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항 대형선박 한 대가 배출하는 1일 미세먼지...트럭 50만대 분량

경부고속도로를 10차선으로 가득 메운 트럭이 발생시키는 미세먼지 정도

조종건 시민사회재단 공동대표

[평택시민신문] 최근 평택의 건설 개발 속도는 정주인구 증가 속도를 압도하고 있다. 건설 붐이 지향하는 바는 정주인구 확장성이지만, 그 확장성의 장애요인으로 신뢰할 수 없는 교육과 의료 인프라, 심각한 환경오염이 꼽히고 있다. 평택은 2,600만 수도권 최악의 초미세먼지 지역이다. 초미세먼지는 폐를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 폐질환은 물론 뇌졸중, 심장질환, 혈관장애 등을 유발하는 1급 발암물질이며 태아와 신생아 뇌에까지 영향을 준다. 초미세먼지는 치매 발병과 밀접하다. 그래서 평택의 대기질 개선 방안은 그만큼 중요하다.

지난 8일 평택시청 2층 종합상황실에서 1억 3천만 원짜리 ‘평택시 미세먼지 연구용역’ 최종 보고회가 있었다. 2017년 9월에 시작해 약 17개월 만에 완성한 프로젝트의 최종보고회 자리였다. 요즘 200쪽 분량의 책을 쓴 저술가가 2천만 원 벌기가 하늘의 별따기인데, 1억 3천만 원짜리 연구용역은 평택의 대기환경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최종보고회는 함량미달이었다.

첫째, 전달 형식이 핵심에서 비껴갔다. 연구용역 발표자가 책임자인 교수가 아니라 연구원이었다는 데 황당함을 느꼈다. 평택시가 연구원을 보고 용역을 결정한 것은 아닐 테고 연구용역 결정의 핵심에 책임교수가 작용했다면, 평택시는 책임 교수에게 책임있는 발표를 요청했어야 한다.

게다가 발표자는 시민 수준에 맞춰 발표하겠다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 없는 약어를 용어로 사용하였다. 즉 CAPSS, SOx, TSP, VOC, NH₃, IOA, RMSE, NMB, MNGE, Quartz, PTFE 등 이런 용어들을 일반시민이 이해할 수 있겠나. 그들만의 토론회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었다. 1억 3천만 원짜리 용역의 최종보고회라면 최소한 눈으로 알아 볼 수 있는 자료를 만들었어야 했다. 스크린에서는 통계 그래프를 천연색으로 구별했는데 45쪽 보고서는 흑백 인쇄에 글자까지 작아 통계 그래프는 아예 독해가 불가능하다. 그래프 지면만이라도 칼라로 인쇄 했다면 나중에라도 다시 검토할 수 있는 자료가 되지 않았을까. 40명 밖에 참석하지 않은 행사치고는 정말 불친절한 자료였다.

또한, 발제 약속 시간을 지키지 않았다. 중요 사안이기에 참석하지 않을 수 없어 낸 시간인데 발표자는 청중의 질의시간까지 발제에 다써버렸다.

둘째, 이 보고서는 아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함량미달을 그대로 드러냈다. 발제문의 사실(fact)에 대한 부정확성은 논증의 결격사유다. 평택 미세먼지의 원인분석에 대한 정확한 사실은 대안 제시에 강력한 변수로 작용한다. 보고회에서 평택에 미치는 미세먼지에 대한 중국의 영향을 묻는 질문에 미세먼지국가전략프로젝트 사업단장은 44%로 진단했고, 부시장은 75%, 발제자는 50%가 넘는다고 답변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지에 발제자는 중국을 포함한 국외영향이 59%, 국내영향이 41%라고 설명했다.

평택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미세먼지의 영향에 대한 질문에서 발제자의 설명은 핵심을 비껴갔다. 평택 내 군부대나 항만은 평가에서의 제외했음을 전제한 발제자는 그 외 여러 이유를 들어 설명했다. 그러나, 평택항에 들어오는 대형선박 1대가 하루 동안 배출하는 미세먼지의 양이 트럭 50만대 분량임을 생각할 때 평택항을 제외한 평택지역 미세먼지 배출량은 의미가 없다. 트럭 50만대는 약5,000km 거리에 트럭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늘어선 정도이다. 경부고속도로의 길이가 약 415km라니 10차선을 가득 채운 트럭들이 뿜어내는 미세먼지의 양이다. 더군다나 평택항에 1년간 입출항하는 화물선이 약 4천대임을 감안할 때 이번 평택 미세먼지 연구용역은 미세먼지 평가의 핵심을 비껴간 사업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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