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삼 수석교사 (비전고)

임종삼 수석교사 (비전고)

[평택시민신문] 영어 단어 공부 좀 하겠습니다. 먼저 표에 알파벳을 쓰고 순서에 따라 숫자를 붙여 보았습니다. A는 1, B는 2, C에 3, D는 4 … Z는 26입니다. 관련된 문제 하나 내겠습니다. 표에서 알파벳에 붙여진 숫자를 모두 더하면 100이 되는 영어 단어를 하나 찾아보세요.

우리말로라도 곰곰이 생각해보세요. 힌트는 이 단어가 가지고 있는 뜻이 우리 삶을 100점의 행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영어 단어가 있을까요? 먼저 부모가 자녀에게 입이 닿도록 이야기하는 공부, 그 뜻을 가진 ‘study’는 몇 점이 나올까요? S는 19, T는 20, U는 21, D는 4, Y는 25, 그래서 모두 더하면 89점이 나옵니다. 공부가 중요하기는 하지만 11점이 모자랍니다.

지식이 많으면 100점짜리 인생을 살 수 있을까요? 지식을 뜻하는 영어 단어 ‘knowledge’를 계산해보면 96점입니다. 사랑은 어떤가요? 우리 삶에서 사랑을 빼면 남는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Love는 54점입니다. 사랑의 상처가 반영된 점수네요. 그렇다면 사람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돈, 돈을 많이 벌면 성공한 삶인가요? 그러나 Money는 72점 밖에 안 됩니다. 도대체 뭐가 우리 인생을 100점 만점으로 만들어 줄까요? 어떤 뜻이 담긴 단어일까요?

찾았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Attitude’입니다. A부터 e까지 스펠링에 해당하는 숫자를 모두 더하면 정확하게 100이 됩니다. 태도, 마음가짐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입니다.

요즘 교육계가 많이 혼란스럽습니다. 초, 중, 고 교육의 미래를 내다보고 야심차게 시작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수능시험이라는 거대한 장벽 앞에 가로막혀 개정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친구와 같은 교실에서 그 친구를 밟고 내가 올라서야 인정받는 수업과 평가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묻는 교사는 이제 없습니다. 답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숙명여고 시험지 유출 사태와 유치원 비리 문제가 이어지면서 이제 교육에서 믿음과 도덕성은 금기어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믿고 우리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할까요? 학부모의 하소연이 우리 교육의 현주소입니다.

그렇다면 왜 ‘Attitude’일까요? 정치가 무능하고 교육계가 썩었다고 교육현장을 비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너무 크게 들립니다. 내 자녀와 연관된 문제라서 화가 많이 나고 억울하기도 하겠지요. 동료 교사의 일이라서 절망스럽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긍정의 태도이고 따뜻한 마음가짐 아닐까요? 죄는 엄하게 물어야 하고 비리는 낱낱이 파헤쳐야 하지만, 교육계를 싸잡은 비난과 부정은 이제 멈춰야 합니다. 대부분의 정상적인 학교, 선량한 교사와 아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서로에게 건네는 격려와 칭찬이 필요합니다. 학생은 친구를 존중하고 선생님을 존경해야 합니다. 교사는 학생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동료 교사를 응원해야 합니다. 학부모도 학교를 믿고 지원해야 하며 학교는 학부모와 함께 아이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교육계를 향한 부정적인 세태 속에 사라져 가는 모습들입니다. 거창한 구호와 새로운 정책보다 필요한 것은 긍정적인 시선과 격려의 박수입니다. 지지와 응원의 목소리가 들려야 지금 교육현장의 혼란과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시 같은 문제를 내겠습니다. 영어 알파벳에 붙여진 숫자를 모두 더하면 100이 되는 영어 단어는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Attitude!’ 우리말로 마음가짐과 태도를 뜻하는 단어입니다.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태도가 희망을 만들어내고 우리를 발전시킵니다. 오늘 당신의 태도는 몇 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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