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과 평택 2- ① 평택 미군기지 약사 (오산비행장과 험프리스수비대 역사)

[평택시민신문] 지난 2018년 7월 평택시 팽성읍 캠프 험프리스(K-6)에 주한미군사령부가 이전함에 따라 주한미군 이전이 완료됐으며, 본격적인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시작됐다. 이에 앞서 <평택시민신문>은 지난해 세계 최대 규모의 주한미군기지 건설에 따른 지역사 차원의 주둔역사를 정립하고, 미군과의 바람직한 다문화 공동체를 형성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미군 평택주둔 약사 및 생활문화에 끼친 영향>이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했다. 책에는 평택의 각계 전문가들과 대학교수들이 참여해 평택지역의 외국군 주둔 역사와 미군주둔이 평택인의 생활과 삶에 미친 영향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더불어 주한미군 평택시대에 대처해야 할 지역사회의 과제 등 평택시민에게 주어진 미래의 과제를 살펴보는 내용도 담겼다. 주한미군 평택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 시점에 지역사 차원의 미군 주둔 역사를 이해하고, 한미양국의 이질감을 줄이고 새로운 공동체 문화 조성에 기여하기 위해 <평택시민신문>은 해당 도서의 내용을 지면으로 소개한다.

이번 글은 최치선 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의 '평택미군기지 약사-오산비행장과 험프리스수비대 역사'를 싣는다.

오산 비행장
한국 내 미국 공군의 주된 허브기지…송탄 경제는 미군부대 중심으로 성장

험프리스 수비대
6.25 당시 안정리 기지를 미군에 공여…해외 미육군 비행기지로 가장 큰 규모

 

1.개관

미군기지는 평택의 과거‧현재‧미래

캠프 험프리스(2015년)

평택에는 두 개의 미군 기지가 있다. 팽성읍 안정리에 있는 육군 중심의 ‘험프리스 수비대(USAG Humphreys)’와 송탄에 있는 ‘오산비행장(Osan Air Base)’ 이다. 평택시민들은 1952년부터 지금까지 미군기지와 함께 살아왔다. 한국전쟁 중 건설된 미군기지는 평택 현대사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농경중심이던 평택지역에 형성된 미군기지는 평택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군기지 확충으로 많은 일자리를 찾아 평택에 정착한 피난민과 전국에서 모여든 다양한 사람들로 인구가 증가했다. 미군기지와 관련된 여러 가지 직종과 유흥업이 번창하면서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평택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나 경제의 그늘 또한 커서 기지촌이라는 불편한 오명 속에 주권과 인권이 무시되고 고유한 문화와 환경이 훼손되는 희생이 있었다. 이제 평택은 새로운 전환을 맞고 있다.

 

2. 미군기지 역사

오산 비행장 Osan AB(K-55)

한국 내 미국 공군의 주된 허브기지

송탄 경제는 미군부대 중심으로 성장

건설중인 K-55전경 (1952년)
K-55 항공사진 (1963년)

송탄에 있는 오산공군기지(Osan Air Base)는 1951년 2월 7일 ‘총검의 전투(Battle of Hill)’가 일어났던 곳이다. 그해 11월 미국은 한국에 전투지원단을 지원하는 공군부대 주둔지로 평택군 송탄면, 서탄면 진위천 들판에 인접한 야리·적봉리·신야리 일대를 지정했다. 그들은 이곳을 ‘오산리(Osan-Ni)’라 했고 기지 이름을 ‘오산리 AB(Osan-Ni AB)’로 명했다. 행정구역상 오산과 무관한 곳에 ‘오산리’라는 기지 이름이 명명된 것은 이 지역이 1945년 미군이 제작한 군사지도의 도엽명 오산리(Osan-ni)지도 속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이 지도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1914년 측량하고 1921년 발행한 1:50000 지도인데 미군측이 그대로 사용하면서 생긴 오류다.

1952년 초 한국과 미국은 K-55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강제로 주민들을 이주시키고 그해 7월부터 미 공병대와 한국인 노무자들을 투입해 두 달 반 만에 2740m의 비행장 활주로를 완성했다. 같은 해 11월 18일 전투폭격비행단과 그 비행단의 f-51 전투비행중대를 비롯한 두개 중대가 배치되고 그 부대는 이후 f-86으로 전환됐다. 1952년 11월 본격적으로 미공군기지가 운용되면서 서탄면 적봉리에 있던 부대정문을 현재 위치인 송탄면 신장동으로 옮겼다. 1953년 6월 휴전협정이 맺어지고 그해 10월 한국과 미국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해 미군이 계속 한국에 주둔하도록 하는 법적근거를 마련했다. 1954년 1월 ‘항공전술본부’가 재배치됨으로써 한국 내 미국 공군의 주된 허브기지가 됐다. 이때부터 부대 정문을 중심으로 미군들을 상대로 한 상점과 위락시설이 밀집한 기지촌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다. 1956년 9월 공식 명칭을 ‘오산리 AB(Osan-Ni AB)’에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오산 AB(Osan AB)’로 했다. 이때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송탄의 경제는 미군부대를 중심으로 성장했다.

1968년 1·21 사태 이틀 만인 1월 23일, 북한은 원산 앞 바다 40km 떨어진 공해상에서 미국 ‘푸에블로’함을 공격하고 선원들을 납치했다. 이로 인해 한반도는 전쟁의 위기에 휩싸였고 미국은 1000여 명의 병력과 650만 파운드의 군수물자를 오산기지에 증강 배치했다. 같은 해 11월 23일 선원들이 풀려나면서 위기는 넘겼으나 이 사건으로 미군은 기지시설 확장과 전투단 배치를 서둘렀다. 더불어 지역 경기 또한 전후 최고조에 달했다.

1971년 11월 군산비행장에 배치됐던 3rd전술전투비행단의 36th 전술전투부대가 오산베이스로 옮겨왔고 1974년 51비행단으로 재편됐다. 1988년 F-16이 배치되면서 격납고와 군수품 저장소 및 숙소 등이 새롭게 건설됐다. 1993년 10월 1일 제51전투비행단으로 개편됐다. 북한의 도발과 베트남전, 걸프전등 국내외 분쟁으로 미군이 증원하고 감축함에 따라 송탄경제도 변화를 겪었다.

현재 기지에는 9000명이 주둔하고 있고 태평양공군 산하의 7공군사령부가 있으며 7공군 주력부대인 51전투비행단과 제5정찰단, 제31특수작전항공단, 제303정보단, 제631공수기동지원단, 제33구조단 등이 배치돼 있다. 주로 전투기종인 F-16, F-15와 폭격기 A-10기가 주종을 이루며 수송기 C-130과 정보수집 정찰기 U-2기와 소형 정찰기, 헬기 및 국내외 기지를 운행하는 민항기들이 하루 평균 54∼123회 운행하고 있다.

K-55정문앞 풍경 (1959년)

 

험프리스 수비대 USAG Humphreys (Camp Humphreys/K-6)

6.25 당시 안정리 기지를 미군에 공여

해외 미육군 비행기지로 가장 큰 규모

K-6 항공사진 (1952년)

팽성읍 안정리에 있는 험프리스 수비대(USAG Humphreys)는 해방 전 일본해군병참기로 사용됐던 곳이다. 1942년 일본해군시설대가 한국인들을 강제징용 해 길이 1700m, 폭 50m의 활주로를 건설했다. 그러나 비행장은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고 종전됐고 해방과 더불어 미군이 접수했다. 미군은 기지 경비만 했을 뿐 군사적으로는 사용하지 않았고 1949년 미군 철수 후 한국 해병대가 일시 주둔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2월 5일 한국정부는 한반도방위 목적으로 안정리 기지를 미군에게 공여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1952년 미해군비행단과 제6147 전술통제단의 임무수행을 위해 기존 활주로를 2400m로 새롭게 확장하고 기지명을 K-6라 했다. 휴전 후 미육군 대구지원부대 일부가 주둔하면서 일곱집매를 중심으로 기지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1962년 기지명을 캠프험프리스(Camp Humphreys)로 바꿨는데 이는 1961년 오산상공에서 헬기사고로 숨진 미육군 기술장교 ‘벤저민 K 험프리즈’를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이 기지는 미8군(EUSA)와 서울지역사령부, 제7병참사령부 부속기지로 해외에 주둔한 미육군의 비행기지로서는 가장 규모가 크고 비중 있는 곳이다. 1964년 독립된 지역사령부로 개편됐다. 1974년 19지원여단의 발족으로 미육군 수비대로 지정됐고 1985년에는 전시지원 조직으로 개편돼 23지원단으로 지정됐다. 1996년 6월 17일 미육군 제3지역지원사령부로 출범했고 7월 24일 아파치(AH-64) 실전배치와 더불어 미육군제6항공전투부대를 운용하게 됐다.

2017년 7월 11일 미8군사령부가 평택 이전 개소식을 했고 2018년 까지 기지 배치를 완료 할 예정이다. 현재(2017년 기준) 기지에는 1만6000여명이 주둔하고 있고 정보수집용 정찰기와 블랙호크(Black Hawk), 시누크(Shinook), 아파치(AH-64)및 코브라(Cobra)등 다양한 헬리콥터와 중·소형의 수송기 및 경비행기가 하루 평균 30∼85회 운항하고 있다.

K-6 정문앞 풍경 (1968년)

 

글: 최치선 평택향토사연구소 상임위원

>> 다음호 ‘평택 미군기지 약사_주한미군 이전사업’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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