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중장기계획 마련이 평택시 도서관 발전의 첫 단추

 

“하드웨어‧소프트웨어‧휴먼웨어 함께하는 중장기계획 마련되길”

도서관 관련 조례‧행정체계‧인력구조 변화 필요하단 지적 많아
 

[평택시민신문] 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관하는 제10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도서관 정책과 발전방안’을 주제로 지난 25일 비전2동행정복지센터에서 열렸다.

포럼의 기조발제는 곽동철 청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와 박명호 평택저널 대표가 맡았다. 곽동철 대표는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이를 실현하기 위한 중장기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박명호 대표는 평택시 도서관의 현주소를 지적하며,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토론과정에서도 참석자들은 평택시 도서관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남겼다. <평택시민신문>은 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관련 현안에 대한 대책을 모색하기 위해 이날 로컬포럼을 지상중계 방식으로 보도한다.

■ 포럼 좌장

김기수 평택시민신문 대표

이번 포럼의 주제를 도서관으로 한 것은 도서관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평택에서는 인구가 늘어나고, 복지나 인문학에 대한 갈망과 열망이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현 시점에 도서관 정책과 관련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도서관의 시설이나 조직, 정책 면에서 현재의 도서관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부족한 것이 발견된다면 이를 앞으로 채워나갈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이 도출되는 토론이 되길 바란다. 더불어 이 자리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통해 시민들이 공감하는 도서관의 중장기 계획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 기조발제

곽동철 청주대학교 문헌정보학과 교수

민주주의 정착 등 5가지 이유로 도서관 필요

1998년 전국도서관평가를 했을 때 전국 시단위에서 공공도서관이 하나 없는 도시는 청주시가 유일했고, 도립도서관이 없는 유일한 시도는 충청북도가 유일했다. 당시에도 청주는 문화도시이자 교육도시라는 이미지가 있었음에도 자녀들이 다닐 도서관이 없었다.

그 이후로 정치인, 언론인, 공무원, 학생, 학부모 등 지역의 사람들과 만나 수년 동안 공공도서관의 필요성을 설명했고, 공공도서관 설립을 추진했다. 현재 청주시에는 12개의 공공도서관이 있고, 13번째 도서관은 짓고 있으며, 14번째 도서관의 기공식이 준비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도서관이 중요하고, 왜 필요한가? 이에 대한 대답은 5가지가 있다.

첫 번째로 ‘도서관법’에 명시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함이다. 도서관법에서는 도서관을 자료를 수집‧정립‧분석‧보존‧축적하여 공중 및 특정인의 이용에 제공함으로써 문화발전 및 평생교육에 이바지하는 시설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두 번째로 도서관은 지식정보 격차를 해소하는 사회적 방어막 역할을 수행한다. 지식과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되는 사회에서 도서관은 소득수준이 낮은 이용자도 도서관의 첨단 정보기기와 시스템을 활용해 정보에 신속하게 접근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세 번째로 도서관은 역사의 왜곡화를 방지하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보루이다. 도서관은 사회의 모든 지적 표현물의 교류 광장으로서, 지식정보자원의 나눔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기에 민주주의의 기반이 된다. 다만, 도서관이 정치적‧종교적‧군사적 도서검열이라는 외적통제를 극복하지 못하면 도서관의 소장서가 왜곡되고, 자료의 왜곡화는 역사의 왜곡으로 직결될 수 있다.

네 번째로 도서관은 지식정보의 생산기지다. 과거에는 똑똑한 사람 한 명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하면 먹고 살았지만, 지금은 한 사람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 어렵다. 이를 위해 다양한 사람들의 지식과 아이디어의 융복합이 필요한데, 이러한 작업이 도서관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끝으로 도서관은 학교교육을 지원하면서 평생교육을 선도하는 중복적‧매개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학교교육 이후에도 자연스럽게 평생교육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앞으로 평택시의 도서관들이 도서관의 제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함께할 수 있는 중장기 계획을 마련하길 기대한다.

 

박명호 평택저널 대표

평택시 도서관 관련 조례 정비‧통합 급선무

최근 평택에서는 도서관과 관련한 활발한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6‧13지방선거로 당선된 평택시의회는 개원과 함께 ‘평택시 도서관 정책 연구회’를 출범했고, 9월에는 ‘평택시 독서문화 진흥 조례’을 제정했다. 또한 평택시립도서관의 주관으로 지난 8월 ‘도서관 정책 포럼’을 열었고, 10월 31일에는 배다리도서관이 개관한다.

이 같은 일련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외형상 풍성함 속에서 느껴지는 빈곤을 느낀다. 그 이유는평택시 도서관 관련 조례의 모범이라고 할 수 있는 ‘평택시 시립도서관 관리 운영 조례’가 10여 년간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해당 조례는 상위법을 밝히는 것도 빠져 있을 만큼 엉성하다. 또한 ‘독서문화진흥법’ 제정 및 시행 이후에는 해당 조례를 개정해 독서문화진흥법에서 위임된 것을 담아야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독서문화진흥법 제정 10년이 지나서야 별도의 조례로 제정될 뿐이었다. 앞으로 ‘평택시 시립도서관 관리 운영 조례’와 ‘평택시 독서문화 진흥 조례’를 통합해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나아가 이 조례에 ‘작은도서관 설치 및 운영 조례’를 통합하는 것도 필요하다.

또한 평택시 행정체계 상에서 4급 부서장의 독립된 도서관으로 운영돼야 한다. 현재 도서관은 5급이 부서장인 사업소로 국에 소속되어야 하고, 그에 따라 사회복지국에 편제돼 있다. 이전에는 기획재정국(현 기획조정실)에 속한 적도 있었는데, 이는 평택시가 도서관을 편의에 따라 이 조직에 붙였다 저 조직에 붙였다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앞으로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 4급 부서장의 독립된 도서관으로 운영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유사기능, 혹은 상호보완할 수 있는 조직의 통폐합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

또한 평택시 14개의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정책팀’ 하나 없다는 것도 문제다. 정책이 보이지 않으니 도서관이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현재의 위치는 어디인지 알 길이 없다. 앞으로 도서관은 정책팀을 신설해 도서관의 비전과 전략을 담은 도서관 중장기발전계획을 시급히 구립하길 바란다.

 

■ 지정토론

유현미 평택시도서관장

공공도서관, 투자가치 있는 사회간접시설

공공도서관은 주말과 야간 등을 포함하여 가장 장시간 개방하는 공공시설이며, 특정연령대가 아닌 모든 연령층에 열려 있으며, 지역의 다른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주민 삶에 직간접으로 연결되는 방대한 자료를 가진 대체불가의 핵심 공공재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연구 결과 공공도서관의 경제적 가치는 투입예산의 3.66배에 달하는 것으로,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는 사회간접자본인 것이 증명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공공도서관이 그 역할과 목적에 충실하고, 산적한 여러 난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가장 절실히 풀어나가야 할 문제가 있다. 이는 인력 부분이다. 도서관연감을 보면 경기도 도서관 수는 43% 증가했지만, 1개 도서관 당 사서 수는 하락하고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은 도서관법이 규정한 적정사서수의 20%에 못 미치는 기형적인 인력구조로 고통 받고 있고, 평택시의 현실도 크게 다르지 않다. 도서관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적정한 인력이 배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렇다고 인력이 없어 못한다는 핑계 뒤에 안주하지는 않겠다. 함께 목소리를 내고 소통하는 시민들과 함께 더디지만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유승영 평택시의회 의원

도서관의 지역적 편차 줄여나가야

평택시 도서관을 위한 9가지 제언이 있다. ▲먼저 도서관의 지역적 편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적 접근성과 수요에 따른 적정한 도서관의 배치와 규모가 필요하다. ▲또한 작은도서관 운영시간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오전10시부터 오후7시까지 운영되고 있고, 일요일은 휴무라 이용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서관 정책에 잘 반영해야 하며, 의견이 실현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이유와 대책을 설명해야 한다. ▲도서관 직원의 증원도 요구되며, 직원을 다면적으로 평가 및 파악하고,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각 도서관으로 파견해야 할 필요가 있다. 특히 1명의 사서가 파견되는 일정규모 이하의 도서관의 경우 주민소통과 의욕이 넘치는 적극적인 지원을 선발해야 할 것이다. ▲기간제에서 공무직으로 전환한 직원들의 전문성과 책임감을 높이기 위한 지원과 교육이 필요하며, ▲고덕신도시 중앙도서관 건립과 관련해 평택의 상징물로 탄생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인구가 늘고 도서관의 규모나 내용이 확대되는 것을 대비해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도서관을 사업소나 국으로의 전환해야 한다. ▲끝으로 종교 및 일반단체가 운영하고 있는 작은도서관에 대해 지역적 상황과 주민의 이용현황에 근거해 지원규모와 기준을 체계적으로 정하고, 유명무실한 곳은 일정하게 정비해 나가야 한다.

 

박명진 통미마을작은도서관장

사설 작은도서관에서도 상호대차서비스 구축돼야

평택시에는 공공도서관이 부족하기 때문에, 사설 작은도서관이 공공도서관의 부족한 틈새를 메울 수 있고, 도서관, 독서 습관, 책에 대한 인식을 밑바닥에서 해소해 줄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지자체에서 사설 작은도서관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정책적으로 지원을 한다면 작은도서관이 마을에 의미 있는 공간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립 작은도서관은 공간적‧재정적 어려움으로 지속적인 자료구입에 한계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도서관과의 연계가 필요하다. 2017년부터 공공작은도서관까지 상호대차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에 따라 공공과 사립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일반시민들은 ‘왜 저기 작은도서관은 되는데, 왜 여기 작은도서관은 안되냐’고 묻는다. 앞으로는 사립 작은도서관까지 상호대차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조은정 한책하나되는평택추진위원회 위원

도서관은 디지털‧아날로그 통섭의 장

고대의 도서관 현판에 쓰여 있다는 ‘영혼을 치유하는 곳’이라는 의미를 생각하고, 현재 도서관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그때나 지금이나 도서관의 역할은 달라진 것이 없다. 단지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 디지털화 되는 도서관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클라우드 형태로 구축된 지식을 검색하며 효율적이고 창조적인 지식을 활용하는 시대로 나아가는 상황에 와 있을 뿐이다. 디지털화되는 도서관 시스템 안에서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 아날로그적인 관계의 중요성을 생각할 때 그 둘의 통섭이 얼마나 조화롭게 일어나는지가 중요하다.

디지털화되는 도서관의 시스템을 하드웨어라고 본다면, 그 안에서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을 소포트웨어로 볼 수 있으며, 이를 연결시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휴먼웨어라고 할 수 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의 확충을 통해 앞으로 도서관이 발전되길 기대한다.

 

조미숙 평택시작은도서관협회장

시의회 도서관정책연구회, 모든 도서관 의견 수렴 필요

평택시의회가 시의회 차원에서는 최초로 도서관정책위원회를 만들었지만, 그 과정을 살펴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특히 평택의 14개 공공도서관과 40여개의 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수집이나 도서관 관계자들의 의견수렴 하나 없었다. 평택시의회 도서관정책연구회는 평택의 공공도서관이나 사립 작은도서관을 먼저 파악하고, 그 특색이나 장점,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야 하나고 생각한다. 또 한 가지 제안을 하고 싶은 것은 평택의 각 도서관들이 특화된 공간으로 성장해 나가길 바란다는 것이다. 포승은 평택항과 산업단지로 인한 지역적인 특색에 맞게 다문화도서관으로, 안중은 민세 안재홍 자료관이 있으니 역사전문도서관으로, 진위도서관은 신숙주사당과 정도전사당 및 원균사당 등과 연결된 향토자료도서관으로, 배다리도서관은 청소년 도서관으로, 지산초록도서관은 어린이도서관으로, 세교도서관은 가족도서관으로, 팽성도서관은 평화도서관으로 특화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정책이 펼쳐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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