 더 우선시하고 있다. 이는 체육의 비중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월 10일 우리시와 우호교류를 맺고 있는 도시 중 하나인 일본의 마쓰야마(松山)를 우리시 임원 및 선수단 8명이 참가하여 풀코스를 달리고 왔다.
이번 마쓰야마시 에히메마라톤대회에 1만명의 풀코스 참가자 대부분이 20~30대인 모습을 보면서 ‘어릴 때부터 생활체육이 삶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특히 이번에 만난 한 여성은 스물이 되는 의미로 뭔가 색다른 도전을 시도해보고 싶었고 그것이 ‘마라톤 풀코스 도전’이라는 말에 내심 대견하고 멋지게 다가왔다.
또한 57회의 긴 역사를 실감할 수 있듯 도지사와 시장이 매년 풀코스를 시민과 함께 달리며 땀 흘리고 또 물을 나누어 마시며 완주하는 모습이 감동이었다.
게다가 바닷가코스의 세찬 바람과 추위에도 마라토너들을 응원하기 위해 길가에 나온 시민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놀라웠던 것은 어린아이들이 그 추위에 장갑도 끼지 않고 응원하던 모습이다. 행여 감기라도 걸릴까 걱정이 되어 괜찮은지 물었더니 “장갑을 끼면 선수들을 향한 박수소리가 들리겠습니까?”라는 답변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다른 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우산도 없이 비바람을 다 맞으며 응원하는 모습을 걱정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선수들이 눈비 온다고 그것을 피해서 뛸 수 있나요”하는 것이다.
예상치도 못한 이야기들에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적잖은 충격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 마음 속 깊이 부러움이 밀려왔다.
이렇듯 마라톤이 내게 주는 정신은 ‘인생사가 포기하면 불가능이 되는 것이지, 포기하지 않으면 불가능은 없다’라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올해로 여섯 번째 참가해 완주하면서 마쓰야마시 및 체육 관계자들과 9년째 소중한 우정을 이어가며 마라톤과 체육을 매개로 한, 양 도시 간 교류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점점 강해지는 것을 느낀다. 국제교류의 생명력은 연계성과 지속성에서 성장하듯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체육인으로서 마라톤을 닮은 끈기 있고 한결같은 자세로 체육분야 교류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자 또 한 번 다짐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제주도와 같은 위도에 위치한 마쓰야마는 고즈넉하고 깨끗한 환경으로 가족여행이나 나홀로 여행 그 어떤 쪽으로든 찾아가기 좋은 관광지이다. 인천에서 1시간 20분이면 도착하는 직항이 4월부터 주6회로 증편 운행하며 유명한 도고온천과 마쓰야마성 등 가까운 거리의 숨은 보석과 같은 매력 있는 여행지로 적극 추천하고 싶다.

 

※외부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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