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 책 하나되는 평택 연중 릴레이 기고 27

최아현 청북중학교 2학년

[평택시민신문] 『회색인간』을 읽고 많은 것을 깨달았다. 단편소설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소재가 신선한 이 책을 그냥 넘길 수 없었고, 작가의 배경 또한 특별해서인지 저절로 내용이 궁금해져서 읽어보게 되었다. 『회색인간』은 소재가 특이함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묘하게 현실과 비슷해서 거부감 없이 읽었던 것 같다.

 첫 번째 소설인 <회색인간> 은 가장 여운에 남는다. 지저세계 사람들에 의해 노동하며 감정 없이 살아가는 매정한 사람을 ‘회색’으로 비유한 것이 인상 깊게 남았다. 회색인간에서는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에게 비난과 폭행을 한다. 또한, 그런 자에게는 빵이 주어지지 않는다. 일을 안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사회에서도 노래를 부르거나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돈벌이가 쉽지 않고, 미래가 확실하지 않은 일이라며 직업으로 보지 않거나 깔보는 사람들도 많다. 이런 현실을 비판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지상세계 사람들을 위해 노동을 하지만 소득은 적고, 일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가차 없이 죽이는 모습이 마치 열심히 일하고 노력해도 소득은 적고, 일하지 않거나 장래가 없다면 비난받거나 힘들어지는 현대 사회처럼 느껴졌다. 「회색인간」은 인간답지 못한 삶으로 추락했을 때, 서로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이익만을 위해 감정 없이 노동하는 사람들은 전부 회색이었지만 자신의 재능으로 사람들을 돕고 그런 사람들에게 빵을 나누어주고 서로 베푸니까 사람들은 더 이상 회색이 아니었다. 이런 내용을 보면 아마 저자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기계처럼 일만 하는 감정 없는 사람은 색이 없는 회색과 같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고 서로 돕고 베푸는 사람이 진정한 사람이다’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감정을 소비할 시간 없이 바쁘게 일만 하며 살아가고 있다. 과연 이런 삶이 진정 인간다운 삶일까? 사람들에게 베풀 여유 없이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올바른 것이란 말인가? 현대 사람들이 회색인간과 다른 게 무엇인가? 우리도 회색인간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비참한 현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다른 단편소설을 읽어보면 소수의 의견과 희생을 묵살하고 불운이 본인에게만 오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적인 모습과 이익을 위해 극단적이고 욕심스러운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인간의 선한 모습보단 악한 모습을 나타내며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이 인상 깊은 점은 우리가 무심코 놓치고 있는 이런 사회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풍자하였고 소설 결말에 독자들에게 이어서 생각해볼 수 있는 말미를 주고 끝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몰입할 수 있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회색인간』은 인간들이 당연하게 여기고 당연하게 행동하는 것들이 어쩌면 잘못되었음을 알게 해주는, 즉 인간들이 놓치고 살아가는 것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책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사회에 당연하게 맞춰가며 비판할 틈 없이 살기만 했다. 그러다 보니 이러한 현실을 놓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 내 삶에 대해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었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쩌면 이 책은 비참한 현실을 풍자한 내용으로 많은 이들이 이 사회와 동시에 자기 자신을 돌아보도록 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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