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부정 유통은 다수 시민 이익 침해하는 행위

부정유통 규제하는 법률 및 규제 방안 빨리 마련해야

[평택시민신문] >> 일본의 사회학자 오사와 마사치는 ‘사람이 화폐를 수용하는 것, 즉 자신의 소유물을 파는 것은 그 화폐를 수용할 타자가 존재하고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이라며 ‘화폐를 화폐이게 하는 것은 타자의 욕망’이라고 설명한다. 모든 사람이 갖고 싶어 하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를 신뢰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화폐에 대한 이러한 성질대로라면 지난 2일부터 유통이 시작된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은 아직 화폐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보기 어렵다. 아직까지 욕망하기는커녕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의 존재조차 모르는 평택시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지역화폐가 자본주의 시대 속에서 무너져가는 지역 공동체를 살리고, 서울 중심적 한국 경제구조 속에서 쇠퇴해가는 지역 기업들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지만, 지금처럼 지역화폐에 대해 시민들이 인지하지 못할 경우 그 장점은 이상향으로만 머무르게 될 것이다. 이에 평택시민신문, 평택시사신문, 평택자치신문 등으로 구성된 평택지역신문협의회는 ‘경기평택사랑상품권 = 평택의 화폐’라는 우리 지역의 새로운 약속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총 7회의 지역화폐 특집 기사를 공동으로 연재한다. 이들 특집기사를 통해 지역화폐가 활성화되고, 나아가 지역화폐의 장점이 현실화되길 기대한다.

 

■ 지역화폐 부정사용 사례 및 문제점

경기도가 지난해 9월 8일 ‘(주)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유‧무선 RDD를 활용한 전화면접조사 방식,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에서 지역화폐의 성공적 운용을 위해 신경 써야할 점으로 ‘가맹점 확대(31%)’, ‘지역화폐 사용자에 혜택 강화(20%)’에 이어 ‘부정사용 등에 대한 유통관리(18%)’라고 답변했다. 가맹점 확대와 화폐 사용자에 대한 혜택 강화는 물론 부정사용에 대한 유통관리는 이렇듯 지역화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지역화폐 모범사례인 성남시에서도 일전에 만 24세 청년 모두에게 1인당 12만5,000원을 나눠주는 상품권이 인터넷 중고카페에서 액면가의 70~80% 가격에 거래되는 등 속칭 ‘깡(할인)’ 으로 문제가 발생했었으며, 최근 지역화폐를 판매 중지한 강화군에서도 일부 가맹점에서 은행이자보다 높은 상품권 할인율을 이용해 구매 후 환전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또한 전북 군산시의 경우에도 지역화폐인 군산사랑상품권의 차익을 노린 일부 상인들과 개인들에 의해 불법 유통이 되어 논란이 컸으며, 일부 개인과 상인들은 상품권을 구입한 뒤 물건 구매에 이용하지 않고 아는 가맹점 등을 통해 환전 차익을 남기기도 했다.

이외에도 개인의 경우 월간 연간 구입액이 정해져있지만, 가족과 친지 등 지인들을 통해 상품권을 구매한 후 현금화하는 등 지역화폐 부정 유통을 통해 다수 시민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포항시의 경우에도 물품구매 및 서비스 제공 대가로 지불되지 않고 환금한 가맹점 40여곳을 적발하여 가맹점 지정 취소 및 세무조사를 의뢰한 바 있다.

아울러 지역화폐보다 먼저 발행된 온누리상품권의 경우에도 불법 유통은 심각한 실정이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불법유통으로 인한 가맹점 취소가 2012년 7809건, 2013년 2189건, 2014년 389건으로 점차 감소했으나, 2015년 1547건, 2016년 1205건, 2017년 상반기 568건 등 적지 않은 불법유통이 적발된 바 있으며 현재진행형이다.

■ 지역화폐 부정유통 및 예방적 조치 필요

지역화폐가 성공적으로 정착한 시흥시의 경우 올해 2월부터 지역화폐 부정유통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률 시행 전에 사전예방 차원의 계도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시흥시의 지역화폐 부정유통 규제 법률 안에는 ‘부정유통 적발 시 2,000만원의 과태료’ 부과 등 강력한 제재 규정과 부당이득 환수, 가맹점 취소, 국세청 고발 조치와 함께 법률 시행 이후에는 부정유통 대상자에게 추가로 과태료 부과를 모색하고 있다.

시흥시는 가맹점이 물품 판매 및 서비스 제공 없이 지역화폐를 환금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패턴의 구입 및 환금 등 기록을 분석해 부정유통을 차단할 계획이며, 지역화폐의 일련번호를 기재해 유통과정을 역추적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렇듯이 지역화폐의 성공적인 정착을 가로막는 부정유통 행위는 평택시보다 지역화폐를 먼저 도입한 지자체에서도 공통적으로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 지역화폐 부정유통 해결방안 모색해야

지역화폐 부정사용은 종이화폐의 경우에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기 때문에 실명제로 발급되는 카드형으로 종이화폐를 대체하거나 종이화폐와 함께 사용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부정유통을 줄여나가고, 시민들이 카드단말기가 있는 곳 어디서든 경기평택사랑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편리함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다만 지역화폐의 할인 및 현금 환전 악용 가능성만을 염려해 지역화폐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만을 바라보기보다는 지역화폐 부정유통에 대한 법률 및 규제를 통해 지역화폐가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역구성원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특히 지역화폐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정확한 수요예측에 기반한 발행액 설정은 물론 시민 모두가 사용하는 진정한 의미의 지역화폐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맹점 확대’, ‘지역화폐 사용자에 혜택 강화’와 함께 지역화폐 부정유통을 강력하게 규제하는 법률과 규제 방안을 빠른 시일 내에 마련하여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의 유통건전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골목상권과 지역상권 활성화 및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여건 개선, 지역경제의 균형성장과 함께 복지제도와 지역화폐를 연계하여 복지와 지역경제가 선순환하는 ‘경기평택사랑상품권’에 대한 시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여러 지자체에서 지역화폐의 활성화를 통한 지역경제 살리기는 많은 부분 증명되고 있다. ‘경기평택사랑상품권’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공동체 경제를 만드는 시작은 오롯이 50만 평택시민의 선택이자 몫이다.


글 싣는 순서
① 지역화폐란? ② 지역화폐 해외사례 ③ 지역화폐 국내사례 ④ 평택지역 추진 현황과 목표
⑤ 지역화폐 부정사용 및 해결방안
⑥ 평택시 당면과제Ⅰ ⑦ 평택시 당면과제Ⅱ

 

평택지역신문협의회 공동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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