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교수의 로컬 프리즘 _ 진세혁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지방선거는 1952년에 첫 실시 후 1960년 군사쿠데타로 중단

1991년 부활돼 동시지방선거는 1995년 이후 올 해 7번째

6‧13지방 선거 투표권 행사는 민주시민 역량 보여주는 이정표

진세혁 평택대학교
국제무역행정학과 교수

[평택시민신문] 현대 민주주의는 선거에 의해 이루어진다. 민주주의사회에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대표를 직접 선출하고 그 대표들이 시민들의 이익을 위해 일정한 기간 동안 봉사할 것을 기대한다. 시민들이 민주적 과정에 의해 선거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사회의 근간이다.

선거권은 오랜 세월동안에 걸쳐 만들어진 권리이다. 일정한 나이에 도달하면 신분, 재산, 학력, 성별 등의 요소에 의해 차별받지 않고 누구나 선거권을 행사하는 보통선거제도는 오랜 투쟁의 산물이다.

민주주의의 본산이라고 하는 영국의 경우 1688년 명예혁명 이후 지속적인 선거권 확대운동을 통해 선거권이 확대되어 왔다. 1867년에 노동자의 선거권이 인정되었고, 1918년에 21세 이상의 남성과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참정권이 부여되었다. 2018년 올해로 영국의 여성참정권 1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영국에서 21세 이상 모든 남녀에게 선거권이 부여된 것은 1928년의 일이다. 명예혁명 이후 240년만이다.

민주주의의 선진국이라는 국가들의 경우에도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실질적인 보통선거제도가 정착되었다. 선거권은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통해 쟁취된 결과물이다. 선거권은 거저 얻어진 결과물이 아니라 피와 눈물을 통해 획득된 시민의 권리이며 민주주의를 지키는 보루인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번째 민주적 선거가 시행된 것은 1948년 5월 10일 제헌의회 선거이다. 미군정하에 실시된 이 선거에서 모든 국민에게 1인 1표의 투표권이 부여되었다. 여러 가지 평가가 있을 수 있으나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고민 없이 어느 날 갑자기 모든 국민들에게 투표권이 부여된 상황이다. 민주주의를 위한 훈련과정이나 선거권에 대한 논의 없이 일단은 모든 국민들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고 시행되었다.

서구 민주주의 국가들이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 만들어 낸 민주적 선거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우리의 선거역사를 돌이켜보면 이해할 수 있다. 특정인의 장기집권을 위해 선거제도가 개악되는 과정을 우리 사회는 경험하였고 그 과정에서 민주주의의 실현에 대한 반성과 회의는 우리 사회의 과제였었다.

그러나 민주적 선거 실시 70년을 맞는 현 시점에서 보면 그 동안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선거를 통해 민주혁명을 이루어내었다. 민주주의는 선거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유권자의 한 표가 결국은 사회를 바꾸고 국민이 주인이 되는 민주주의를 만들어 내고 더 나은 사회를 건설한다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첫 번째 선거인 제헌의회 선거 이후 두 번째로 1950년 5월 30일 2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되었다. 1952년 4월 25일에는 시읍면의회의원선거가 실시되었다. 52년 지방선거는 이승만정권의 정치적 필요성에 의해 실시되었다는 비판이 있고 6ㆍ25전쟁 중이기 때문에 일부 선거가 실시되지 못한 지역도 있었으나 역사적으로는 이 땅에서 세 번째로 이루어진 선거이다.

1961년 5ㆍ16쿠데타로 지방자치가 30년간 중단되었으나 1991년 3월 26일 구ㆍ시ㆍ군의회선거로 지방의회가 부활되었다. 오는 6월 13일 전국동시지방선거는 1995년 첫 번째 동시지방선거 이후 7번째이다.

선거에서 유권자가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사회에 있어서 권리이자 의무이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것도 유권자의 권리이기는 하나 민주주의는 투표 결과에 의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투표는 민주주의의 필수적 요소이다. 민주적 선거를 실시한지 70년을 맞이하는 올해, 6월 13일 지방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사회에 있어서 주민의 성숙된 역량을 보여주는 이정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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