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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 황산리맛집, 황산뽕잎한과가족이 먹던 산자가 없어서 못 파는 한과가 되었다
김정호 기자 | 승인 2019.01.30 15:27

뽕잎한과에는 급냉한 뽕잎가루 넣어 성인병 개선에 도움

황산리에서 60년째 누에치며 뽕잎음식 개발...농업기술원장상 받기도

[평택시민신문] 가족이 먹던 산자(한과)가 이제는 없어서 못 파는 한과가 되었다.

설 명절 대목을 맞아 물량을 맞추느라 모두가 바쁠 때 기자가 잠시 방해해 보았다.

“재료는 모두 공개되어 있지만, 배합과 숙성이 비법이죠.”

재료에 비법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던진 질문에 돌아온 답은 기자를 겸연쩍게 만들었다. 포장해 판매하는 제품에는 성분을 표시하게 되어있다. 변명하자면, 기자가 방문한 한과 공장은 공장이라기보다는 가정집이나 식당에 더 가까워 이곳 한과의 인기 비결에는 뭔가 재료에 비법이 숨어있으리라 생각했다.

“건물이 새 거는 아니지만 보시다시피 공장 환경과 제조과정을 청결하게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물론 시청 위생과에서 제시하는 기준은 다 맞춥니다.”

며느리인 박은혜(37) 씨가 기자의 눈초리를 보고 말했다. 2년 전 이 집의 막내아들인 박찬형(37) 씨와 결혼하면서 영업을 시작한 박은혜 씨는 시어머니 자랑에 바빴다.

“저희 엄마가(박은혜 씨는 시어머니를 항상 ‘엄마’라고 불렀다) 솜씨가 진짜 좋으세요. 원래는 여기가 뽕잎을 넣은 토종닭을 하던 곳이었어요. 뽕잎으로 겉절이를 담가 상도 받으셨고요.”

뽕잎나물은 먹어봤어도 뽕잎겉절이는 처음 듣는 이야기다. 무슨 맛일까 궁금했지만, 지금은 담그지 않는다고 해서 맛볼 수가 없었다.

“동네 분이 선물한다고 10봉지를 팔라고 밖에서 기다리시는데 예약분량 맞추고 나면 3봉지밖에 드릴 수가 없어요. 지금은 너무 바빠서 품이 많이 드는 뽕잎한과나 오디한과는 만들지 못하고 있어요. 설이 지나면 다시 만들어야죠.”

작업자들(동네사람 6명)에게 말을 붙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을 보니 이해가 갔다. 막내아들이 밀가루와 계란을 섞은 반죽을 발로 밟은 후 숙성시키고, 반죽을 칼로 잘라 기계로 펴 말리고, 이걸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면 주방 한쪽에서 사장님이 반죽을 튀겨낸다. 튀겨낸 반죽에 작업자가 녹인 엿물을 입히고, 튀밥을 묻혀 말렸다가 포장하는 형태다. 뽕잎한과는 뽕잎을 급속냉동시킨 후 가루를 내 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고, 오디한과는 생 과육을 갈아서 반죽에 넣는다고 했다. 포장은 큰며느리가 하고 있었다.

직접 재배하는 뽕나무밭
뽕잎한과는 뽕잎을 급속히 냉동시킨후 가루를 내 밀가루와 섞어서 반죽하고, 오디한과는 생 과육을 갈아서 반죽에 넣는다.

“저도 사실은 도와야 하는데 아들이 어려서 애 보고 살림하고 영업하는 데만도 벅차요. 사실 좀 죄송하죠.”

박찬형 씨와 박은혜 씨 사이에는 22개월 된 아들이 하나 있다. 한창 엄마가 필요한 아이에게 미안해졌다. 그래서 박은혜 씨는 보내드리고, 김춘성 사장님(시어머니,70)과 이야기를 나누어봤다. “여기는 원래 누에 치던 곳이에요. 누에를 냉동건조시켜서 찹쌀가루를 묻혀 깻잎에 말아 튀기면 애들이 좋아했지. 그걸 과자로 줬어요. 애들은 몰랐으니까.”

야무진 눈매에 고운 피부를 가진 사장님은 한사코 부끄럽고 할 말이 많지 않다면서도 기자의 진담 섞인 너스레에 이야기를 이어갔다.

“바깥양반이 이것저것 참 많이 해보라고 시켰지. 우리가 누에를 60년째 치고 있는데 그냥 바쁠 때 이웃끼리 먹던 두릅김치, 뽕잎김치, 누에김치 이런 거로 잠사대회를 나가보라는 거야. 그래서 나가봤더니 다른 사람들이 갖고 나온 것들은 담는 그릇부터가 예술이더라고. 나는 창피해서 빨리 나오고 싶었어. 그런데 나한테 대상을 줘버리더라고.”이렇게 해서 얼떨결에 농업기술원장상을 받았다. 그 이후로 식당을 열었고, 장사가 꽤 잘 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왜 업종을 변경하게 된 것일까?

성형된 한과를 튀기는 과정을 맡고 있는 막내아들 박찬형씨와 어머니 김춘성 사장님.

“사실 바깥양반이 한과(산자)를 좋아해. 그래서 설이 오면 항상 했지. 그런데 이게 또 먹다 보면 남잖아. 그래서 식당을 할 때 손님들한테 조금씩 후식으로, 요즘 말로 서비스라고 그러지, 그걸 조금씩 줬는데, 이게 또 손님들이 맛있다고 더 달라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래서 그냥 줬지.” 그러던 한과를 막내아들이 팔아보겠다고 했고, 사장님은 이런 걸 뭘 파냐고 말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아들의 친구가 자신의 어머니에게 선물했고, 많이 달지 않고 고소하면서 담백한 식감에 이에 둘러붙지 않고 먹기도 편해 여기에서부터 소문이 나서 주문이 밀려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결국, 한과를 만들기 위해서 식당을 접고 한과에만 매진하게 된 셈이다.

“나는 딱히 돈 더 벌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그저 맛있게 먹는 사람한테 한 개 더 입에 넣어주고 싶은 거지.”

황산뽕잎한과는 현덕면 현덕로 1095-27에 있다. 일반한과는 12,000원, 뽕잎한과와 오디한과는 15,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문의 682-2491, 010-3161-5526

김정호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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