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헌규 수석교사(안성여고)

[평택시민신문] 저명한 상담심리학자인 칼 로저스(Carl Ransom Rogers)의 이야기다.

그는 어린 시절 몸이 아파 절망에 차 있을 때 어두운 창고 구석에서 싹을 내고 있는 감자를 보고 힘을 얻었다고 한다. 하찮은 감자조차도 절망적인 환경 속에서 성장하려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때부터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그는 인간은 누구나 내면에 성장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성장하는 것도 습관이다. 하나의 성공을 맛본 사람은 다음 성공을 기다린다. 계속되는 성공경험은 성장의 습관을 만든다. 반대로, 실패하는 사람은 또 실패한다. 거듭되는 실패로 학습된 무기력에 빠지고 자포자기의 습관을 만든다. 성공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기 때문이다. 실패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을 하려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실패를 가르친 것은 아닌지... “무엇이 될래?” 라고 물으면 “대통령”, “장군” 으로 대답하다 어느 순간 “선생님”, “요리사”가 되었다. 모두가 어떤 도달점을 삶의 목표로 삼는다. 학교생활기록부에는 진로희망사항에도 유치원 교사, 애견미용사, 판사, 검사, 의사 등 모두 도달점을 적는다. 그리고 도달점을 위해 이를 악물고 노력하라고 한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에서부터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잠을 자지 않으면 꿈을 이룬다.’까지 인내를 강조한다. 시험에서도 그렇다. 학생들은 시험 목표치 국어 90점, 영어 95점. 이런 식으로 도달점을 목표로 세운다. 자신이 달성할 수 있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희망하는 도달점을 목표로 삼는다. 이런 도달점 목표는 대다수의 사람을 실패로 내몬다. 인생은 희망사항대로 되지 않는다. 아무 드물게 재능이 뛰어나거나 운이 좋은 사람은 목표한 도달점에 도달하지만 그 다음이 문제다. 왜 그런 도달점에 도달하려 했는가? 그렇게 되어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타고난 능력이 각각 다르다. 어느 분야나 재능이 있는 선수가 있다. 공부도 그렇고 예술도 그렇다. 천재가 있고 영재가 있고 둔재가 있다. 공부에서 모두가 천재가 될 수도 될 필요도 없다. 천재라고 좋아할 것도 둔재라고 슬퍼할 것도 없다. 천재가 좋다는 것도 편견이다. 천재이기 때문에 삶이 고통스럽고 공부가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이솝 우화에 우아한 뿔을 자랑하는 사슴이야기가 있다. 사냥꾼에 쫒기다 결국 그 우아한 뿔이 나뭇가지에 걸려 잡힌다는 이야기다. 우리 사회에 보면 한때 잘 나가던 사람들이 좋지 못한 일로 언론에 회자되는 것을 볼 수 있다. 30년을 고통을 참고 원하던 무엇이 되었는데, 무엇이 되고난 이후 나머지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한 사람들이다.

올바른 목표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 미래가 아니라 현재, 그리고 실천을 중심으로 세워야 한다.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조금씩 성장해 나가며 그 성장의 기쁨을 맛보면 된다. 운동을 잘하는 운동선수의 상당수는 나이가 들어서 운동을 극도로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운동을 못하지만 꾸준히 즐기는 사람도 많다. 오히려 이런 사람이 몸 관리가 잘되는 경우가 많다. 공부도 마찬가지다. 몇 점이 아니라 하루에 수학 10문제 풀기, 영어교과서 2페이지 공부하기 등 자신이 실천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즉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하루 한 문제라도 괜찮다. 단 한 문제라도 풀면 자신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성공경험을 실천의 매순간, 매일매일 쌓아가면서 자신감을 가지게 된다. 점수는 공부하면 따라오게 마련이다. 갈수록 공부가 재미있고 서서히 공부하는 습관이 형성된다.

성장도 하나의 습관이다. 로저스의 말처럼 누구나 성장 동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 아이들의 잠자는 성장 동기를 일깨워 오늘은 어제보다,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지는 성장의 습관을 길러 주어야 하겠다. 한자어에도 이런 말이 있다. ‘일신일신우일신(日新日新又日新)’ 매일 발전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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