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환우와 함께하는 자전거여행 ⑦

[평택시민신문] 자전거를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널리 보급하는 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평택에서도 건강과 레저뿐 아니라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타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평택시민신문>은 박환우 환경전문기자와 함께 인근에서 쉽게 접근하며 평택을 느낄 수 있는 자전거 여행길을 안내하고, 자전거 타기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민들과 함께 펼치고자 하는 취지로 ‘박환우와 함께 하는 자전거 여행’ 코너를 만들었다. 독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

아침 기온이 내려가니 학생들 참가신청자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더 추워지기 전에 자전거 여행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진위천 건너 무봉산 진위향교를 가야 하는데, 중학생 참가자들을 인솔하여 안전하게 다녀오기 위해서는 자동차 통행량이 적은 길을 따라 진위면까지 이동해야 한다. 가장 빠른 길은 317번 지방도를 통해 한국복지대학을 지나 진위면으로 가는 경로인데, 자동차가 너무 많이 통행하는 도로라 위험하다. 우리 일행은 통복천을 따라 원곡면까지 이동해 경부고속도로 안성휴게소 서울방향을 따라 북쪽으로 이동해 진위면 은산리를 경유해 진위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으로 접근하는 경로를 선택했다.

평택시청에서 비전중학교로 가는 도로에는 자전거 보행자 겸용 도로가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요즘에는 자전거 통학하는 학생들이 증가하고 있어 중학생들을 대상으로 자전거 교육을 실시하면 더욱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시절에 자전거를 배우면 성인이 되어서도 자전거를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중국을 방문해보면 여학생들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모습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다.

비전중학교 1학년 여학생 3명이 참가신청을 했다. 서 아무개 학생은 평소에도 용이동에서 비전중학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통학을 하고 있어 비교적 잘 따라왔다. 그런데 뜻밖의 문제는 아침 날씨가 쌀쌀해 옷을 많이 입고 나온 것이다. 평택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기온이 오르고, 체온도 상승해 두꺼운 겉옷이 짐이 되었다. 여학생들의 체력안배를 위해 오르막길에서 휴식을 자주해야만 해서 예상보다 늦게 평택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비전중학교를 지나 통복천 물줄기를 따라 안성시 원곡면으로 올라갔다. 통복천은 원곡면 고성산, 백련봉 자락에서 흘러 칠곡저수지에 머물다 평택 통복동, 세교동을 통과해 안성천으로 합류된다. 통복천은 많은 시민들이 산책과 자전거를 즐기고 있지만 수질은 약간 나쁨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현재 4급수인 통복천 수질을 임기내에 2급수로 개선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통복천 수질개선과 함께 칠원교에서 원곡면으로 연결되는 제방길을 포장하면 자전거 도로를 겸할 수 있을 것이다. 원곡면사무소 삼거리 회전교차로에 3.1독립운동항쟁지 기념물로 대한독립 만세를 외치는 조각상 앞에서 우리도 함께 만세를 부르며 사진을 찍었다. 원곡면사무소를 출발해 원곡초등학교를 지나 하지문리 마을을 통과해 경부고속도로 옆으로 난 좁은 도로를 따라 안성휴게소 방향으로 이동했다. 안성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밑을 통과해 진위면 은산리를 통해 진위천 송탄정수장으로 향했다. 진위면 들판에는 진위천 맑은 물로 신선한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 시설이 많이 보인다.

진위천유원지 남쪽에 위치한 송탄정수장을 방문하자 당직근무하시는 분이 지난 10월 30일 제조한 신선한 ‘평택의물’을 가지고 나와 시원하게 마실 수 있었다. 350ml 페트병에 담긴 ‘평택의물’은 진위천물을 취수해 송탄정수장에서 응집, 침전, 여과, 소독 등의 공정으로 생산한 먹는 물이다. 비상사태로 수돗물이 단수될 경우에 ‘평택의물’을 주민들에게 긴급하게 제공하거나, 평택시가 주최하는 각종 행사에 활용하고 있다.

진위천은 용인시 부아산 한남정맥 분수령에서 남쪽으로 흐르면 이동읍 서리를 지나 이동저수지(어비리저수지)에 잠시 머물다 진위천 상수원으로 모이고, 분수령의 북쪽으로는 경안천으로 흘러 팔당호로 모여 수도권 주민들의 수돗물로 공급된다. 진위천 송탄상수원보호구역은 진위면 봉남리, 동천리, 은산리, 마산리 용인시 남사면 봉명리, 진목리 일대에 1979년 최초 지정되었다. 진위천 상류 용인시는 남사면, 이동읍 일대에 공장설립 제한지역으로 규제를 당하고 있어 상수원보호구역 해제를 강력하고 요구하고 있다. 용인시의 요구로 지방상수원을 모두 해제하고, 팔당상수원에 수도권 주민들의 먹는 물을 의존하는 정책은 너무 위험하다. 광역 팔당상수원을 이용하더라도 비상식수 확보를 위해 지역상수원은 보전해야 한다.

진위천 상수원보호구역 세월교를 건너 진위향교로 향했다. 진위천 남쪽 제방에서 바라본 진위향교는 무봉산 줄기가 아늑하게 감싸고 있다. 밤이 조금씩 더 길어지고, 찬 서리가 내리는 밤이 많아지면 활엽수들은 나뭇잎을 떠나보내며 겨울잠을 준비한다. 진위향교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회화나무와 느티나무가 울긋불긋 물들어가는 풍경이 아름답다. 진위향교는 풍수지리를 모르는 사람이 보아도 배산임수 명당이다. 향교의 북쪽으로는 무봉산의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병풍처럼 버티고 있어 겨울철 북서 계절풍을 막아준다. 향교의 남쪽은 막힘없이 탁 트여 진위천과 들판이 펼쳐지고, 태양의 온기가 향교를 감싸주는 느낌이다.

진위향교를 나와 평택으로 돌아오는 길은 은산리 농로를 이용했다. 덕암산 자락에 있는 정도전사당은 다음 기회에 가보기로 하고 서둘러 안성시 원곡면으로 가기위해 경부고속도로 굴다리 밑을 통과했다. 안성휴게소 부근 도로는 좁은데 뜻밖에도 대형트럭이 자주 운행을 한다. 대형트럭이 나타나면 자전거는 피해야 할 형편인데 다행히 우리 일행은 인원수가 많아서 트럭이 잠시 기다려 주었다. 좁은 도로에서 자동차를 피해가며 오르막길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평안 해오름길’ 지문리 백련봉 방향 안내판을 만났다. 평안 해오름길은 부락산, 덕암산과 백련봉, 고성산을 연결하는 둘레길이다.

박환우
2.1 지속가능연구소 이사 /
본지 환경전문기자

여중생들이 자전거를 타고 멀리 온 것이 처음이라며 들떠서 이야기한다. 진위향교에서 원곡면으로 돌아오는 언덕길을 오르며 힘들어 죽을 것 같다고 엄살도 피우지만, 얼굴에는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다. 자전거를 타고 집을 떠나 낯선 마을을 통과하며 가을 여행을 즐기는 오늘이 소녀들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된다. 그녀들이 숙녀가 되어 자전거와 잠시 멀어진다 해도 팔다리 근육에 친구들과 함께한 진위향교 자전거 여행을 ‘저장’해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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