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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시장학관 1년 생활을 마치며김한나 성신여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 1학년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8.12.12 10:20
김한나 성신여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과 1학년

온전히 나에게만 집중했던 시간

[평택시민신문] 다시 두꺼운 옷을 꺼내놓은 지는 오래 전이고 진즉 첫눈은 내려 녹아 사라졌습니다. 알록달록 조명들은 부지런하게도 벌써 거리에 나와 미리 연말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어느덧’만큼 빠르게 흐른 시간을 대변할 단어가 없는 것 같습니다. 정말 어느덧 스무 살, 대학교 1학년, 신입생이 지나가고. 시간의 새삼스러움에 장학관과 함께한 스무 살을 돌아보며 정리하려 합니다.

평택시 장학관 제1기 지원에 있어 저는 불안함보다는 간절함밖에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곳에 붙어야 하는 큰 세 가지의 이유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당시 고3 수험 생활 스트레스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는데 자취나 식사를 제공하지 않는 기숙사 생활은 부모님께서 염려하셨습니다. 그렇다고 통학을 하기엔 대중교통으로 쏟아버리는 제 시간이 너무 아까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은 제주도로,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제 오랜 신념 하에 꼭 서울에 거주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명백한 이유로 간절함이 통했는지 장학관에 당당히 입소할 수 있었습니다. 약 일 년 동안 거주한 평택시 장학관이 저에게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앞서 말한 건강관리에 있어 도움이 돼 주었습니다. 스트레스와 영양 불균형으로 저혈압이 있었던 저는 밥을 잘 챙겨 먹지 않으면 눈앞이 핑 돌 때가 종종 있었습니다. 학기 초 당분간은 건강을 위해서라도 시간 맞춰 꾸역꾸역 일어나 밥을 먹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밥이 보통 밥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식단이 훨씬 잘 짜져 있었고, 익히 선생님들께서 자랑하시던 ‘평택 슈퍼오닝 쌀’ 맛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의무감에 먹으려던 밥을 이제는 오히려 밥 먹기 위해 밖에서 놀다가도 일찍 들어오고, 일부러 일찍 일어나는 상황도 생겼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서울로 딸을 혼자 보냈지만 가장 중요한 밥걱정을 안 해도 되니 안심하셨습니다.

둘째, 온전히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자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늘었습니다. 저는 입학할 때부터 남들보다 성적에 대한 불안감을 더 안고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입학 조건인 장학금을 계속해서 유지하려면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야만 장학금을 계속해서 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아무리 공부할 의지가 있다지만 주변이 노는 분위기거나 가족들과 떨어져 외로움이란 감정에 빠져버리면 공부에만 온전히 몰두하기 어렵게 됩니다. 그렇지만 장학관은 다행히도 학구적인 분위기가 잡혀있습니다. 꾸준히 공부하던 친구들이 들어오고, 이미 공부를 잘했던 언니들이 들어오는 공간이기에 시험 기간 자습실은 언제나 북적였습니다. 장학관 내에 24시간 자습실은 홀로 외롭게 공부하기보다는 서로 공부 자극을 받아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시험 준비 열정을 더 돋워준 데는 영양사 선생님과 사감 선생님들의 애정도 있습니다. 바로 시험 기간마다 진행했던 간식 행사입니다. 각 학기별 중간고사, 기말고사 기간에 맞춰 컵라면, 우유, 초콜릿, 빵 등 다양하게 제공해주셨습니다. 간식 위에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도록 기도한다는 스티커도 붙어있었습니다.

마지막은 장학관의 위치가 곧 제 진로에 도움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입학 전후로 많은 분께서 스무 살에는 다양한 경험과 여러 문화생활을 즐기라는 조언을 하셨습니다. 더군다나 오랫동안 방송작가를 꿈꿔온 저는 ‘서울 라이프’가 새로운 콘텐츠 생성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혜화동으로 여러 장르의 연극들을 보러 다니고, 홍대 경의선 책거리나 강남으로 강연도 들으러 다녔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많이 모인다는 서울의 골목 곳곳도 돌아다니며 그 동네만의 분위기를 느끼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물론 아직 1년도 안 되는 시간이라 서울의 다방면 모두를 알진 못하지만 역세권인 장학관의 위치가 큰 도움이 된 건 사실입니다. 또, 가까운 거리에 강북 문화예술회관도 있어 태어나서 처음으로 수영을 배워보기도 했습니다. 꽤 열심히 서울을 돌아다니다 보니 한 달 지하철 요금으로만 10만 원이 나올 때도 있었으나 결코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보는 시야도 넓어졌고 어떤 동네에선 어떤 콘텐츠가 새로 개발됐으면 좋겠다는 등 창의적인 생각도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지극히 제 개인적인 경험이나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도 근접성이 좋은 장학관의 위치는 여러 체험에 쉽게 도전할 기회가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여러모로 안정적인 외부적 요건 덕에 올 한 해 저는 저에게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한번 이러한 시설을 만들어주신 평택시뿐만 아니라 타지에서도 우울함, 불안함 하나 없을 수 있게 학생 하나하나 살펴주시려 노력하신 사감 선생님들께도 감사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약 일 년의 회상을 마치며 정들었던 룸메이트들, 사감 선생님들, 영양과 급식 담당 선생님들, 청소 아주머니, 오고 가며 마주쳤던 기숙사생들 등등 모두 다시 또 만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을 읽는 불특정 다수의 분에게 저는 가능한 한 정직하게 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걸 전하고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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