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택시 함께 읽을 책

송가희 비전고 졸업생

[평택시민신문] 나는 올해로 스무 살이 되었다. 더 이상 취업은 내게 머나 먼 이야기가 아니고, 그에 따라 자연스럽게 근로 환경에 대한 이슈들에 대해 더욱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들 중 노동시간이 2위로 매우 긴 편이지만, 시간 당 노동생산성은 최저 수준이다. 이처럼 몇 년 뒤 내가 속하게 될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매우 형편없는 수준이다.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고 개선되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송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송곳’은 대형마트인 ‘푸르미’의 직원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문제는 내가 당장 마주한 문제는 아니지만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다. 그리고 내가 곧 마주하게 될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노동 시스템은, 특히 비정규직 근로자와 같은 경우에는 더욱 더 근로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가 매우 취약하다. 당장에 내 주위에도 최저시급을 못 받고 일한 친구들이 간혹 있을뿐더러 휴게시간과 같은 경우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 이렇듯 근로 현장에서의 근로자의 인권은 매우 취약한 지점에 놓여있고, ‘송곳’은 그 지점을 날카롭게 찌르고 있다.

‘푸르미’ 직원들은 작품의 주인공인 ‘이수인’을 필두로 빼앗긴 권리들을 되찾고자 다양한 행동들을 하지만 오히려 회사는 압력과 회유, 따돌림 등 부당한 대우를 일삼는다. 이수인은 ‘푸르미’가 프랑스회사임에도 노조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는데, 이에 대한 구고신 소장의 대답이 매우 인상 깊다. ‘여기서는 그래도 되니까. (중략) 사람은 대부분 그래도 되는 상황에서는 그렇게 되는 거요. (중략) 당신들은 안 그럴 거라고 장담하지 마. 사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 결국 각각의 회사의 문제가 아닌 노동 시스템 자체의 문제이고, 이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작가는 ‘송곳’을 통해서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노동문제들을 입체적이고 현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특히 작가는 ‘송곳’을 통해 노조가 좋고 그것을 확산하자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서 노조가 처해있는 상황과 목표에 대해서 알리고자 한다고 말한다. ‘노조’라는 단어를 들으면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그런 사람들에게 특히 이 책을 권하고 싶다.

나는 미래의 근로자이다. 나는 몇 년 뒤 사회에서 어떤 일이든 하고 있을 것이고, 이는 곧 근로의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 모두 마찬가지이다. 당장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의 문제는 아닐지 몰라도 당신의 자녀, 친척, 그 누구든 노동 시스템에 대한 문제는 결국 당신의 주변에까지 다다를 수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 모두 함께 알아가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다 보면 결국 기존의 노동시스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함께 ‘송곳’을 읽는 것으로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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