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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간선거의 결과: 패배한 공화당은 당명을 바꿀 것인가?
평택시민신문 | 승인 2018.11.08 11:28|(935호)

중앙당 통제 받지 않는 예비선거제와 소신정치로

선거 패배했다고 당명 바꾸는 일 상상 못해

김남균 평택대 미국학 교수

[평택시민신문] 지난 11월 6일 화요일 (미국시간) 미국의 중간선거가 있었다. 하원의원의 임기는 2년이다. 상원의원의 임기는 6년이지만 매 2년마다 상원의원도 삼분의 일을 새로 선출한다. 대통령의 임기가 4년이기 때문에 대통령 임기의 중간에 하원의원 전체와 상원의원 삼분의 일을 선출하는 선거가 실시된다. 소위 중간선거이다. 2018년 중간선거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치열한 선거전을 펼친 가운데 민주당이 하원의 다수의석을 차지하면서 끝났다. 하원의원의 구성 비율에 여당의원 수가 야당의원 수보다 적은 여소야대 현상이 생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매우 곤혹스런 상황이다. 패배한 공화당은 어떤 정치를 할 것인가?

우리 한국의 정치경험을 되돌아보면 국회 구성이 여소야대가 되면 즉각 정치권의 개편이 있었다. 친여적 성향의 정당을 여당으로 흡수하여 신 여당이 탄생했다. 야당에서 의원을 빼 오는 행위도 다반사였다. 집권당의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선거결과는 왜곡되었다. 정치인들의 이합집산이 빈번하다보니 정당의 수명도 짧았다. 대통령 임기가 곧 정당의 수명이었다. 정권이 바뀌면 정당의 명칭들도 바뀌었다. 실권한 정당은 스스로 해체 수순을 밟기도 했다. 책임의 주체가 공중 분해되니 책임도 함께 실종되었다.

그러나 미국의 경험은 달랐다. 의회의 구성이 여소야대가 된 상황에서도 구조적인 정치개편은 없었다. 역사적으로 하원 구성의 여소야대는 흔한 일이었다. 특히 중간선거에서 미국 집권당은 일반적으로 패배했다. 직전 정부인 바락 오바마 민주당 정부 때 뿐 아니라 1980년대 국민적 인기가 높았던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정부 시절에도 하원의 구성은 여소야대였다. 레이건 공화당 정부시절 민주당 소속의 하원의장 팁 오닐은 레이건 정부의 개혁 법안에 적극 반대했다. 그러나 레이건의 개혁 법안들은 하원을 통과했다. 여소야대의 대치적 상황에서도 미국 정치는 극한 대결이나 장외투장으로 치닫지 않았다. 의원 개인의 정치적 신념을 기반으로 하는 소신정치가 가능했기 때문이다.

소신정치는 극단적 상황에서도 일어났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이 진주만을 기습 공격했다. 다음날 의회에서 일본에 대한 선전포고를 결의할 때 일본과의 전쟁에 반대투표를 한 의원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의원에 대한 처벌이 논의된 적은 없었다. 최근에도 소신의 정치는 계속되고 있다. 2017년 1월 시작된 트럼프 정부에서 하원과 상원의 다수 의석을 모두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었다. 공화당 내 지지만 있어도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의 핵심 현안 중의 하나였던 현행 의료보험제도(소위 오바마 케어)의 트럼프 개혁안이 의회 통과에 실패했다. 공화당 의원들의 이탈표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탈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들에 대한 문책은 거론조차 된 적이 없다.

트럼프 특유의 독단 정치는 끝나겠지만 민주당도 무조건 반대는 못해

2020년 대선과 하원의선 선거와 상원 삼분의 일 선거 기다려

미국 의회에서 소신 있는 개인정치가 가능한 것은 공천제도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정당과 같이 공천권을 당의 지도부가 쥐고 있다면 소신정치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다. 당 지도부의 결정을 어길 때 의원 개인은 정치 생명을 걸어야 한다. 차기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당 지도부의 결정에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거기다 우리 정치문화를 경직시키는 또 다른 문제는 비례대표제도이다. 비례대표제도는 우리 정치가 당권을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이다. 당의 지도부가 결정하면 지역구에 출마하지 않아도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정당이 국회의원을 사실상 선출하는 것이다. 이렇게 당권이 막강하면 정치인 개인은 나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도 1787년 처음 헌법을 제정할 당시 상원의원은 국민이 직접 선출하지 않았다. 대신 각 주의 의회에서 선출했다. 그러나 20세기 초 정치과정에 대한 국민의 직접 참여가 강조되면서 상원의원을 국민이 직접 선출하도록 헌법이 수정되었다. 거기다 의원 개인의 소신정치가 가능해진 결정적인 계기는 예비선거제도의 도입이다. 예비선거제도가 실시되면서 각 당의 후보자를 유권자들이 직접 선택하게 되었다. 정치인 개인에 대한 당의 통제 수단이 근본적으로 사라진 것이다.

중간선거로 현실이 된 여소야대의 정치상황에서 트럼프 정부는 야당인 민주당을 설득해야 모든 법안 처리가 가능하다. 야당의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안들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트럼프 특유의 독단의 정치는 끝났다. 합리적이고 통합적인 리더십이 필요해졌다. 트럼프 정부의 새로운 면모가 궁금해진다. 그리고 민주당이 무조건 반대도 할 수 없다. 반대에도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2020년 대통령 선거와 하원의원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길어야 2년이다. 상원의원도 삼분의 일은 2020년 선거에 나가야 한다. 2018년 중간선거로 미국 하원의 구성이 여소야대가 되었으나 정치권의 개편과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1854년에 창당한 공화당이 당명을 바뀌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고. 우리 정치에서도 언젠가 보고 싶은 모습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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