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을 바라보는 노 시인의 인생노래

올곧은 정신과 서정적 성찰의 메시지

오숙자 시인

[평택시민신문] 여든의 나이를 목전에 둔 오숙자(79) 시인이 두 권의 시집『청동화로』 『내 안의 그대』에 이어 세 번째 시집『풍경소리』를 상재했다.

인생의 연륜을 쌓아가면서 더 깊은 울림의 시를 쓰기 위해 노력한다는 오숙자 시인의 『풍경소리』는 시 한편 한편마다 진솔한 삶의 흔적들이 서정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울퉁불퉁한 인생길을 초연하게 받아들이는 정신의 세계 또한 놀랍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며 반성하는 삶의 태도가 곰삭은 문장들에 스며있다. 시적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형상화하는 능력은 현실의 허물마저 사랑으로 감싸 안는 사고력으로 빛난다. 이는 시와 시인의 세계가 둘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꽃 한 송이를 마주하면서도 꽃의 지혜까지 들여다보는 시선을 가졌다.

“꽃에는 꽃의 향기가 있듯이/사람에게도 사람의 향기가 있음”을 발견하고 자신 또한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해주는 한 송이 꽃이기를 열망하는 시인정신을 지녔다.

 

이정표 없는 길을/무작정 걷고 또 걸어간다/철따라 흘러온 시간들은 어디론가/흔적도 없이 흩어지고/짧고도 긴 인생여정에서/어느덧 등 굽은 소나무를 닮아있는/나를 발견한다/이제는 갈잎 끝에 묻혀있는 시소의 운명/무엇을 더 바랄 것이며/더 이상 채울 것이 있겠는가/침묵 속에 마음을 묻어두고/넓은 치마폭으로 덮고 감싸주고/비우고 나누며 살아가리라/재물로 사람을 얻을 수 있지만/인간의 정과 사랑만은 얻을 수 없는 일/이 가을 문턱에서/내게 남은 시간들을 관용과 애정으로 소진시키리라. -<인생>전문

 

여든 해의 인생을 살면서 자신의 정신세계를 돌아보며 가꾸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을 의식하고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다.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하며 삶의 지표에 접목하며 산다는 것 또한 어려운 일이다. 혹시 피폐해질지도 모르는 삶을 시의 힘으로 끌어올리고 현실에 충실한 노 시인의 인생여정이 엿보게 된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연친화적인 사유를 늘리며 기꺼이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는, 오숙자 시인의 삶의 족적이 역력한 시집『풍경소리』에는 자택의 팔각정에 매달린 풍경이 보내주는 은은한 풍경소리가 있다. 오숙자 시인은 2007년 월간<문예사조>로 등단하였으며 한국문인협회 회원. 평택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배두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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