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성공의 바로미터는 지역주민의 참여

준비‧기획‧운영‧평가 등 축제 전반의 지역민 참여 필수

평택시, 10월 중 타악퍼레이드 기반 (대표)축제 계획

성급한 진행보다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 있어

축제 학습모임 통해 ‘평택의 가치’ 발견이 우선 의견도…
 

[평택시민신문] 평택시‧평택지역신문협의회가 주최 및 주관하는 제9회 평택로컬포럼이 ‘평택시 축제 현황과 대표축제 육성 방안’을 제목으로 19일 비전2동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날 포럼은 평택시 대표축제 구상 현황을 살펴보고, 앞으로 성공적인 대표축제 개발 및 운영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고,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논의가 이어졌다.

포럼의 기조발제는 안남일 한국축제포럼 회장과 신현식 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가 진행했다. 안남일 회장은 축제의 긍정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축제 기획을 위한 의견을 밝혔다. 이어 평택시가 발주한 대표축제 관련 용역에 참여한 신현식 교수는 해당 용역 내용을 발표했다.

또한 지정토론에서는 박성복 평택시사신문 사장의 사회로 손정호 평택시 신성장전략국장, 박명호 평택저널 대표,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이기원 KBS PD 등이 발표를 이어갔다. 이들은 대표축제의 성공을 위해 준비‧기획‧운영‧평가 과정에서 지역주민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본격적인 포럼에 앞서 김기수 평택지역신문협의회 회장은 “지금까지 평택에서는 축제는 많으나 대표축제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고, 이에 대해 민간과 시에서 고민은 많았지만 뚜렷한 방향은 찾지 못했다”면서 “포럼을 통해 평택이 나아갈 축제의 방향을 정립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기조발제

안남일 한국축제포럼 회장 (고려대학교 교수)

축제, 지역민과 지역에 긍정적 요소 많아

참여자들의 니즈 충족시키는 운영이 중요

축제 개발 위한 거버넌스 학습 모임 만들어야

과거 축제는 무엇인가를 축하하는 자리이자 제사의 자리였다. 당시 축제는 유희적‧예술적 요소가 포함된 제의였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축제는 종교성이 약화되고 놀이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축제 간의 변별력이 사라지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에도 축제는 참여자들 개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역민들에게는 여가활동에 대한 기회를, 문화소외 지역민에게는 문화 향유의 기회를,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문화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 전체적인 측면에서도 축제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을 형성하고,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확립한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또한 지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러한 축제의 가치를 지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지방자치제 실행 이후 수많은 지자체가 대표축제 개발을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지자체들은 용역을 통해 일본의 ‘삿뽀로 눈꽃 축제’,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 스페인의 ‘토마토 축제’ 등과 같은 세계적 축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축제는 자본만 있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지역 안에서 자신들의 축제를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러한 학습을 통해 지역적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가치를 발견해야 하며, 이 가치를 축제의 철학이자 핵심주제로 삼아야 한다.

그렇다고 문화유산 등 ‘평택만의 것’에 집착하는 자세는 피하길 바란다. 대중들은 문화유산에 관심이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평택의 것’을 강조하는 순간 평택은 사라지게 된다.

핵심주제를 선정한 이후에는 축제의 콘텐츠‧운영에 대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이때 축제의 콘텐츠나 운영이 주제와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축제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할 것을 당부한다.

또한, 대중화‧명품화‧세계화 등을 처음부터 축제의 목적으로 선정하는 것은 지양하길 요청한다. 그보다는 먼저 평택시민들이 찾아오고, 만족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바란다. 평택시민도 찾지 않는 곳에는 외국인도 찾지 않는다. 우리끼리 즐겁게 놀다보면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게 되고, 외국에서도 찾아올 수 있다.

한편, 축제를 위한 학습의 과정이나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은 주민들의 주도와 참여, 협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축제의 목적 중 하나가 공동체의식 함양이고, 축제의 성공여부가 지역주민의 참여여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행정이 축제에서 손을 떼라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주도적으로 축제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앞으로 평택에서 축제를 위한 지역적 차원의 공부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돼 평택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즐거운 축제를 개발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신현식 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겸임교수

‘타악 퍼레이드’가 핵심 소제인 거리축제

3일간 공연‧퍼레이드‧타악 체험 진행

평택시가 발주한 ‘대표축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은 평택시를 대표하는 축제가 없다는 문제의식으로 진행된 것으로, 차별화된 지역축제 개발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용역의 내용을 보면 먼저 거리축제를 제안했다. 그 이유는 최근 축제 장소가 특정장소에서 거리‧도심지 등으로 이동하고 있고, 거리축제가 도시재생 및 주민화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었다. 또한 평택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 거리축제를 선호했다는 점도 거리축제를 제안한 이유가 됐다.

축제가 진행되는 거리로 평택역 앞 (평택2로)일대나 조개터로 일대를 제안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조개터로 일대를 권하고 싶다. 평택역 일대는 번잡해 축제가 실질적으로 진행하기 어려운 반면, 조개터로 일대에서는 거리 퍼레이드 이후 소사벌레포츠타운에서 공연을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축제의 핵심 소제는 ‘타악’과 ‘퍼레이드’로 선정했다. 평택시의 대표적인 문화자원이자 유네스코 인류문화유산인 평택농악을 핵심콘텐츠로 착안하여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타악 퍼레이드’를 킬러콘텐츠로 제안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축제는 3일 동안 진행되며 축제 첫째 날에는 주제공연, 개막식, 기획공연 및 축하공연이 진행된다.

그리고 2일차에는 전문단체팀과 지역주민팀이 타악을 주제로 한 공연을 거리 곳곳에서 진행하며, 정해진 시간에는 모든 공연팀이 하나로 어우러져 퍼레이드를 실시한다. 이때 각 공연팀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진다. 퍼레이드 이후에는 무대공연‧기획공연‧축하공연으로 축제 참여자들에게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3일차에는 전날 심사를 통해 본선에 오른 공연팀이 2일차와 마찬가지로 거리 곳곳에서 공연을 하고, 퍼레이드를 실시한다. 이때에도 전날과 같이 심사가 진행되고, 심사 결과에 따라 폐막식에서 시상을 하게 된다.

타악공연과 퍼레이드 이외에도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대형오브제가 3일 동안 거리 곳곳에 전시될 예정인데, 퍼레이드 때에는 오브제도 함께 퍼레이드 행렬에 참여하게 된다.

또한 상시적으로 타악문화체험부스, 다문화프리마켓, 평택향토음식 및 특산품 판매 부스 등을 운영한다는 계획도 용역에 포함됐다.

이러한 축제를 실제로 진행하기 위해 용역팀은 최소한 7억5000만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또한 성공적인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민간과 공공부분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 전담조직을 구성할 필요가 있으며, 해당 조직은 축제 실행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 지정토론

손정호 평택시 신성장전략국장

올해 10월 경 축제 실시

평택에는 다양한 축제와 각종 음악회, 평택농악‧민요‧거북놀이 등 상설공연을 실시하고 있지만, 이들의 비전 및 콘텐츠, 예산 및 규모, 집객력, 외부 인지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평택시를 대표할만한 행사는 없는 실정이다.

이에 평택시는 2015년부터 대표축제 개발을 추진해 왔고, 그 일환으로 ‘대표축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실시되게 되었다. 그리고 앞서 설명된 내용의 ‘평택 소리 樂(악) 축제’가 개발되었다. 평택시는 올해 10월 경 총사업비 2억8000만 원을 투입해 해당 축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실무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축제는 어려운 과제이다. 이번에 진행되는 축제에 ‘대표축제’라는 명칭을 쓸 것인지, 시민들의 공감대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또한 시민과 외부인을 어떻게 축제의 현장으로 끌어올 수 있을지에 대한 계획 마련도 필요하다. 더불어 용역사가 필요 예산이라고 책정한 7억과 실제 평택시 예산 2억8000만 원의 괴리를 어떻게 조화롭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한다.

앞으로 이러한 고민에 대한 답을 발견하기 위해 전문가와의 토론 등 머리를 맞대는 작업이 필요하다. 또한 올해 축제가 실시된 이후에도 관련 피드백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축제가 이어나갈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 나가며, 점차 축제의 완성도를 높여나갈 예정이다.

 

박명호 평택저널 대표

축제평가단 운영으로 피드백 필요

유사 축제 통‧폐합도 고려해야

김선기‧송명호‧공재광 전 시장 체제 하에 평택시는 지금까지 대표축제를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은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현재 평택시의 용역으로 개발된 대표축제는 평택의 정체성과 연계되면서도 실행에 있어 상당히 구체적이어서 성공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축제 발전방안에서 내년 4월에 설립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평택시 문화재단’의 고려가 빠진 점은 아쉽다. 앞으로 대표축제가 지속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문화재단의 역할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문화재단의 업무영역 가운데 지역축제가 포함될 경우 발전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향후 축제가 매년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축제평가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축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일시적이고 산발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축제평가단을 통해 시민의 목소리가 다음번 축제에 반영돼야 한다.

더불어 평택시 전체의 축제발전을 위해 유사 축제의 통‧폐합이 필요하다. 축제의 본래 목적을 이룰 수 없는 것, 당초부터 축제 취지와 정체성이 모호한 것, 지속성이 없는 것, 단발성에 그치는 것은 잘되는 축제의 확장 및 지원을 위해 과감하게 정리해야 한다.

 

황우갑 평택시민아카데미 회장

10년을 바라보고 축제개발 고민 필요

축제위한 민관 학습조직부터 구축해야

시민으로서 평택의 대표 축제 개발을 위한 제언을 하자면, 먼저 대표축제 만들기에 조급해 하지 말고, 차근히 준비해야 한다. 평택에는 아직 10만 이상의 사람이 동시에 모일 수 있는 공간이 없다. 앞으로 고덕신도시 내 중앙공원이나 알파탄약고 공원 등이 조성되면 이러한 공간을 활용한 대규모 축제가 가능할 수 있다. 그때를 대비해 차근히 준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축제는 10년을 계획해 추진하고, 그 기간에 축제 학습조직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축제는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가 우선적이다. 주제에 맞게 시민들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이 주제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각 분야의 지역전문가들을 주축으로 민관 학습조직을 구축하고, 축제를 위한 지역 네트워크를 형성해야 한다.

끝으로 전국구 ‘축제 감독’이 꼭 있어야 한다. 축제의 주인은 시민이지만 축제의 설계자는 감독이다. 새롭게 조성될 축제공간, 축제 학습조직을 통한 네트워크 속에서 축제의 핵심 테마는 만들어질 것이다. 그때 전문가들의 자문과 심층용역을 통해 내용을 보완하고 축제감독을 영입해 완성도 높은 축제를 실시해야 한다.

 

이기원 KBS PD

벤치마킹도 축제개발의 한 방법

타악 축제는 현실과 괴리감

대한민국의 최장수 단일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은 사실 KBS가 만든 것이 아니라 일본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한 결과물이다. 다만 KBS에서는 노래라는 소재로 더욱 흥겹게 진행할 수 있도록 연출을 하고 있다. 결국 새로운 것은 없다. 평택도 다른 지역에서 잘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해 평택만의 가치를 적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현재 평택시는 농악을 모티브로한 타악을 주제로 축제를 진행할 계획이다. 하지만 사천시에서 타악 축제가 올해로 10회째가 됐는데, 폐지수순을 밟고 있다. 이를 토대로 본다면 평택시가 계획하고 있는 축제와 현실 간의 괴리감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단 기간 펼쳐지는 축제에만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1년 내내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여건에 집중하는 방법도 제안하고 싶다. 전주 한옥마을과 같은 경우가 좋은 사례다. 평택도 다른 지역을 벤치마킹하고, 지역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1000만명 이상이 연간 찾아올 수 있는 특화된 아이템을 개발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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