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요리 장인이 만든 제대로 된 ‘남도의 맛’

간장게장·굴비 맛집 입소문…부담 없는 가격 장점

 

[평택시민신문] 한정식집은 대개 중요한 만남이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가는 고급식당으로 여겨진다. 실제 반찬 가짓수가 많고 다양한 한식요리가 코스처럼 제공돼 가격도 높은 편으로 평소에는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합정동에 위치한 미강한정식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간장게장, 굴비를 메인으로 하는 한정식을 제공해 눈길을 끈다.

“간장게장의 경우 일반적으로 3만5000원 이상이지만 저희 집은 2만5000원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다만 단가를 낮추기 위해 사이즈를 좀 작은 것을 쓰죠. 가격이 높아지면 너무 한정식 분위기가 나버리거든요. 밥집 분위기도 내고 한정식집 분위기도 내기 위해서 중간단가를 쓰는 거죠.”

굴비 손질한것과 간장게장

김미강(55) 대표는 그 외에도 가족경영, 가게 월세부담을 더는 등으로 가격 부담을 낮췄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식당 1층은 일반식당처럼 식탁과 의자를 배치하고 2층은 좌식 프라이빗룸으로 구성해 가게 성격을 이원화시켰다. 가벼운 점심을 먹으려면 1층, 중요한 자리이거나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2층을 주로 쓴다. 점심특선은 갈치, 황태 등 메인메뉴와 함께 된장찌개와 돌솥밥, 6가지 반찬을 기본으로 잡채, 샐러드 등 서브요리 1~2개를 곁들여 1만3000원이고, 메인메뉴로 간장게장·굴비를 선택하면 위의 음식에 서브요리 5가지가 제공되는 간장게장·굴비 정식이 된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한상 제대로 먹고 싶을 때 택하면 좋은 메뉴다. 중요한 것은 맛이다.

한정식

“홍보는 따로 해본 적이 없어요. 손님들 대부분 굴비, 간장게장이 맛있다는 소문을 듣고 예약을 해옵니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으면서 짜지 않고 삼삼한 맛이 난다고들 하세요.”

김 대표는 굴비는 영광 법성포에서 게는 목포에서 주문해 들여와 원산지부터 다르다고 강조하지만 요리법만은 ‘미강만의 특별한 비법’이라며 이야기하지 않는다. 설명 안 해도 알겠지만 가게이름은 김 대표의 이름에서 따왔다. 자신의 이름이 곧 가게 이름인 것은 음식에 대한 그의 자부심을 설명해준다.

“어머니께서 음식 솜씨가 아주 좋으셨어요. 여자는 얼굴은 고쳐도 음식솜씨가 없으면 환영 못 받는다는 말씀을 하시며 요리를 가르쳐주셨고 저는 즐겁게 배웠습니다.”

김 대표는 자신의 음식 솜씨의 기원을 어머니에게서 찾는다. 전라남도 완도군의 청산도가 고향인 그가 만드는 음식들은 맛으로 유명한 남도의 가정식인 셈이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 평택에 온 지는 벌써 29년째다.

“어렸을 때부터 배운 요리솜씨를 바탕으로 기사식당, 고깃집 등을 20여 년간 경영해왔어요. 누린내를 어떻게 잡을까, 어떻게 음식 맛을 낼까, 소금으로 간을 할까 액젓으로 할까. 항상 고민하다가 이제는 간을 안 보고 맞추는 경지에 이르렀어요. 세월이 눈과 손을 저울로 만들었지요. 어쩌다 굴비가 짜다는 손님이 있으면 그냥 가시라고 합니다.”

음식에 대한 김 대표의 자부심이 대단해 요리에 대한 기대도 덩달아 커진다. 굴비와 간장게장을 비롯 잡채, 겉절이, 호박나물, 우엉조림, 깻잎볶음, 은이버섯, 된장찌개 등이 한상 가득 놓이고 몸에 좋은 홍국쌀을 넣어 붉은 색을 띄는 밥과 함께 녹차가루를 넣은 차가운 물이 마지막으로 차려진다. 녹찻물에 말은 밥을 굴비와 함께 먹는 것은 남도식으로, 녹차의 쌉싸름한 맛이 굴비의 짭쪼름한 맛을 중화시켜 무척 산뜻한 맛이 난다. 기름기가 흐르는 굴비구이는 적당히 짠맛에 쫄깃하고 장담한대로 비린내가 전혀 없다. 간장게장은 봄철에 잡히는 암게로 담가 알이 무척 고소하고 살이 갓 잡은 것처럼 싱싱했다. 달짝지근하면서도 짜지 않은 간장소스를 머금은 게 등껍질에 밥을 비벼먹으니 밥도둑이란 말 그대로 밥 한공기가 뚝딱 없어진다. 잡채는 어떤 조미료를 넣어 요리했는지 알쏭달쏭할 정도로 차별화된 감칠맛이 나고, 된장찌개는 청국장처럼 진한 맛이 특징이다. 그중 백미는 매일 필요한 만큼만 담가 내놓는 겉절이다.

홍국쌀밥을 녹차물에 말아 굴비를 먹으면 맛나다.

“어머니는 김장김치를 담지 않고 매일 겉절이를 만들어 상에 내셨어요. 저도 집에서 먹던 방식 그대로 식당을 운영해왔어요. 미강에는 김장김치가 없는 대신 최고의 경지에 올랐다고 자부하는 겉절이를 맛보실 수 있어요.”

전라도 김치의 특성상 맵고 간이 센 겉절이지만 풋내가 전혀 없고 감칠맛 나는 진한 양념에 자꾸만 손이 가고, 먹고 뒤돌아서면 또 생각난다. 20년의 삶을 한결같이 요리와 함께 한 장인의 솜씨가 틀림없다.

■메뉴 : 갈치구이(점심특선) 1만3000원, 황태구이(점심특선) 1만3000원, 굴비정식 2만 원, 간장게장 2만5천 원, 미강감사코스 3만 원, 미강감동코스 4만 원, 고추장굴비(포장판매) 5만 원

■주소 : 평택시 조개터로2번길 64(합정동)

■문의 : 031-691-47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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