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 책 <회색인간>을 학생들과 읽으며

아이들의 성장 지켜봤어요”

 

쉽고 재밌는 <회색인간>에 학생들 폭발적 반응

책과 연계된 다양한 활동으로 성장에 밑거름

[평택시민신문] ‘학교 협력 한 책 연계수업 운영 사례 발표회’가 지난 5일 배다리도서관 시청각실에서 진행됐다.

‘한 책’을 학교 수업에서 활용하는 ‘학교 협력 한책 연계수업’은 ‘한 책 하나되는 평택’ 사업의 한 부분으로, 도서관과 지역 동동체가 함께 학생들에게 독서 경험을 하게 하자는 취지로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는 지역 15개 학교(초등7, 중등7, 고등1)가 참여해 한책을 이용해 학교별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지난 ‘학교 협력 한 책 연계수업 운영 사례 발표회’에서는 학교현장에서 올해 한책인 <회색인간>으로 교육을 진행한 현일초 한다운 교사, 청북중 이진옥 교사, 도곡중 김아현 교사, 평여중 신은하 교사 등이 지난 1년 동안 진행한 현장 교육을 소개했다.

본격적인 발표에 앞서 이승희 한책 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한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며 “한책 수업을 진행해 주신 모든 선생님들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각 학교 교사들의 한책 운영 사례 발표 이후에는 <회색인간> 저자 김동식 작가가 “학생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평택을 왔다갔다하면서 개인적으로 성장한 것을 느꼈는데, 학생들도 책을 읽고 성장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 사례발표

 

현일초등학교 한다운 교사

한책 읽기로 시작하는 인문학

현일초등학교에는 ‘연중 독서교육 프로그램’이 있어 학년별로 한 권의 책을 읽는 교육이 진행된다. 이러한 교육과 연계해 6학년 학생들과 <서찰을 전하는 아이>와 <싸움의 달인> 두 권의 책을 읽었다.

특히 <싸움의 달인>은 인문학 주간에 읽었는데, 책과 관련해 5개 활동을 했다.

먼저 책에서 재미있었던 구절을 뽑아 각자 적어보도록 했다. 아이들은 어렵지 않게 구절을 적어 내렸다.

또한 책과 관련해 ‘학교에서 놀림을 받던 학생이 괴롭히던 학생을 때리는 것은 잘한 일인가?’를 주제로 독서토론을 진행했다. 이때 ‘폭력이 정당화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도 하고 싶었지만, 그렇게까지는 진행하지 못했다.

세 번째로 디베이트 토론을 했고, 네 번째로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는 시간도 보냈다.

끝으로 <싸움의 달인> 저자인 김남중 작가를 만났다. 학생들은 강연을 듣고, “책 내용이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냐?”, “작가는 수입이 얼마나 되나?” 등의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현일초 학생들이 작성한 ‘짱 재미있는 구절’들
<싸움의 달인> 저자인 김남중 작가와의 만남.

 

청북중학교 이진옥 교사

매체의 변화와 스토리텔링

청북중학교의 독서교육 방향은 ‘책과 삶이 일체가 되는 교육’으로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생활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교육체계는 학년공통 독서교육, 학년별 독서교육, 특수목적 독서교육 등이 있는데, ‘한책’을 적용한 독서교육은 학년별 독서교육에서 2학년 부문이었다.

올해 평택의 한책으로 선정된 <회색인간>에 학생들은 열광했다. 단편소설이 엮여 있고, 그 내용도 파격적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회색인간>으로 수업을 한 것 중 특별한 것은 웹툰을 제작하는 것이었다. 학생들마다 하나의 단편을 정해, 그 내용을 웹툰으로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상당한 수준의 작품들이 나왔다.

또한 4개의 단편을 영화 시나리오로 바꾸는 작업도 있었다.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화를 촬영하기도 했다. 영화는 12월 21일 개봉할 예정이다.

단편소설을 웹툰으로도 만들어보고, 영화 시나리오로도 제작한 것은 매체의 특성을 이해시키기 위함이었다. 매체를 변환해 봄으로써 다양한 매체의 특성 및 이야기전달 방식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청북중 한 학생의 ‘웹툰’ 표지
<회색인간>을 영화화 한 이후 제작된 포스터

 

평택여자중학교 신은하 교사

한책 성장의 첫 걸음

평여중에서는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한책을 수업과정에 녹여냈다.

먼저 ‘책 읽고 대화하기’ 단원에서 <회색인간>을 읽고 질문을 만들고, 독서토론을 진행했고, ‘통일성 있는 글쓰기’ 단원에서는 작품 내용을 마인드맵으로 정리하고, 독서 감상문을 쓰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개발할 수 있도록 중간과정을 거쳤고, 이 때문에 학생들이 긴 글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지 않게 됐다.

또한 ‘매체로 표현하기’ 단원에서는 <회색인간>을 토대로 북트레일러(책소개 영상)를 제작하는 시간을 보냈다. 학생들은 영상제작을 위한 시놉시스를 만들고, 스토리보드를 작성했다. 영상을 제작하고, 이를 발표하고, 다시 영상을 재제작하는 과정에서 수준 높은 영상이 만들어졌다.

일반 교육과정과는 별개로 타이포셔너리(문자도)를 제작하는 활동도 진행했다. <회색인간>을 보고 자신이 생각하는 주제를 토대로 문자도를 제작하는 것인데, 많은 학생들이 좋은 작품을 완성했다. 학생들의 타이포셔너리는 청소년카페, 시립도서관 등에서 전시되기도 했다. 1년여 동안 학생들이 이러한 수업을 위해 <회색인간>을 읽고 또 읽어야 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책을 깊게 읽을 수 있었고, 이와 함께 성장도 일궈낸 것 같다.

<회색인간>을 주제로 한 타이포셔너리
<회색인간>을 주제로 한 타이포셔너리

 

도곡중학교 김아현 교사

회색인간과 노란책방

평택시 올해 한책인 <회색인간>을 1학년 주제선택반, 2학년 국어수업, 도서부동아리의 활동에 접목해 진행했다. 이중 1학년 주제선택반 학생들과 가장 활발하게 관련 수업을 할 수 있었다. 수업의 목표는 학생들이 심층적인 감상문을 쓰도록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처음에는 한줄로만 소감을 쓰게 하고, 인상 깊은 글귀와 인상깊은 이유를 적게 하고, 인상깊은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는 등의 작업을 실시했다. 이후 처음에는 5줄, 그 다음에는 7줄, 또 그다음에는 10줄로 감상문을 적어나가게 하며 심층 감상문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한 젠탱글을 만드는 작업도 했다. 젠탱글이란 젠(zen, 선)과 탱글(tangle, 얽히다)의 합성어로 선이 서로 얽혀 이어진 모양의 패턴을 그리는 ‘낙서’를 말한다. 즉 <회색인간>과 관련해서 일정한 패턴으로 낙서를 하게 한 것이다. 남학생들은 이러한 수업에 어려움을 느꼈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학생들이 이 일을 해냈고,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한편, 2학년 국어수업에서는 자투리 시간에 책을 나눠주고 읽게 한 적이 있다. 이때 아쉬움이 남는 학생들은 다시 빌려달라고 하거나 책을 직접 사서 읽기도 했다. 그만큼 올해 한책은 학생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젠탱글’ 전시 모습
도곡중 학생이 제작한 ‘젠탱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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