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식 평택시청 현안사업팀장

[평택시민신문] 기존 석탄·석유·가스로 이어져 왔던 에너지 패러다임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세계 주요선진국들은 에너지 고갈과 환경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는 방안으로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양대 축으로 하는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는 등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런데 일각에선 “우리나라만 너무 앞서가는 것 아니냐”하는 우려가 나온다. 아직 수소차가 세계적으로 많이 보급되지 않았고,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가 선점하고 있으며,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바탕에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자동차 선진국들은 수소차의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폭스바겐은 수소차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 시점을 조율하고 있고 BMW는 도요타와 협업해 2020년부터 양산 차를 출시할 계획이고 벤츠는 수소차 개발을 위해 닛산, 포드와 손을 잡았다. 전문가들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경쟁해 어느 한쪽이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쓰임새에 따라 현재의 휘발유와 디젤차처럼 친환경 자동차 시장을 양분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수소차 상용화가 우리나라보다 1년 늦은 일본의 경우에는 정부 주도로 수소충전소를 이미 100곳 이상 설치했으며 수소차 누적 생산량도 9,300여 대를 넘어섰고 가정용 연료전지도 22만대나 보급했다. 2030년까지는 충전소 900곳, 수소차 80만대, 가정용 연료전지 530만대를 보급한다는 계획을 수립하고 2020년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선전하고 있다. 수소차 양산 시기를 저울질하고 하는 독일도 이미 60곳의 수소충전소를 완공했으며 2030년까지 수소차 180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140㎞로 운행할 수 있는 수소 기차를 개발하여 시범 운행을 마쳤으며 앞으로 모든 디젤 기차를 수소 기차로 대체할 계획이라고 한다.

“수소차가 폭발하면 위험한 것 아니냐’하는 막연한 불안감도 있다. 수소차에 장착된 수소탱크는 철보다 10배 강한 ‘탄소섬유’로 제작되어 있으며 테러상황을 가정한 총격실험에서도 총탄에 맞은 수소탱크는 폭발하지 않고 축구공에 구멍 난 것처럼 구멍에서 수소만 빠져나왔다. 또한, 800도의 화염실험에서도 폭발 없이 안전밸브가 작동하며 수소만 빠져나왔고 수소가 유출되더라도 강한 확산성으로 인해 농도가 4% 이하로 급격히 떨어져 LPG나 도시가스와 비교해도 더 안전했다. 수소충전소 역시 독일과 프랑스, 일본 등은 다양한 안전기술을 적용해 도심 한복판에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세계 주요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30년을 전·후해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중단을 선언하고 있고 현재도 일정 비율은 전기차나 수소차와 같은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를 양산하고 기술 면에서도 일본과 세계 1위를 다투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기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수소 인프라와 수소차에 대한 인식은 EU, 미국, 일본보다 뒤처져 있다. 막연한 우려보다는 그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세계 수소 시장을 선점해 나갈 수 있도록 응원할 필요가 있다.

평택시도 미세먼지 감축과 미래 산업육성을 위해 수소 경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작년 10월, 수소 분야 전문가 등 18인으로 ‘평택시 수소 경제 추진단’을 구성하고 추진 방향을 논의해 나가고 있으며 올해에는 수소충전소 2개소, 수소차 100대분의 국·도비 62억 원을 확보하는 등 기초자치단체로는 가장 많은 사업비를 확보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시점에서 평택시가 수소 경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나가는 데 대한 우려보다는 ‘환경문제와 미래산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데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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