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 책 하나되는 평택 _ 연중 릴레이 기고 12

강민지 평택여자중학교 2학년

[평택시민신문] 올해의 한 책인 「회색인간」은 다양한 이야기를 한데 묶은 책으로 인간의 어리석음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책에서 보여주는 다양한 상황에 처한 인간의 모습은 극단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인간이 얼마나 어리석을 수 있는지 또 우리 스스로 얼마나 어리석게 살고 있는지를 일깨워주었다.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들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결정과 생각이 고작 저 정도인가 하는 의문이 내내 들면서 암담한 기분과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어쩌면 작가는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그런 결정과 생각을 할 수 있으나, 경각심을 가지고 인간의 어리석음에서 벗어나려 애쓰자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 책 속 인물들의 모습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 속의 이야기 중 ‘아웃팅'은 인조인간을 차별하는 세상에서 인조인간을 밝혀내는 아웃팅 전문기자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주인공인 최 기자는 인조인간들의 비밀을 폭로하는 것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어쩌면 이기적인 인물이다. 또 인조인간은 하찮고 인간인 자신은 우월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이러한 주인공이 결국 자신뿐만 아니라 지구인 모두가 인조인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허탈함을 느끼는 모습으로 이야기는 끝난다. 이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수많은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때론 자신과 다른 존재를 미워하고 차별하며 배제한다. 하지만 주인공처럼 이런 태도를 성찰하고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 이 이야기가 전하는 바라고 생각했다.

책의 제목이 된 단편 '회색인간'은 책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나로 하여금 따듯함을 느끼게 해 준 이야기였다. 어두운 세상 속 한 줄기 희망과도 같았다. 감정의 싹을 자르고 악한 본능에 의존해 살던 사람들이 서로에 의해서 서서히 인간성을 되찾고 스스로 삶의 색을 찾아가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었다. ‘회색인간’을 읽으며 진정한 나를 잃지 않겠노라, 내 삶의 색을 잃지 않겠노라, 회색 인간이 되지 않겠노라 다짐했다.

이 책은 오래도록 나의 마음속에 남아 삶의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게 할 것 같다.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이런 책이야 말로 점점 색을 잃어가는 세상에 꼭 필요한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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