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촛불문화제를 마치고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말했다. “평택에서 살자”고.

지금 평택에 살고 있는 이들은 왜 평택에서 살자고 말하는 것일까?

권현미 평택 건강과 생활 사무국장 /시민기자

[평택시민신문] 평택역 앞 광장에 족히 300명은 되어 보이는 시민들이 모였다.

촛불을 들고 말했다. “평택에서 살자”고.

지금 평택에 살고 있는 이들은 왜 평택에서 살자고 말하는 것일까?

지난 5월 26일 오후 6시에 평택역 앞 광장에서 “평택에서 살자” 라는 이름으로 환경촛불문화제가 열렸다. 3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한 이 행사는 자발적인 재능기부로 이루어진 화분클레이 체험, 페이스페인팅, 예쁜 엽서전 등의 부스행사를 열고, 이후에는 환경문제 OX퀴즈, 마술사 공연, 시민 발언대, 청소년 문화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어 지나가는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한 것은 ‘환경문제해결을 위한 평택시민연대’ 이다. 기획 동기는 도일동 소각장 설립을 우려하고, “우리가 촛불이라도 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라는 평택시의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심각성을 느낀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함이었다. 환경평택시민연대 집행부는 시민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행사를 준비했고, 평택에서 살자는 촛불환경문화제는 자발적 시민들의 뜨거운 참여로 아름답게 막을 내릴 수 있었다.

그곳에 모인 시민들은 말했다. 숨 좀 쉬고 살고 싶다고 말이다. 답답한 마스크 쓰고 싶지 않으니… 근본적인 대책을 달라고 말이다. 지방선거를 맞이하여, 각 후보들의 환경 공약 중에는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서 마스크를 지급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겠다거나, 공기청정기 시스템을 설치하겠다는 공약들이 있다. 물론 학교 및 어린아이와 노약자들을 위한 시설들에 필요한 것들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 번 더 미세 먼지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마스크나 공기청정기는 미세먼지 문제의 중요한 대책이 될 수 없음을 곧 깨닫게 된다.

비유를 하자면, 물을 틀어놓은 방안에서 물을 잘 닦아내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걸레로 방바닥의 물을 닦는 것이 아니라 수도꼭지를 잠그는 것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방법이라는 사실이다. 전국 최악의 미세먼지 도시가 된 평택시에서 소각장이 또 건설된다는 것은 틀어놓은 물을 닦기 위해 걸레질 중인데, 또 하나의 수도꼭지를 설치해서 미세먼지를 틀겠다는 어리석은 선택과도 같기 때문이라고 할까? 도일동에 허가를 받은 소각장이라는 수도꼭지의 설치를 반대하며, 평택항에서 쏟아지는 미세먼지 꼭지는 잠그고, 평택 근처의 타 지역 석탄화력발전소의 꼭지를 잠가서 평택으로 넘어오지 못하게 막고, 노후된 경유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꼭지도 잠그는 등 미세먼지의 발생 원인을 정확히 찾아 차단하는 것이 문제의 해결방법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환경촛불문화제의 마지막은 홍윤표 어린이가 읊조린 시구로 마무리 되었다.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살자 들에는 반짝이는 금모래 빛… 시처럼 평택에서 살고 싶어요. 공기 때문에 이사가고 싶지 않아요. 친구들과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요. 답답한 마스크가 싫어요. 매일매일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살고 싶어요.”

오죽하면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을까? 오죽하면, 평택에 살고 있는 그들이 평택에서 살자고 하는 것일까? 그 역설의 의미를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촛불을 통해 대통령을 바꿨던 그날처럼 촛불을 들었으니, 이 촛불이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먼지들을 모두 태워버렸으면 좋겠다. 엄마야 누나야 평택 살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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