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마라탕에 원숭이는 없어요

참신하고 깔끔한 식당…27세 중국교포 청년 운영

[평택시민신문] 평택명동골목과 통복시장 근처에는 최근 몇 년간 엄청나게 많은 중국식당들이 생겼습니다. 한국사람들이 장사가 잘 안되서 가게를 내놓으면 바로 중국식당이 들어섭니다. 중국교포들이 많긴 하지만 이렇게 많이 생겨서 장사가 될까 걱정스러울 정도로 많습니다.

중국사람인 저는 먹을 게 많아져서 좋기도 하고 어떤 때는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중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양꼬치, 중국식 샤브샤브, 중국 가정식 볶음요리… 저도 모르는 수많은 음식들을 중국에서처럼 먹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장면은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자장면을 달라고 하도 주문을 해서 입구에 자장면 없다고 써 놓은 집도 있습니다.

나름대로 맛집을 찾아내기 위해 여러 식당을 일부러 다녀봤지만 마음에 쏙 드는 집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요즘에 정말로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해서 고민 없이 다니고 있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하고 싶은 식당은 평택시내 하나외환은행 맞은편에 있는 원숭이 마라탕 식당입니다. 마라탕은 텔레비전 프로그램인 신서유기의 강호동과 요괴들이 좋아하는 사천식 중국요리입니다. 식당이름이 재미있어서 들어갔는데 원숭이가 들어가는 음식은 없습니다. 식당은 넓지 않지만 아주 깔끔하고 산뜻합니다. 특이한 주문방식도 마음에 쏙 듭니다.

신선한 여러 종류의 채소와 다양한 쌀국수, 완자, 두부 등이 셀프바에 진열되어 있습니다. 개인취향에 맞게 먹고 싶은 것을 바구니에 담은 다음 중량을 재어 사장님에게 원하는 요리 스타일로 주문하면 됩니다. 매운 맛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라탕 국물은 담백하면서도 깔끔하고 적당히 맵지 않게 주문하면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요리입니다. 마라향궈는 술안주로 인기가 많은데 고추기름과 산초 등 여러 가지 재료와 위에 뿌리는 참깨가 예술입니다.

식당이 참신하고 깔끔하다 했더니 사장님이 27세의 중국교포 청년입니다. 한국에 유학생으로 처음 왔었는데 한국이 좋아서 다시 F4 비자를 받고 온지 2년 되었다고 합니다. 곧 결혼할 여자 친구랑 같이 식당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젊은 감각의 신세대 중국식당이 가능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중국식당들이 양꼬치 위주의 길림성쪽 식당인데 사천요리인 마라탕을 하게 되었는지 물어 보았습니다.

“마라탕은 다양하고 신선한 야채와 쌀국수, 두부 등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이라서 요즘 중국에서도 인기가 많아지는 음식이라 한국사람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인테리어도 중국사람이 좋아하는 빨강색을 쓰지 않고 깔끔한 하얀색을 선택했어요.”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 한국사람들도 일부러 찾아온다고 합니다.

마라탕 국물 맛이 다른 데하고 틀린데 혹시 무슨 비법이 있냐고 물어봤습니다.

“육수는 닭발과 13가지 한약재를 넣어서 매일 새로 만들어요, 고추기름이 중요한데 시중에서 파는 거 쓰지 않고 매일 아침마다 새로 직접 만들어 써요.”

깔끔한 젊은 주인커플의 정성이 느껴집니다.

처음에 방문한 손님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렵다고요? 걱정하지 마세요. 우리 젊은 사장은 아주 간편한 메뉴를 만들었습니다.

마라탕 세트메뉴 8000원! 2만원 이상 주문시 배달비도 해드립니다.(배달비 무료!)

마라탕은 묘한 중독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혼자 매일 가기 부끄러워서 갈때마다 친구들을 데리고 가게 됩니다. 신선한 이 집의 마라탕 덕분에 요즘의 엄청난 더위도 견디고 있습니다.

평택외국인복지센터 중국어상담사, 결혼이민자

시민기자 왕아나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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