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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의 아카이빙 혹은 삶의 노스탤지어…이의우 개인전일상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들에 대한 기록
이상미 기자 | 승인 2018.09.12 09:56|(928호)

[평택시민신문] 17일부터 26까지 대안문화공간 루트서 이의우 개인전이 열린다. 작가가 선보이는 작품은 현재 한국에서 자취를 감춰가는 옛 다방의 모습들이다.

이 작가는 “2012년 늦은 봄날, 시골마을의 목화다방” 앞에서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았고 순간 섬뜩함이 머리를 휙 하고 스쳐지나갔다. 오래 전에 돌아가셨고 그 존재조차도 잊어버렸던 나의 아버지를 보았기 때문이었다”고 이번 작업이 시작된 계기를 밝혔다. ‘목화다방’이 다방 여인네와의 정분으로 가족들에게 상처를 남긴 아버지를 떠올리게 한 것이었다. 작가는 과거의 상흔을 건드린 ‘목화다방’에 ‘두려움에 놀랐지만’ 그곳을 다시 찾았다. 사진을 통해 그 ‘두려운’ 다방을 직시하면서 중년의 나이로 아버지의 ‘바람’을 이해하기로 한 것이었다. 작가는 말한다. “다방 때문에 고통을 겪었던 사람들과 다방에서 맺은 인연과 정 때문에 힘들었던 사람들이 궁금해졌고 알아보고 싶어졌다.”

지극히 사적인 동기에서 출발했지만 이의우의 다방 작업은 전형적인 아카이브 스타일을 취했다. 아버지가 드나들었을 시골 다방들에 대해 어떠한 감정이입도 없이 객관적 초연함으로 기록했다. 가능한 한 정면성의 원칙을 고수했고, 그 주변공간도 적절히 프레이밍하여 다방의 공간 정보를 확대했다.

작가이자 사진비평가인 최봉림은 추천의 글에서 “카페가 자리 잡기 전, 혹은 원두커피가 들어오기 전, 혹은 스타벅스가 생기기 전 한국에서는 다방이 성행했다. 평범한 약속장소이면서 유흥과 일탈의 장소였던 다방은 1950년대 이후 반세기 동안 한국인의 일상과 함께 했다. 따라서 다방 아카이브 작업은 20세기 후반을 산 한국인의 생활사, 사회사 연구의 한 소재가 되기에 충분해 보인다”면서 “어쨌든 우리는 이의우의 아카이브를 통해 시골다방 건물의 특성을 열거할 수 있게 되었다. 거의 모든 다방은 ‘새마을 운동’ 때 값싸게 퍼져나간 슬레이트와 양철 지붕이며 단층이다. 다방의 상호는 ‘옥천, 내산’처럼 지명을 인용하거나, ‘갈매기, 고향, 역전’처럼 지역의 상징성을 활용한다. 그런데 무엇 하나 값쳐줄 것 없는 이 조야한 다방들이 우리의 노스탤지어를 부른다”고 적었다. 그리고 “아마도 한때 우리의 가장 익숙한 만남의 장소였던 다방이 원두커피숍, 카페, 대형 커피체인점에 떠밀려 어느덧 일상의 뒤안길로 사라졌기 때문일 것이다. 언제나 사라지는 것은 아무리 평범할지라도 과거에 대한 멜랑콜리를 부추기고 부재의 쓸쓸함을 부르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짚었다.

이상미 기자  webmaster@pt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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